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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지난 9월 가을이었습니다. 의 '보고 듣고 감상을 남긴 것' 목록 2화입니다. https://bigninegogoclub.tistory.com/ 김빛옥민 《말없이》 언어를 매개로 그걸 활용하고 발언하거나 기술하는 입장에서 언제나 ‘말’의 어려움을 실감하는 처지다. 제목부터 이런 고민이 소홀했던 일상의 나를 일순 ‘합죽이’로 만든다. 음악인의 노래는 이번에도 예의 흩날리는 바람결처럼 휙휙 지나가기도 하고, 유영하는 물결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짧고 거창하지 않은 음악으로 들렸으나 가사와 주제의 고민만큼이나 이번엔 싱어로서의 그의 기량을 실감했었다. 전복들 《원정이는 깔끔해》 원테이크를 지향한 녹음을 통해 전달되는 맛깔난 연주는 곡 제목처럼 깔끔한데, 고창일의 보컬과 참여 인력의 코러스는 완전무결한 합일보..
가을입니다. 9월의 의 '보고 듣고 감상을 남긴 것' 목록 1화입니다. https://bigninegogoclub.tistory.com/ 🌈빅나인고고클럽 Big(대)Nine(구)고고클럽은 #대구인디 #독립문화 와 사람들의 얘기를 다루는 독립 미디어/웹진 입니다. bigninegogoclub.tistory.com 김태훈 《말장난 같은》 차분하다고 서술하기엔 다소 표현의 부족함을 실감하는 쓸쓸한 비애의 정서가 있는 음반이었다. 그동안의 싱글까지 나지막한 포크 성향의 음악이 주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작에선 소홀히 읽히지 않는 가사와 목소리를 함께 전달하는 를 시작으로 그 분위기를 이어가는 , 잠잠히 부르다 감정의 미동을 차마 숨기지 않으며 이내 오케스트레이션으로 감정을 확장하는 까지 닿으면, 그의 음..
#폴립 #Polyp 《#지저분한농담》 #DeadmanWalking 공백이 생긴 멍든 가슴을 반영하는 음반 제목이다, 여기에 울적함을 싣고 공허하게 부르는 혼성 보컬, 심경을 반영하는 모던록 연주에서 밴드가 수년간 싱글과 짧은 음반 등을 통해 청자들에게 들려준 여러 화법의 익숙함을 느낀다. 그들은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그 자체로 전작 (2021) 의 선례처럼 나름의 서사를 제시한 적도 있었으니. , 으로 이어지는 중후반부터 연주와 구성 면에서 밴드로서의 심지를 들려주고 있거니와 음반 속 청자에게 ‘기운 차릴거야!’의 기운을 전달해 좋았다. 괜히 응원하고픈 이야기꾼(들)의 작품. #체셔 #Cheshire 《#3ind》 #흔적 짧은 EP 안에 록킹함과 하드한 넘버도 있고 듣기에 따라선 멜랑콜리한 무드의 넘버..
덥고 결과적으로 순탄치 않았던 여름. 빅나인고고클럽의 7월 음악 글 모음입니다. #전복들 #cosmicabalone 《#봄나물》 한 곡 두 곡 차근차근 쌓아오다 어느새인가 빅나인 안에서도, 대구 씬에서도 익숙한 지지도를 얻어온 전복들의 신작이다. 밴드명의 히스토리에서 ‘우주 전복’이라는 창대한 야망을 품고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 이제야 흡수한 지각생의 고충을 이해해 주시길. 암튼 곡 제목부터 음반 커버 이미지, 향긋한 봄나물을 반복해 찾는 고창일과 박은아의 보컬/코러스까지 어여쁜 곡이다. 행복이라는 감정에 대한 지향성은 물론 행복에 대한 회고의 감성도 품은, 앳되고 소박한 곡으로 들렸다. 차분하게 쫑쫑대는 감정의 흐름을 뚫고 표출하는 기타 팝/록 밴드로서의 기량도 감상의 포인트이자 덤. #해서웨이 #ha..
