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3. 12. 3. 21:49

올해의 도드라진 태만을 반영하는 목록이다. 음악은 언제든 가득했건만 귀가 게을렀다. 모든 것은 내 책임이다.


- 국내반 총 18장

- 2011.12 ~ 2012.11 발매작

- EP도 포함 / 거론 순서는 순위 아님





시와 『시와, 커피』 | 2013년 2월 발매 



온기를 지닌 바람결 목소리로 시와는 올 초입의 훈풍 역할을 했다. 난 커피를 즐기지 않지만, 이 음반의 온기가 듣는 이들에게 어떤 설득력 있는 배경음악이 되었을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선우정아 『It’s Okay, Dear』 | 2013년 4월 발매 



올해의 목소리. 요란한 기운 안에서도 집중할 수 밖에 없는 명징함을 지니고 있다. 집중의 이유 중의 하나는 가사에도 있었다.





씨 없는 수박 김대중 『씨 없는 수박』 | 2013년 5월 발매 



해학을 지녔지만 쌉쌀한 인생의 고된 맛을 아는 가사와 끈끈한 목소리. 매력을 높이는 것은 라이브 시에 보여주는 '아직도 남아있는' 뻣뻣한 모양새다. 그럴 때마다 '술이라도 한 잔 자시고 오시지' 라고 속으로 끅끅 웃는다. 음반 안팎으로 매력이 콸콸 흐른다.





한희정 『날마다 타인』 | 2013년 6월 발매



도드라진 서늘함과 진의에 대해 물음표를 띄게 되는 장난기, 그리고 음악인에게 덮씌워진 고정된 이미지에 대하여 도망가는 진지함들이 잘 맞물렸다. 무시할 수 없는 음반.





회기동 단편선 『처녀』 | 2013년 6월 발매 



기존 글 URL :  http://trex.tistory.com/1890





샤이니 『The Misconceptions Of Us』 | 2013년 8월 발매 



나에겐 작은 수수께끼다. 멤버가 그렸다는 음반 커버의 울상, 듣는 사람들을 환기시키는 진지한 사운드, 그 결과의 총합이 만들어낸 아연함은 지금도 수수께끼다. 재활용 문장 - 덕분에 이 팀은 현 한국 보이밴드 중 가장 겹겹의 레이어를 지닌 음반들을 보유하게 되었다. 





바세린 『Black Silence』 | 2013년 9월 발매 



아직도 지지자들이 충성하는 1,2집 보다는 3집의 모양새에 가깝지만, '브라더후드'들과의 협연은 보다 유기성과 산출물이 괜찮다. 보다 모던해진 Red Raven Conspiracy 같은 곡들의 시도와 Expression of the Arrogent God '다시 부르기'의 공존은 밴드의 씬 복귀 6년만의 상황을 대변하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안겨준다. 그 생각을 지우게 하는 Overture to Recomposition의 힘은 감탄스럽기도 하고.





여러 아티스트 『이야기해주세요 : 두 번째 노래들』 | 2013년 10월 발매 



올해엔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신보도 반가웠는데, 하반기엔 송은지씨가 음악 친구를 모아 두번째 목소리들을 세상에 발표하였다. 여전히 직설적인 이야기들, 돌려 말하는 이야기들, 다른 언어로 말하는 이야기들로 다종다양하다. 음악 친구들은 소녀가 되었다가 회고하는 할머니가 되었다가 모두를 껴안는 공기도 되었다가 속내와 목소리를 품은 아픈 육체가 된다. 아픔에 아랑곳없이 참여한 이들 모두는 어느 진영(?)의 목소리든 상관없이 참 고맙다.





비둘기우유 『Officially Pronounced Alive』 | 2013년 10월 발매 



내 단견이겠지만, 슈게이징과 포스트락 일군에서 뭔가 더 새로운게 나올 수 있을까 싶은데 질문을 뚫어버리는 힘으로 답하는 밴드와 음반이 있다. 





김예림 『Goodbye 20』 | 2013년 11월 발매 



솔직히 말하자면, 두 장의 EP가 묶인 본작의 구성이 구심점이 강하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두 EP가 다소 다른 성향이었고, 이걸 한 장으로 묶는다고 2곡의 신곡이 추가되었다고 좋은 음반으로 봉합되었습니다 짜잔하기엔 머쓱함이 분명 있다. 그럼에도 좋은 싱글들 모음집임은 사실이고, 올해를 기점으로 '월간 윤종신' 이상의 야심을 노출한 윤종신의 본격적인 시도가 돋보인 성공작이기도 하다. 추억팔이 드라마 따위에서 맞지 않는 리메이크 넘버로 소진될 재능은 아니다. 좋은 보컬리스트 김예림의 발견. [20131203]



+ 음악취향Y 게재 : http://cafe.naver.com/musicy/18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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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3. 6. 16. 22:52

연례 행사. 2012년 12월 1일 발매작에서부터 2013년 5월 31일 발매작까지 좋았던 국내반에 대한 기억과 기록을 남깁니다. EP, 정규반 가리지 않고 좌르륵 펼칩니다. 음반 발매순으로 나열합니다. 




하동균 『Mark』 | 2012년 12월 발매 


사람 다시 보게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소울 창법으로 모던록의 영역을 푹 찌르는데 호소력이나 위력이 좋았다. 신승훈도 몇년 전에 비슷한 시도를 했던 기억이 있는데 더 이어지지 않고 그냥 음반 하나로 멈췄던 듯 하다. 하동균의 다음 챕터는 기대된다. 




