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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패스밴더는 여러 사람들의 우려대로 당연히 잡스 본인과 닮지 않았다. 그래도 태연하게 이 독재적인 면모의 '개자식'CEO의 일부를 잘도 추출해낸다. 취향은 아니더라도 대니 보일이 능수능란한 연출자인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고, 패스밴더와 도일은 애쉬튼 커처 판 [잡스] 영화를 일치감치 제치고 나간다. 무엇보다 수훈의 대다수는 아론 소킨의 시나리오다. 전기 영화 같은 시간 활용 대신 잡스의 애플 재적 시절 있었던 주효한 세 번의 프레젠테이션 직전에 있었던, 무대 뒤편의 일들을 상상으로 스케치하는데 그게 제법 효과적이다. 프레젠테이션과 신제품 공개 당시 희열감보다는 무대 이면에 있었던 실제 갈등들 - 주로 워즈니악과의 자존심 충돌 / 딸 리사와의 갈등 / 존 스컬리와의 파탄난 관계 - 에 초점을 맞추고 이..
마치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의 부록 같은 저서인데, 재미가 아무래도 덜하다. 아무래도 태생에 대한 스토리부터 시작해 LSD, 불미스러운 퇴장, 췌장암 같은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잡스에 비해 조너선 아이브의 이야기는 범생 계열이거니와 인생의 기복도 비교적 덜 하다. 이 책을 집을 이들은 아무래도 나같이 기업 애플 안에서 극도의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하던 조너선 아이브와 일군의 디자인팀들의 고군분투한 사정이 궁금해서가 아닐까. 그마저도 순탄하게 읽히니 쉬이 넘어간다. 다만 결정적으로 그게 나에게 뭘 남겼는지는 다소 흐릿하다. 알력 다툼과 빛나는 업적 안에서도 달라붙은 얼룩 같은 과오도 짚어주었으면 좋으련만. 그쪽은 역시나 함량이 낮다. 조너선 아이브국내도서저자 : 리앤더 카니(Leander Kahne..
애쉬튼 커처의 잡스 흉내는 연기라기보다는 예능의 범주 같이 보인다. 특유의 걸음걸이, 목소리를 훌륭하게 흉내내기는 하지만 한 인물의 재현으로 보이진 않는다. 물론 애쉬튼 커처의 노력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를 뒷받침할만한 이야기의 두께 문제인 듯 하다. 물론 인상적인 대목은 다 보여준다. 약하는 젊은 잡스, 딸의 친부임을 거부하는 개새끼 잡스, 쫓겨나는 잡스, 복귀하는 잡스... 좋은 대목도 몇 개는 있다. 매킨토시 프로젝트 시작 대목은 제법 힘이 있다. 별로인 대목도 산재해 있다. 조너선 아이브와의 첫 대면은 생각보단 덜 뭉클하다. 좋은 장면이라기 보다는 더 좋은 장면으로 연출될 수 있을 거 같은데 실현되지 않아 안타까워지는 대목들이다. 극의 흐름을 위해서 과감히 쳐낸 대목들, 가령 픽사 시절 이야기는 언..
불세출의 해적 선장에 관한 - 지금으로선 - 가장 풍부한 기록. LSD의 청춘과 채식에 대한 집착으로 엉겨진 인생 중엽, 미니멀리즘에 대한 추구, 무엇보다 기벽과 사람들과의 충돌로 점철된 한 사람의 인생이다. 안타까운 - 그리고 자신과 타인에게 배려가 부족했던 - 암투병의 기록과 주변부 인물들에 대한 육성과 묘사가 지금까지 나온 잡스 저서 중 제일 충실하다. 끝까지 기묘한 거리감과 끊을 수 없는 관계망을 형성한 빌 게이츠 등 실리콘 밸리 주조연들 덕에 풍성한 평전이 되었다. 여러 의미로 일독을 권한다. 그의 장단점을 입체적으로 다루려던 저자는 그럼에도 권 말미의 여운에 들어서는 거리감 보다는 매혹과 애상을 선택한 듯 하다. 스티브잡스 카테고리 시/에세이 > 인물/자전적에세이 지은이 월터 아이작슨 (민음사..
원래 25일 발간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제 발간이 되었다고 해서 부리나케(?) 서점으로 갔더랬다. 덕분에 퇴근할 때 화곡시장에서 영양족발 사는 것도 잊어 먹었다. 예산으로 보자면 비슷한 지출비인 셈인가. 내 저녁 식사가 평범해졌지만! 앱등함의 레벨이 상승하였다. 그나저나 밀린 책이 많아서 언제 완독이 될지는... 아마 내년까지 넘길 듯. 920여 페이지의 볼륨 덕에 삼가시와의 현피에도 문제없습니다. 민음사의 하드커버 무장 때문에 이건 책이 아니라 흉기다... / 아무튼 펼쳐보면 나오는 뭉클한 컷. 뒷 커버. 서문과 도입부만 잠깐 살펴봤는데, 애초에 발간 며칠 전에 유출되었다는 내용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생부모에게 정자/난자 은행에 지나지 않는다는 표현을 하는 독설가가 빌 게이츠 같은 사람들을 어떻..
+ 한겨레 HOOK 게재 : http://hook.hani.co.kr/archives/34067 미리 말하는 것이지만 이제 이 지면을 빌어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 그가 세상에 내놓은 기기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이것으로 마지막이다. 공교롭게 이 글은 일전에 적은 [포스트 잡스 시대의 애플은?]에 대한 덧붙임 또는 슬픈 속편이라는 운명을 맞이하였다. 잡스가 집무실에 없는 ‘포스트 잡스’ 시대에 대한 근심은, 잡스가 세상에 없는 ‘잡스리스’ 시대에 대한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다. 그것도 예상보다 다소 빨리, 그리고 여전히 극적으로, 또한 무엇보다 원통하고 서운하게 말이다. 잡스가 부재한 애플의 모습은 아이폰4S 발표일에서 어느정도 예상치를 보여주었다. 과감한 해적의 모습보다는 안전하고 예의있는 – 왠지 일전..
- 생전 그가 한 키노트를 모두 본 것은 아니지만 결국 제일 좋아하는 건 이것입니다. - 이번 아이폰4S 키노트. 자기들 자랑은 있지만 상대방 제조사를 깐다거나 하는 네거티브한 면은 좀 줄지 않았나요. 그게 팀 쿡 시대를 대표하는 모습일지도. - 아무튼 아이폰4S는 Siri 기능이 정말 한국어에서 베타 버전으로나마 계속 버전업해 간다면 정말 재밌을지도? - 이거야 원. 지니어스 바가 있는 애플 공식 스토어라도 있어야 추모를 하든가 말든가 하지요. 리셀러 매장 따위 앞에서 파먹은 사과를 내려놓긴 그렇잖아요. ============================================= -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복장으로 세간의 시선과 여론을 집중시키려 한 여배우는 결국 백분토론에서 폭탄주를 연거푸 들이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