#더튜나스 #thetunas 《#LunaDanceFloor》 같은 로컬의 밴드 POLYP의 안현우가 프로듀싱한 곡이다. 해파리가 프로듀싱한 참치의 음악이라... 일랑이는 수면이 있는 풍경에 제법 어울리는 조합이다? 달빛을 플로어의 조명인양 삼아 발 닿은 모든 곳을 플로어로 삼아 노래하는 낭만적인 상상력, 채현묵의 유약하게 들리는 부드러운 목소리도 이와 어울린다. 중후반으로 갈수록 질감이 두툼해지는 기타와 앰프는 이 단막극의 여운을 아스라한 감정으로 전달한다. #비세랄익스플로전 #VisceralExplosion 《#HumanMeatDistributionProcess》 '내장 폭발'이라는 밴드명에서부터 어떤 정서를 일관성 있게 표현하고 싶어 하는지 어느 정도 짚인다. 낭자한 피 칠갑의 흥건하고 잔혹한 참상을..
씨티백 #citibeck 《#변태 #hentai》 보도자료는 (음악적 기본기의 면에서) 못 배웠음과 한편으론 아마추어리즘을 내세운 듯 보이나 이미 전작 등과 실제 이번 음반에서의 브이의 기타를 들으면, 슈게이징에 근접하는 브릿 사운드의 자의식이 더 도드라져 들린다. 상대에 대한 애착과 집착을 표현하는 미미의 가사와 보컬, 뮤비 안에서의 캐릭터 성까지 보면 밴드가 가진 재미있는 일면을 이번에 좀 더 끄집어낸 듯. #루트49 #Route49 《#Vaguer》 굳이 로컬이 아니더라도 전체 지형도 안에서도 드물 알앤비/어반 성향의 밴드. 수록곡 같은 경우 가스펠의 터치와 온기가 가미되어 도회적으로 들리던 음반의 분위기에 다양한 터치를 배가한다. 3인조의 단아한 구성에 각자의 포지션 배분에 충실한 면 등 여러모로..
이글루 《우리는 빛으로》 무엇보다 음반의 표제작이기도 한 타이틀 싱글이 가진 매력이 만만치 않다. 휘감기는 신스 사운드, 장영은의 천진한 보컬과 쨉쨉한 기타, 이왕동의 브러시 드러밍 등이 어우러지면서 동요 속 합창 같은 코러스들이 어떤 시절의 회고를 부끄럽지 않게 발산시킨다. 전반적으로 착하고 온기 있는 밴드 음악을 들려준다는 인상을 주는데, 《우리는 빛으로》는 물론 《나무의 정수리》 역시 이런 톤의 연장선에서 음반을 인식시킨다. 추억과 기억에 의존한 기억의 이야기에 이어, 현재의 나를 왜소하게 만드는 세상의 육중한 크기... 그와 대비되는 화자의 쓸쓸함까지 이어진 콘셉트의 서사로 자연히 공감을 낳는다. 언급에 무리수가 있음을 알지만, 이 좋은 인상을 표현하기 위해 감히 '여행스케치'의 재래 같다는 언급..
빅나인고고클럽이 자년 연말부터 절치부심하여 여러 고민을 반명하고 있습니다. 올해 첫 목록에 저는 유대해, johnahasabigmouth, 탑시의 음반과 싱글 등에 멘트를 보탰습니다. 유대해 EP 《테이크온》 청춘.죽음.천국... 이처럼 강렬하고 서로 대비되는 2음절의 한글 단어의 조합이 인상적인 밴드. 수록된 곡들을 들으면 알겠지만, 삶의 여러 면면을 한데 포괄한 이들의 밴드명처럼 음악 자체가 포크록에서 시작해 얼터너티브 메탈에까지 근접하는 출력의 에너지와 3인조 밴드가 표현할 수 있는 다채로움을 들려준다. 언급한 포크를 비롯해 메탈에까지 육박하는 이런저런 이면에 밴드의 현재와 함께 앞으로의 행보를 자연히 기대하게 된다. 록 씬에서 뭔가 하나라도 등장해 발산하길 바랐던 이들에겐 반가운 존재일 듯.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