시와 『시와,커피』 | 2013년 2월 발매 

기존 작성 글 : http://cafe.naver.com/musicy/16832 or http://trex.tistory.com/1836 




술탄 오브 더 디스코 『The Golden Age』 | 2013년 2월 발매 


붕가붕가레코드의 전략은 요새 들어 '장난을 해도 이젠 각 잡아 폼나게 해보자'인 듯 하다. 호사스러운 브라스 세션에 시대를 넘나드는 디스코 리듬, 예의 궁상맞은 가사와 키치스러운 음반 아트워크까지 성의있는 유희거리를 만들어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이 방향이든 저 방향이든 치우쳐 보일 수 있는데, 완벽한 균형이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긍정하는 입장이다. 




진보 『Fantasy』 | 2013년 3월 발매 


전작 『KRNB』을 지지하는 쪽이라 이번 음반도 흡족하게 들렸다. 과거를 가져오지만 결국엔 동시대의 기교와 방법론으로 확장하려는 욕망은 본작에서도 여전하다. 근 미래에서도 통할 매혹적인 사운드메이커로의 야심, 점차 프로듀서로서의 클래스 체인지가 도드라지는 느낌이 든다. 




샤이니 『3집 - Chapter 1: Dream Girl - The Misconceptions Of You / Chapter 2: Why So Serious? - The Misconceptions Of Me』 | 2013년 2월, 4월 각각 발매 


각 두 장의 음반이지만 3집이라는 이름 하나로 연결되는 연작이니 굳이 이렇게 묶음하였다. 변화의 전조는 'Sherlock'에서 드러났고, 그 이전의 '링딩동'으로 이미 30대 중반 남자의 발을 움직이게 했으니 이젠 만개한 셈이다. f(x)가 단순한 시도가 아닌 SMP 전반의 변화 기조였음을 보여주었고, 덕분에 이 팀은 현 한국 보이밴드 중 가장 겹겹의 레이어를 지닌 음반들을 보유하게 되었다. 




선우정아 『It’s Okay, Dear』 | 2013년 4월 발매 


자조깊은 '알 수 없는 작곡가'의 가사에도 불구하고, 피식하는 웃음 보다는 미처 알아보지 못한 감식안과 한심한 귀에 대한 자탄으로 몸부림쳐야겠다. 이걸 재능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밑으로 내려다봄이자 경우없음이다. 존경받아야 할 위치의 음반이자, 시시한 것들로 가득차 있다고 현 세태를 비아냥대는 바보들에게 건네줘야할 선물이다. 




모즈다이브 『The Stasis Of Humanity』 | 2013년 4월 발매 


저무는 석양톤의 아득한 포스트록 보다는 쩔렁한 파열음의 포스트록을 선택한 이 팀이 선사하는 격랑 안엔 보컬이 없다. 그 흐름 안에 이미 언어가 있거나 애초부터 분쇄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만한 설득력은 충분하다. 




자이언티 『Red Light』 | 2013년 4월 발매 


수북한 피처링 목록에 관계없이 가장 잘 박히는 것은 이 사람만의 보컬색이다. 그걸 어떻게 부정할 수 있을까. 선우정아의 음반과 더불어 결코 잊기 힘들 음반 커버와 시간이 쌓아올린 성실함이 수록곡 하나하나마다 균일한 무게의 애정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씨 없는 수박 김대중 『씨 없는 수박』 | 2013년 5월 발매 


2013년 상반기는 바람 소문을 타고 알려진 삼김시대 - 김태춘, 김일두, 김대중의 신보를 하나씩 살펴볼 수 있었던 운이 좋은 시기였다. 김대중은 해학과 처연함이 담긴 가사를 무심하게, 하지만 깡장맛으로 풀어내는 블루스 유행 시대의 정점이 된다. 이미 잘 알려진 '300/30'의 위력은 말할 나위가 없지만, 무엇보다 실제 그의 가정이 운영한다는 강서구 화곡동의 요양원의 풍경을 그대로 소환해온 '요양원 블루스'의 마무리는 인상적이다. 절묘한 완성도에 대해서 감탄하는 것도 덤으로. 




이승열 『V』 | 2013년 5월 발매 


멘탈 붕괴는 아니더라도 멘탈 멜트(melt)? 덧붙이는 이야기는 그래도 어렵사리 [월간 앨범]에서 뱉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정도의 능력쯤은 있으면 좋겠다. 



> 번외 : 상반기 해외반 3장 




how to destroy angels『Welcome Oblivion』 | 2013년 3월 발매 

기존 작성 글 : http://cafe.naver.com/musicy/17012 or http://trex.tistory.com/1846 




stone sour 『House Of Gold & Bones Pt. 2』 | 2013년 4월 발매 




daft punk 『Random Access Memories』 | 2013년 5월 발매 


첫 곡에서 그런갑다 하다가 'Giorgio by Moroder (feat. Giorgio Moroder)'에서 차차 경탄하다, 'Touch (feat. Paul Williams)'에서 설득되어 버린다. 아무튼 대단한 품질보증.




