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2909)
Rexism : 렉시즘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8087 매드맨스에스프리 「Idon’tknowwhoIambutthesexgoeson」 다운 튜닝으로 깊숙하게 박힌 사운드에 그로울링과 스크리밍이 혼재하는 규호의 기량은 이 DSBM (Depressive Suicidal Black Metal) 장르 넘버에서 탁월함을 입증한다. '비주얼계'라는 자기 규정으로 무대를 통해 살짝이나마 숨통을 틔워주지만, 메리디에스의 『건축무한육면각체』(2020)의 전례가 그랬듯 한국의 블랙 메탈계는 이상 문학을 모티브로 봉쇄된 착란 상태나 자멸의 병리를 컨셉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있었으니, 밴드의 이력은 이번에도 일관된 길을 보여줬다. 모던 헤비니스에 익숙한 계층에게 ..
올해 본 작품 중 드뷔시의 이 나오던 경우가 2번째였다. [비상선언]에 이어 이번 [에브리씽-]이 그랬는데, 미안하게도 전자에 흐르던 은 가히 시몬스 침대 TVCF 속 음악에 가깝게 들렸다. 감독이 자신이 한국의 축소판 속에 여러 구성원들의 충돌과 모순을 한데 수렴해 넣었다는 어떤 오만한 자신감이 느껴졌고, 그만큼 음악의 여운도 상대적으로 약했다. A24의 로고가 익숙하게 박힌 초반과 쿠왕- 박히는 사운드의 임팩트와 더불어 [에브리씽-]의 인상은 강하다. [문라이트], [그린 나이트], [애프터 양]과 함께 아트무비 한길의 A24 품질은 당연히 기대만큼이고, 무엇보다 요즘의 동향인 멀티버스 세계관 빌딩에 따른 '한정된 자원과 제한된 표현' 안에서도 가급적 수북한 이야길 담으려는 노력은 표가 난다. 과잉으..
벌써부터 3편부터 4편의 악당 캐스팅의 가닥을 잡았다고 하고, 8편까지 제작할 예정이라 한국에선 보기 드물게 성공적인 시리즈물로 정착할 듯한 [범죄도시] 시리즈. 그 성공엔 다소 불편한 우리 내면의 제노포빅의 정서와 대중들이 그렇게나 좋아하는 '사이다 서사'에 대한 지속적인 갈망이 반영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배우 마동석이 그동안 필모에서 보여주었던, 후련하게 사람 잡아 패는 캐릭터성이 이번 시리즈에도 여지없이 드러나 있는데 그의 얼마 되지 않은 악역 연기가 있는 작품을 불미스럽게 접했던 나로선 이런 주변의 붐이 다소 흥미로웠다. 사람들은 케이블 채널부터 블럭버스터 [이터널스]까지 실상 협박에 가까운 험상궂은 마스크에 어투, 둘주먹 액션을 정말 사랑하는 듯. 이미 1편부터 이런 농후한 기미가 있었고 2편에..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8081 론울프엘러지클럽 「Nothingness」 'Elegy' 라는 단어를 새삼 검색해보고, '비가(悲歌)'라는 의미를 확인한 후 곡의 반복되는 "그곳에 넌 없을 테니까"라는 가사 속에 품은 비통함을 제목과 연관해 유추해본다. 펀치드렁크러브, 백화난만조, 칵크래셔 등의 이력을 이어 온 이승한(nowon bouya)의 컬컬한 목소리는 이 밴드에도 여전하다. 밴드명과 노래에 담긴 애상 역시 의도한 것이겠지. 하울링을 남기며 저편으로 사라지는 디스토션의 뒷맛이 쌉쌀하다. ★★★★ 베리코이버니 「Don’t Get Me Wrong」 아스라한 분위기의 도입부를 덮는 기타에 이어 곧바로 들리는 것은 노기..
