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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하녀]

trex 2010. 5. 19. 10:40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하녀]를 보고 엉뚱하게도 김용철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떠올렸다. 김용철과 딴지일보 김어준의 인터뷰도 생각났고,(이 인터뷰는 말미에 김용철 같은 사람이 정치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콩까는 소리로 마무리 된다.) 재벌형 자본가의 기벽과 문화적 취향에 대해서도 떠올렸다. 영화 내내 그들을 비추는 임상수의 렌즈는 일종의 생태학 같기도 하고, 반대로 단백질 인형(특히 서우)들을 세워놓고 찍은 인형극의 시선 같기도 하다.


상당히 통제가 잘된 영화다. 무대도, 빛도, 음악도, 동선도, 연기도. 감독이 만들어놓고 흡족해한 것(씨네 21 인터뷰 참조)이 이해가 된다. 좌우 대칭 장면들이 상당 부분 등장하는 것도 통제력과 양식미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를 보여주기 위함인지도. [그때 그 사람들] 당시에도 화면 위에서 바라보며 여기저기 동선을 오가는 인간들을 주시하는 뒤틀린 유희가 만만찮았었다. 


뒤틀린 유희는 사실 임상수가 여태까지 잘해왔던 것들, '아더메치' 같은 대사와 이 양반 특유의 '수컷 비웃기', '욕망의 여성들' 같은 장치로 [하녀]에서도 정점을 발휘한다. 여기에 잘해주는 배우들이 버팀목이 되어주니 꽤나 볼만해졌다. 전도연의 눈빛에도 안 지려는 서우에 비해 중견배우 박지영이 오히려 전투력이 부족해 보일 정도니 원.


그러나 어쩐지 싶었는데, 파국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풍경 - 해피 버스데이 투유~ -은 잘 빚어놓은 통제력 있는 장면이라기 보다는, 결국 못 참고 얹어놓은 '조롱으로 쌓은 탑' 같다. [그때 그 사람들]을 잘 관람하고 난 뒤 후반부에 나오는 윤여정의 나래이션에 아주 기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임상수가 지적하는 조소의 지점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다. 공감을 떠나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대략 알겠다. 다만 그것을 후반부에 풀어 헤치며 다시 조롱의 강조점을 찍을 때 나는 다소 좀 질린다.


+ 원작이라기보다 원안이라고 하는게 나을까. 김기영의 [하녀]는 보지 못했다. 하녀가 하루 일과를 마치며 넷북을 하고 집주인이 스마트폰을 터치하는 시절과 다른, 당시의 비교가 안되게 압도적인 원안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새삼 궁금하다.

하녀
감독 임상수 (2010 / 한국)
출연 전도연, 이정재, 윤여정, 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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