> 번외 : 상반기 국내반 싱글 (뮤지션명 가나다 순) 


권순관 '우연일까요' from 『A Door』 


김바다 '베인' from 『N. Surf Part 1』 


나윤선 'Hurt' from 『Lento』 


디어 클라우드 'Polaris' from 『Let It Shine』 


오지은 '물고기' from 『3』 


옥상달빛 '유서' from 『Where』 


윤하 '바다아이' from 『Just Listen』 


조용필 'Bounce' from 『Hello』 



+ 음악취향Y 게재 : http://cafe.naver.com/musicy/17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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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Run 192km 2013.07.02 10:47 신고  Addr  Edit/Del  Reply

    자이언티의 커버는 볼 때마다 최번개가 떠오릅니다 ㅎㅎ

posted by 렉스 trex 2013. 3. 5. 14:32

* 웹진 다시(daasi)라는 곳에 3월부터 글을 기고하기로 했습니다. : http://daasi.net/?p=135

하단의 글은 원안이에요. 에디터분이 소타이틀도 달아주고 한 것 등은 여기선 원안 저장의 의미로다 생략^^) 양 쪽의 편집을 비교(?)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하지만 큰 차이가 전혀 없음 ㅎㅎ)




솔직히 처음 시와라는 이름의 음악인이 만든 작업물들을 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오지은의 레이블 ‘사운드니에바’ 출시작이었기 때문이었다. 오지은의 최고작(옅은 웃음) [지은](1집)을 낳은 사운드니에바라서 품질면(!)에서 믿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반면 ‘소문 좋은’ 시와의 유튜브 영상은 볼 새도 없었다. USB 포트에 연결된 공인인증서의 비밀번호를 신속히 입력한 하루 뒤, 음반이 담긴 배송박스는 신속히 도착하였다.


오지은은 1집 [지은]에서 초반엔 헐벗은 욕망을 드러내다, 옷감 하나둘씩 주워 걸쳐입어 방 한켠에 웅크리는 구성을 취했었다. 시와의 1집 [소요(逍遙)]는 그 방의 밤 사연이 지난 뒤 부챗살마냥 넓어지는 햇살의 존재감과 온기를 주는 노래들의 모음이었다. 프로듀싱을 맡은 오지은이 말했던가. [소요]의 레퍼런스는 [지은]이었다고 한다. 섣부르게 연관짓자면, 서로 대구를 이루는 듯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런저런 부분에서 연관보다는 차이를 생각하게 만드는 두 음반이었다. 두 음반은 맨발이지만 한 쪽은 차가운 맨바닥을, 다른 한 쪽은 까슬한 풀밭을 걷는 각기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소요]를 시작으로 시와의 음악은 나무 창틀 위의 먼지투성조차도 털보송이 같은 온기로 비춰지게 하는 묘한 설득력을 간직해 왔다. 평일 대낮의 한적함, 새벽녘의 공명, 무엇보다 이런 정서를 응집시키는 시와의 정직한 목소리의 톤. 그것이 2번째 음반 [Down To Earth]에서 더욱 응축되었고 강해졌다. 수록곡 수에서나 외양으로 보자면 단출해졌지만, 이 작품으로 시와의 음악을 확실히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봄소식 보다는 조금 일찍 시와의 ‘플라스틱 주얼 케이스에 담긴 CD 없는 음반’ [시와, 커피]가 발매되었다.


통신사 위주의 수익구조로 인해 인식있는 음악인들의 음원유통 수입을 보장할 수 없는 세태이기도 하고, 시와 자신의 환경과 생태에 대한 다짐 덕에 신작은 현재 일부 한정된 유통망과 이메일을 통한 판매로만 구할 수 있다. 최근 이이는 ‘나무가 필요해’라는 자체 레이블을 만들기도 했다. (음반을 듣는 방법은 이 링크를 참조하자 : 링크 ) 별 일이 없다면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이 사람의 음악을 접하게 될 듯 하다. 그게 아니라면, 직접 목소리를 듣기 위해 공연을 찾아 간다거나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시와, 커피]엔 총 4곡의 수록곡과 보너스 트랙인 ‘뭔가’를 들을 수 있다. 전작들에도 그런 경향이 강했는데, 바로 곁에서 들려주는듯한 현장의 감각을 여전히 중시한 듯 하다. 일종의 테마 넘버 ‘마시의 노래’에선 아코디언 연주(밴드 바드의 박혜리가 세션을 맡았다)가 사연의 곡절을 풍성하게 만들고, 4번째 곡 ‘나는 당신이’는 SNS에서 발견한 구절이 영감의 대상이 되어 가사와 곡이 되었다. 수록곡은 얼마 안되지만 그간 이 음악인은 자연과 타인, 언어들에서 지속적인 영감을 받아온 듯 하다. 이 지면에서 풀어내는 것보다 앨범을 구매해서 PDF 부클릿 노트를 직접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귀촌한 친구 이야기와 아이슬란드 어부 이야기에서 받은 모티브가 어떻게 곡이 되었는지 이런저런 작은 비밀이 숨겨져 있다.


자체 제작 그리고 레이블 사운드니에바에서의 시작과 나무가 필요해에 이르는 여정, 이리하여 시와는 점점 자신만의 목소리와 태도가 강건해지는 음악인으로 굳어지고 있다. 그녀의 노래 ‘작은 씨’가 영근 열매로 어느새 다가온 셈인가. 반가운 소식이다. 이 다음 행보는 뿌리내리기일지도.


- 시와 [시와,커피] 자체제작/나무가 필요해 | 2013년 2월 발매 -



[그리고, 추천작 하나 더하기]


하동균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생겼던걸까라는 구태의연한 문장으로 질문하고픈, 하지만 진정 궁금한 사연들. 아무개의 보컬 선생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한 때 코웃음쳤던 당시를 깊이 반성하게 되는 내용물들. 근래 보기 드물게 ‘팍’ 닿았던 음반이다. 소울 창법으로 모던록의 펼쳐진 장막을 울리는데 그게 그렇게 어색하지 않다. 초반은 굉장히 압도적이고, 후반으로 진행되어도 흘려듣게 곡은 없다. 사람 다시 보게 만드는, 음악 자주 듣게 만드는 흡족한 근작.