달에 가고 싶어 하는 여성과 극 중 배경이 되는 나이트 시티에서의 삶에서 성공을 획득하려는 남성이 만나 전형적인 BOY MEET GIRL의 공식을 이어가는 저패니메이션이니 한편으론 멜랑콜리한 엔딩은 피하지 못했을지도. 그보다 작품 자체에 대한 외부 평가가 좋았고, 원 세계관을 다룬 콘솔 게임이 최근 몇 년간 여러 이유로 여러 이야길 만든 타이틀이어서 애니메이션 발표 이후 게임 마켓 서비스 STEAM에서의 동시 접속자 수를 다시 상승세로 이끌었다. 가뜩이나 이런 붐 덕에 넷플릭스 코리아의 내부 심사가 본의 아니게 타 국가보다 늦어져, 이것 또한 여러모로 원성의 이유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런저런 관심에 부합하는 좋은 작품이었다. 일찌기 일본의 대중문화 토양 자체가 [사이버펑크 2077]은 물론 [공각기동대..
시리즈 후반에 지미는 심심치 않게 혼미한 정신과 여건 안에서 주변인에게 타임머신에 대해 말을 하곤 했다. 월터에 의하면 타임머신이라는 개념 자체가 물리학으로 성립이 안되거니와 현실에선 존재할 수 없다는 설명이 덧붙여진다. 둘의 대화에 더불어 놓여있던 H.G 웰즈의 이름도 그렇고, 설마 하니 [브레이킹 배드] 유니버스에 SF가 스며드나 싶었는데, 그걸 회상 속 마이크가 일깨워준다. 문제는 타밈 머신이 아니라 댁은 후회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 아하... 이렇게 유니버스로서의 최종작인 [베터 콜 사울]의 최종 에피소드는 지미의 인생 자체를 '미끄럼 지미', 즉 RISE가 아닌.... AND FALLEN으로서의 묵직함으로 마무리된다.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형을 엿 먹이고, 하워드를 엿 먹이고, 더불어 적지 않은..
신대륙 발견의 희열이 있던 대항해시대의 15세기가 지난 19세기 초반, 식민의 역사의 얼룩과 함께 흉흉한 기운을 안고 실종된 배형 선박이 기적처럼 귀환한다. 하지만 선체는 텅 비어 있고 몇몇 잔해와 선박에 탑승한 인원들이 남긴 흔적만으로 당시 상황을 유추할 수 있으니 이걸 동인도 회사의 보험 담당 직원인 내가 선박 곳곳을 누비며, 그것을 기반으로 모든 내막을 조사해야 한다. 나를 도와주는 것은 회중시계의 신비한 존재다. 사망자들의 유해 부근에 이 시계를 작동하면 사망 당시의 정황과 주변 정보에 대한 힌트를 주는 식으로 이 사건에 대한 총체적인 단서를 제공한다. 나는 이 조각난 정보를 취합해 일지를 한장한장 채워가며 진실에 보다 가까워져야 한다. 19세기라는 시대를 떠나 시공간을 초월하는 회중시계의 존재가..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8075 오월오일 「Echo」 류지호의 보컬과 코러스가 들려주는 건조한 여운은 새소년의 황소윤에게서 활기를 탈색시킨 것 같다는 인상을 줬다. 그저 건조하다는 감상으로 끝날 수 있을 이 곡에 동력을 얹는 것은 장태웅의 일렁이는 기타 톤과 곽지현이 수놓은 리듬 파트의 몫이다. 3인조 밴드가 형성하는 울적한 이 그루브는 명료하게 기재된 가사를 기나긴 읊조림처럼 전달한다. ★★★ 청실홍실 「Earth」 남녀의 인연을 일컫는 청실홍실이라는 표현이 두 남성 전자음악 듀오명으로 둔갑했는지에 대해선 살짝 의아한 감이 없지 않으나, 당장엔 「Sun」, 「Mercury」, 「Venus」로 이어지는 태양계 싱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