- 하동균 [Mark] CJ뮤직 | 2012년 12월 발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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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르짜 2013.03.05 19:00  Addr  Edit/Del  Reply

    오! 티나게 훔쳐보고 갑니다 ㅎㅎ!!

posted by 렉스 trex 2011. 12. 30. 14:02



2011년만큼 도처에 음악이 산재했던 년도가 있었을까? 방송 3사도 부족해 케이블에서까지 각종 음악 서바이벌쇼가 포진하였고, 사람들은 가시적으로 드러난 K-POP(케이팝) 열풍에 제법 들뜨곤 했다. 월요일 오전이 되면 [나는 가수다] 탈락자와 각 노래에 대한 품평을 하는 아마추어 평론가들의 수다가 가득했고, 미국 유력 음악 매체 순위에 뚜렷하게 박힌 한국 걸그룹의 존재를 보고 누군가들은 설레어했다. 그럼에도 막상 연말이 되니 공허하다. 상당수의 소위 ‘음악한다’는 사람들은 토크쇼 방석에서 진행자를 의식하며 과거사에 얽힌 농담을 뱉어야 하고, 바닷길 배에 올라타 지역 특산물을 수확하며 함박 웃음을 짓는다. 거기 어느 구석에 대관절 음악이 깃든지는 알 도리는 없고, 사람들은 [나는 가수다] 동영상은 보지만 음반을 정작 구매하진 않는다. 음반 시장의 구도는 진작에 디지털 싱글과 미니 앨범이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재편된지 오래고, 일간지와 일부 매체들의 연말 앨범 결산은 남의 일이다.


그럼에도 올해에 난 앨범 3장을 넌지시 독자들에게 밀어본다. 1장도 좋고, 다섯장도 좋고 10장도 좋고, 수십장도 좋겠으나 이 앨범만큼은 이 글을 읽을 몇 사람들에게나마 통했으면 좋겠다. 내가 한 해를 기억하는 방식 중 하나는 당해년도 앨범에 대한 의미부여다. 남에게 통할리는 없겠으나 그래도 소박한 추천으로 받아들여졌음 좋겠다. 소개할 음반의 주인공들은 2명의 솔로 뮤지션과 1팀의 밴드 뮤지션이다.


백현진의 앨범 [찰라의 기초]는 문학적 수사로 보일수도 있고, 철학서적의 한 챕터 같기도 한 오묘한 제목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정규 음반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실은 라이브 음반이다. 그런데 막상 들으면 바삭 마른 사운드와 분위기가 라이브반이 아닌 스튜디오반으로 들릴 지경일 것이다. 객석의 연호도 없고 들뜬 분위기도 없다. 음반을 채우는 것은 간혹 울컥대는 싱어 백현진의 보컬이 조성하는 예측불허의 방향이다.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같은 이은하 원곡의 리메이크에선 농염하고 간절하던 본래 분위기는 없고, 백현진의 일관되게 마구 흘려 부르는 창법만이 가득하다. 세션을 맡은 – 각기 기타와 피아노를 맡은 – 방준석과 계수정의 가세는 음울하고 도발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정규 음반에서도 악명(?)을 떨쳤던 가사를 백현진이 아무렇지도 않게 뱉고 씹을 때, 그가 왜 홍상수의 영화 [북촌방향]에 카메오로 나왔는지 이해가 될 법도 하다. 쏘맥과 참치 뱃살을 함께 한 여자의 육체를 관음하며 감상을 뱉기도 하고(「여기까지」), 어제 본 여자를 떠올리며 자위로 욕구를 털기도 하고(「목구멍」), 수잔 베가의 노래를 전반부에 무심하게 섞다가 예의 끌어안고 섹스를 하던 시간을 떠올릴듯 말듯 한다(「학수고대했던 날」) 물론 홍상수의 영화는 섹스만을 이야기하진 않지만, 그 끈적한 육체성과 멀쩌기 서있는 시선의 문제는 백현진의 음악과 닮아있다. 이 불편한(!) 뮤지션은 난데없이 [나는 가수다]에 출전한 자우림을 위해 1번의 지원사격을 한 바도 있다. 그의 끓는 보컬은 방송에서도 힘을 발휘했지만, 당연히 이 앨범에 비할 바는 아니다.


두번째 소개할 음반은 문샤이너스의 [푸른 밤의 Beat!]다. 한글로 ‘비트’라고 표기해도 될 것을 굳이 Beat라고 새긴 것을 보면, 문샤이너스는 락큰롤(Rock N’ Roll)의 한국적 변용을 넘어선 원형 구현에 천착하는 듯 하다. 표제작 「푸른밤의 BEAT!」는 영락없이 임하룡춤을 소환해 추고픈 흥겨운 락 넘버다. 문샤이너스로선 이것이 2집인데 기억컨대 1집이 좀 대단했다. 소위 더블 앨범이라고 불리는 ‘2장짜리 음반’이었는데, 재생 시간도 꽉꽉 들어찼고 내용물도 대단했다. 반면 집중력을 희생시킨 탓에 아쉬운 구석도 없진 않았다. 살을 뺀 2집은 훨씬 응집력이 느껴지고 밴드로서의 성장폭을 실감하게 만든다. 살랑이는 소소한 분위기의 「나보다 어리석은 놈, 그 아무도 없구나」가 주는 여유와 성찰도 좋고, 「검은 바다가 부른다」에서 보여주는 환상적인 순간은 락이 세상의 모든 것을 눌렀을 당시의 전성기를 연상케 한다.


[Top밴드] 같은 프로그램과 예능 프로그램에 진출한 소위 ‘Rock Will Never Die’풍의 뮤지션들은 하나같이 ‘락에 대해선 유난히 척박한 이 땅의 풍토’를 개탄하며, 자신이 메신저임을 하나같이 자처했지만 결과적으로 갸우뚱올시다. 다른 장르도 그렇겠지만, 결국 락은 무대와 음반만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듯 하다. 거기에 지나치게 엄숙한 무게감을 부여하면 ‘장르 비타협’ 팬들이 나오긴 하지만, 자신들이 직접 곡을 만들고 생활과 예술간의 긴장 사이에서 전쟁을 치른 뮤지션들의 결과물은 언제나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도 존중받아야 마땅한 음반들이 나왔고 개중 [푸른 밤의 Beat!]는 상당히 출중하다. 「마녀의 계절」같은 넘버들은 내년 여름까지도 당신의 몸을 움직일 음악이다. 밴드 노브레인(No Brain) 출신의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무엇보다 그 자체가 ‘락큰롤 육체’인 멤버 차승우는 또 한번 문샤이너스로 자신의 성장세를 과시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음반은 시와의 음반 [Down To Earth]다. 앞서 소개한 음반들의 뒤엉킨 욕구와 왁자한 사운드가 부담스러웠다면, 추천할 수 있는 일종의 최후 보루다. 시와는 기본적으로 조용한 사람 같고, 실제로도 조용한 음악을 한다. 프로젝트 작업인 ‘시와무지개’ 상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솔로 뮤지션으로서는 기타 하나 들고 음악 친구들의 조력을 받으며 낭랑하면서도 결코 무게감이 가볍지 않은 좋은 목소리를 들려주는 싱어송라이터다. 원래 그이의 1집 음반은 인디 음반의 메카인 신촌 향뮤직에서만 취급되었다. 일종의 독립 제작 방식이었고, 그녀의 목소리를 아는 이들이 한장씩 사듣기 위해 발품을 팔아 향뮤직에 들려야 했다. 2집부터는 환경이 바뀌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알 기회가 생겼다. 일단 다행이다.


두번째 음반은 기본적으로 1집을 잇는 듯 하지만 짧아졌되, 그만큼 ‘채움’에 주력하였다. 흔한 표현이지만 ‘관계’에 주력하는 듯 하고 비정치적이지만 바깥 일을 방관하지 않고 손을 내민다. (수록곡 「오래된 사진」은 5.18 다큐멘터리 [오월애]를 위한 오프닝곡으로 만들어졌다) 위로를 건네는 듯한 그이의 목소리와 기타의 숨결은 복잡다난하기 그지없었던 엉망진창의 올해를 마무리하는 ‘나홀로 밤에’를 위한 최적의 요소들이다. 그녀 자신도 「크리스마스엔_거기 말고」의 가사에서 ‘사람 많은 곳은 싫다’며 단 한 사람을 위한 초대의 인사를 보낸다. 이 정도면 다음날의 희망을 품어볼 수 있겠단 안도가 든다. 이렇듯 모두 해피 뉴 이어. [111228]


- 한겨레 HOOK 게재 :  http://hook.hani.co.kr/archives/37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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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1. 11. 30. 10:05

2009/12/02 - [음악듣고문장나옴] - 렉스의 2009년 앨범 10장.
2010/11/30 - [음악듣고문장나옴] - 렉시즘 2010년의 앨범 11장


- 국내 음반에 국한.
- EP도 포함, 라이브반 제외.
- 작년 12월 1일부터 올해 11월까지의 발매작. / 거론 순서는 순위가 아닙니다.


더 히치하이커 (The Hitchhiker) [Insatiable Curiousity]
미러볼뮤직 / 2011-02 발매
: 진격해오는 거인, 출몰하는 소음, 교양과 고급 취미에 대한 일그러진 접근.


사비나 앤 드론즈 (Savina & Drones) [Gayo]
WOMAN & MANS / 2011-02 발매
: 진심이라는 말이 흔해진 세태에 건네는 넘치는 과잉의 진심, 또는 낯선 가요.


허클베리핀 [까만 타이거]
샤레이블 | CJ뮤직 / 2011-06 발매
: 불안한 상상력을 걷어내고 난 뒤에 보여지는 것은 보다 명료해진...


정차식 [황망한 사내]
Capsule Roman | SONY MUSIC KOREA / 2011-07 발매
: 연심, 음탕한 애욕이 뒤섞여 드러내보인, 그 남자의 발가벗은 목소리.


스윙스 (Swings) [Upgrade II]
HIPHOPPLAYA / 2011-07 발매
: 이렇게 저벅저벅 당당히 걷는 도보처럼 자신감있는 앨범이 좋다.


문샤이너스 (The Moonshiners) [푸른밤의 Beat!]
루비살롱 | 미러볼뮤직 / 2011-08 발매
: 더블 앨범에서 1장으로... 응집력이 좋아진 정도가 아니라 좋은 밴드임을 증명했다.


과매기 [This Is Not Hardcore]
GMC | 로엔엔터테인먼트 / 2011-08 발매
: 자이언츠는 시리즈 진출이 좌절되었고, 대호는 갔지만 부산씬은 여전히 파닥대는 내장을 세상 밖에 끄집어낸다.


나인씬 [2집]
GMC | 로엔엔터테인먼트 / 2011-10 발매
: 종횡으로 그어대는 무시무시한 연장질, 하지만 이제 아름다움에 근접해간다.


이디오테이프 (Idiotape) [11111101]
VU Ent. | SONY MUSIC KOREA / 2011-11 발매
: 당신에게 어떤 플레이어가 있던간에.


시와 [Down to Erath]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 미러볼뮤직 / 2011-11 발매
: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


+ 올해의 10개 트랙 [역시 2010.12.01 ~ 2011.11.30]


시스타 - 니까짓게
오지은과 늑대들 - outdated love song
카입 - Journey to the Unknown Place 
피아 - B.E.C.K
디어클라우드 - You're Never Gonna Know
장기하와 얼굴들 - 마냥 걷는다
몽니 - 바람을 지나 너에게
옐로우몬스터즈 - Time
소녀시대 - 제자리걸음(Sunflower)
아폴로18 - Sonic B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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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Run192Km 2011.11.30 22:25  Addr  Edit/Del  Reply

    ..바베꿍?

    저도 할 수 있다면 이런 포스팅에 도전하고 싶네요 ㅎㅎ
    ..하지만 먹는 사진이나 올리겠죠..

posted by 렉스 trex 2010. 11. 30. 09:00
- 최근엔 허클베리핀의 라이브반을 듣고, [소셜 네트워크] 사운드트랙을 듣고 있습니다. 음악을 들려주는 이들은 언제나 고맙습니다. 그래서 매년 연말 이렇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줄세우기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저의 좁은 음악듣기에 깨우침과 힘을 주는 대상에 대한 기록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올해는 10장을 넘겨 11장이 되었고, 역시나 국내 음반에 국한되었습니다.
- EP도 언제나 마음 속 후보지만, 결국 메모로 정리해보니 이렇게 정규반만 남았습니다.
- 작년 12월 1일부터 올해 11월까지의 발매작입니다.
- 무순입니다. 앨범에 대한 주석이 재활용이나 기존 작성글 가공이 많습니다. 양해를 바랍니다.



9와 숫자들 [9와 숫자들] (파고뮤직 / 09년 12월 발매)
복고니 레트로니들 말을 한다. 정말 그런 것인가 일단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렇게 고색창연한 정서를 끌고 오고, 소박한 풍성함(이상한 문장이군)을 담은 연주를 하는 것이 빛나게 보이는 것은 결국 바로 지금이 21세기라서 그런게 아닐까. 사람들의 심금을 자극한 몇곡들의 가사가 도드라진 앨범이기도 하다.


티비 옐로우(TV Yellow) [Strange Ears] (비트볼뮤직 / 10년 2월 발매)
치고박는 락킹한 분위기와 짜르르 흐르는 전자음의 배합은 사실 이 팀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해왔고 앞으로도 누군가 할 작업들이다. 그럼에도 제대로 자극하는 지점을 잘 짚어낸, 계속 경청하게 한다는 점에서도 남부끄럽지 않은 좋은 앨범이다. 처음에는 전반부만 좋아했는데, 이젠 후반까지 좋다.


시와 [소요] (사운드니에바 / 10년 2월 발매)
'작은 씨'는 어쩌면 그녀가 세상에 이름을 점차 알리길 바라던 주변인들의 시선과도 겹친다. 참 장하게도, 고맙게도 잘 일어나주었고 앞으로도 잘해내리라 믿게 만드는 설득의 힘. 무엇보다 좋은 목소리다. 담백한 위안인 '랄랄라'도 좋은데, '화양연화'와 'American Alley'처럼 극적인 면모도 앞으로 그녀가 만들 작업들을 기대하게 한다.


노이지(Noeazy) [Doscrepancy] (GMC | 로엔엔터테인먼트 / 10년 4월 발매)
EP와 비교해서 이렇게까지 잘해낼 줄은 몰랐다. 매해 한번씩은 이렇게 헤비니스 앨범을 들을 때 가슴에 열기가 심어질 때가 있다. 바세린을 들었을 때, 마제를 들었을 때, 나인씬을 들었을 때, 49몰핀즈를 들었을 때... 그때처럼 올해도 경험하게 되었다. 그게 고맙다. 도무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부패-부패-타락-타락'을 반복하는 가사는 굳이 정치적인 해석이 아니더라도, 헐벗은 분노를 듣는 이에게 이식시킨다.


제이워커 [Illusion] (열린음악 / 10년 4월 발매)
한국의 헤비니스씬은 거인들을 배출하기도 했고, 소리소문 없는 은둔자들을, 그리고 꾸준한 발자국을 걸어온 이들의 흔적을 간혹 비추기도 한다. 이 땅의 음악, 이 땅의 씬이 헛되이 생을 이어온 것은 아니었구나하는 작지만, 의미심장한 증명. 게다가 옛소리가 아니라 지금의 음악이고자하는 욕구로 충만하다.


갤럭시 익스프레스 [Wild Days] (미러볼뮤직 / 10년 5월 발매)
상처가 됐을 법도 하고 불미스러운 일로 비춰지기도 했지만, 그 일 이후 이렇게 쾌활하게 해낼 줄이야. 빼곡한 더블 앨범이었던 1집보다 흡족한 구석이 제법 있고, 난 사실 뒷 부분의 장난질도 즐겁다. 그게 갤럭시 익스프레스라고 생각하고 있고 나쁜거라고 여기지도 않는다. 1집에 이어 여전히 사운드 문제에 대해 아랫입술 나오는 아쉬움도 토로하고 싶은데, 이 좌충우돌의 광경이 갤럭시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에 부합하니 이점이 되려 흡족하다.


아트 오브 파티스(Art Of Parties) [Ophelia] (미러볼뮤직 / 10년 7월 발매)
김바다가 시나위 탈퇴 이후 이룬 이력 중 제일 최고라는 말에 수긍이 간다. 그런데 난 레이시오스가 아직 제일 좋다. 아무튼 본작은 내가 생각하는 좋은 앨범의 조건 중 하나인 '후반으로 가도, 아니 후반으로 갈수록 치밀해지고 긴장 안 떨어지는'의 조건에 부합한 앨범이다. 장렬하고 충만한 마지막 트랙... 아 얼마나 좋은가.


조규찬 [9] (비타민 / 10년 7월 발매)
이 땅을 잠시간 떠나는 그의 입장에서는 동시대의 역량있는 보컬들을 좀더 소개하고팠던 모양이다. 가령 「Without you」에서의 박완규는 피처링의 위치가 아닌 거의 주인공격이다. 이런 일련의 듀오 넘버들에서 실감한다. '아 박완규와 박혜경 등이 정말 괜찮은 싱어들이었구나!'라는 늦은 깨달음들. 어쩌면 정규반을 내는 것에 대한 회의를 간간히 토로하는 조규찬의 입장에서 작은 항변을 하는 것이 아닐까했다. 좋은 목소리를 지닌 싱어들을 제대로 소비하기 보다 다른 방식의 소비를 활성화하는 '이상한 나라'의 시장을 향한 내내 곱씹은 토로들. [Guitology] 같은 수작이 아니면 어떠하랴. 조규찬은 여전하다. 리메이크 앨범 같은 것으로 시들 이름이 아니다.


크래쉬(Crash) [The Paragon Of Animals] (CJ뮤직 / 10년 8월 발매)
좋게 생각하기 힘들었던  [Massive Crush]의 기억을 씻겨주는 강력함에 또 강력함들. 상반기의 쾌작이 신진급 노이지였다면, 하반기의 쾌작은 이 중견 밴드가 이룬 몇년만의 성취가 차지한 셈이다. 강하고 튼튼한 긴장감이 내내 온 트랙에 서려있다.


옐로우 몬스터즈(Yellow Monsters) [1집] (미러볼뮤직 / 10년 7월 발매)
아 좋다. 뭐와 뭐가 합치니 어떤 결과가 나올려나?하는 연구적인 자세보다는 그냥 자기들이 하고픈걸 일단 저질러놓은 모양새가 꽤나 좋다. 정밀하게 장르를 조립하고, 자신들이 뭔지 정립해가는 건 다음에 해도 되지 싶다. 하지만 이 진용에도 불구하고 묘하게도, 너무할 정도로 소문이 안 났다. 속상한 마음에 밀어본다.


펜토(Pento) [Microsuit] (CJ뮤직 / 10년 8월 발매)
1집의 씩씩한 기운을 잃지 않았는데, 일렉트로닉한 텍스처가 사방에 깔리니 귀를 의심케하고 장르마저 되돌아보게 하는 앨범. 고집의 진일보, 올해가 가기 전에 일청을 권해본다.

=== 여러분의 목록도 궁금하네요. 어느새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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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Run 192km 2010.11.30 22:58 신고  Addr  Edit/Del  Reply

    크래쉬!! 우어어어어!!!

  2. 공공의적 2010.12.01 18:04  Addr  Edit/Del  Reply

    아, 벌써 베스트를 선정할 시간이 왔군요. 노이지는 아직까지 미루고 있는 중이고, 펜토는 저도 참 좋게 들었습니다.

    • BlogIcon 렉스 trex 2010.12.02 09:24 신고  Addr  Edit/Del

      제가 남들보다 빠른 것일뿐...흐흐.
      / 재밌는 다른 분들의 리스트도 기대하고 있어요!

  3. BlogIcon silent man 2010.12.02 20:48 신고  Addr  Edit/Del  Reply

    '벌써?'란 말이 절로 나옴과 동시에, 올 해도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그해 신보는 산 것도 들은 것도 별로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이워커가 궁금하네요. 첨 듣는 이름. ;;

posted by 렉스 trex 2010. 6. 10. 10:42
- 매년 12월이 시작되면 한 해의 앨범을 정리한다. 그래서 내게 상반기란 작년 12월 1일부터 그 해 5월 31일까지를 뜻한다. 그래서 정리했다.

- 10장을 채워볼까도 했는데, 10장의 완결을 갖출 마땅한 앨범은 없었다. 거짓 애정으로 채우기 보다는 그냥 내게 부족했던 앨범은 앨범대로, 이 9장은 9장대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정규반, EP 모두 포함이라는 기준을 항상 세우므로 이렇게 리스트가 만들어졌다.

- 무순.


아폴로 18(Apollo 18) [0.5 : The Violet]
절충이 아닌 일종의 제3방향으로 나간 셈이다. 아폴로18은 이렇게하여 더욱 흥미로운 밴드가 되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영원히 1집이라고 붙일 수 있는 앨범은 안 만들어질지도 모르며, 어떤 의미에서는 다른 밴드가 3집 정도에 가서 할 일을 미리 수습한 건지도 모르겠다. 


9와 숫자들 [9와 숫자들]
복고니 레트로니들 말을 한다. 정말 그런 것인가 일단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렇게 고색창연한 가사의 정서를 끌고 오고, 소박한 풍성함(이상한 문장이군)을 담은 연주를 하는 것이 빛나게 보이는 것은 결국 그게 지금이 21세기라서 그런게 아닐까. 


티비 옐로우(TV Yellow) [Strange Ears]
치고박는 락킹한 분위기와 짜르르 흐르는 전자음의 배합은 사실 이 팀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해왔고 앞으로도 누군가 할 작업들이다. 그럼에도 제대로 자극하는 지점을 잘 짚어낸, 계속 경청하게 한다는 점에서도 남부끄럽지 않은 좋은 앨범이다.


시와 [소요]
'작은 씨'는 어쩌면 그녀가 세상에 이름을 점차 알리길 바라던 주변인들의 시선과도 겹친다. 참 장하게도, 고맙게도 잘 일어나주었고 앞으로도 잘해내리라 믿게 만드는 설득의 힘. 무엇보다 좋은 목소리다. 


더 콰이엇(The Quiett) [Quiet Storm: a Night Record] 
전작들과의 비교에 몸살이 좀 났을지언정, 지금의 이 작업물도 잘 듣고 있다는 안부 인사들이 여기저기에 있음도 알아주면 좋겠다.


노이지(Noeazy) [Doscrepancy]
EP와 비교해서 이렇게까지 잘해낼 줄은 몰랐다. 매해 한번씩은 이렇게 헤비니스 앨범을 들을 때 가슴에 열기가 심어질 때가 있다. 바세린을 들었을 때, 마제를 들었을 때, 나인씬을 들었을 때, 49몰핀즈를 들었을 때... 그때처럼 올해도 경험하게 되었다. 그게 고맙다.


비둘기우유 & bliss.city.east [Bliss City East 그리고 Vidulgi Ooyoo]
사실 뒷 부분의 Bliss City East의 넘버들은 거의 안 듣는다. 절반을 해낸 비둘기우유가 충분한 들을거리이고, 그 내용이 정규 1집만큼 의미가 있어 곱씹게 된다. 점점 넓어지고 깊어지는 밴드를 확인하는 것만큼 흐뭇한 일도 드물지 않은가.


갤럭시 익스프레스(Galaxy Express) [Wild Days] 
상처가 됐을 법도 하고 불미스러운 일로 비춰지기도 했지만, 그 일 이후 이렇게 쾌활하게 해낼 줄이야. 빼곡한 더블 앨범이었던 1집보다 흡족한 구석이 제법 있고, 난 사실 뒷 부분의 장난질도 즐겁다. 그게 갤럭시 익스프레스라고 생각하고 있고 나쁜거라고 여기지도 않는다. 1집에 이어 여전히 사운드 문제에 대해 아랫입술 나오는 아쉬움도 토로하고 싶은데, 이상하게 30일만에 나온 아이라서 관용도 발휘하게 된다.


데프톤즈(Deftones) [Diamond Eyes]
이 앨범에 대해선 다음 글에서 말할 기회가 있지 싶다. 


[0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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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Run 192km 2010.06.10 10:48 신고  Addr  Edit/Del  Reply

    노이지를 들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2. BlogIcon [버섯돌이] 2010.06.12 14:43 신고  Addr  Edit/Del  Reply

    시와.. 땡기는군요.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_+

posted by 렉스 trex 2010. 3. 29. 14:34

+ 음악취향Y 업데이트 : http://cafe.naver.com/musicy/11306


시와 『소요(逍遙)』
사운드 니에바 / 2010년 02월 발매

 
01. 작은 씨
02. dream
03. 랄랄라
04. 아주 작게만 보이더라도
05. 너의 귀에는 들리지 않아
06. 잘 가, 봄
07. 하늘공원
08.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를 때
09. 화양연화
10. american alley
11. 굿나잇
12. 아주 작게만 보이더라도 (guitar ver. - 초도한정 Bonus Track)


- 일견 당연해 보이지만, 어째 좀 궁상스럽다 싶은 자신의 행동이 있다. 평안히 가신 법정 스님의 소식을 듣고 시와의 첫 EP에 있는 「길상사에서」를 새삼 재생해서 들었다. 핸드폰 액정 안에 한성대입구가 여기서 얼마나 거리가 되는가 재어보기도 했고, 이런 강박적 컨셉은 좀 버려도 될텐데라고 자신에게 곱씹기도 했다. 한마디로 자신에게 진실하지 못할 때 느껴지는 얼굴의 화끈함, 그런 기분을 새삼 느꼈다. 노래의 진솔함 앞이라 더욱 그랬을 것이다. 발걸음 옮긴 자만이 표현할 수 있는, 발걸음에 맞는 선율을 직접 만든 이가 들려줄 수 있는 그런 진솔함.


- 부쩍 흔해진 표현, '쩔어', '죽여'와 조금 다른 영역에 있는 좋은 목소리와 앨범. 정규 앨범에서도 여전히 기본 정조는 지켜지고 있으되, 보다 알차졌다.(저미는 첼로음과 소박한 오리카나 연주 등이 가세한 것을 두고, 풍부해졌다고 표현하는 것보단 알차졌다고 말하는게 나을 듯 하다.) 당장에 떠올릴 수 있는 근간의 어떤 유행적 분위기 - 홍대, 기타, 여성 -는 물론이거니와, 어째 90년대 전후의 캠퍼스 음악의 목소리와도 닮은 듯한 그녀의 목소리다. 그럼에도 독자적인 시와의 무언가가 있다. 깊은 곡절을 담은 듯 절실히, 그러나 벅차지 않게 투명하고 담담하게 뱉는. 아마도 그것이 연상 작용이나 연관 관계를 물리치게 하는 정서적 버팀목 이랄까나.


- 앨범에 대한 기대 심리는 사실상 선례이자 성공사례(?)였던 오지은에 이은 사운드니에바의 2번째 정규반이라는 것도 있었다. 당연히 시와는 'Post-오지은'이 아니다. 서로간이 음악적(으로 격려하는)동료라는 사실 외에는, 가사나 표현 방식에 있어서의 근친성은 희박하다. 본작이 레퍼런스로 삼은 것이 앨범 『지은』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나는 앞선 글 http://cafe.naver.com/musicy/11238이 지적한 '작은'이라는 키워드에 역시나 공감을 표한다. 오지은의 「작은 방」, 「작은 자유」과 시와의 「작은 씨」, 「아주 작게만 보이더라도」는 어쩌면 사운드니에바가 공유하는 정서를 보여주는 우연찮은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작지만 좋은 울림, 두 여성 싱어송라이터는 제각각의 섬세한 결로 일상과 관계를 채취하며 대화를 건넨다.


- 맑은 하늘, 따스해진 볕이 본 앨범에 대한 재청을 서두르게 할 것이다. 할 수 있다면 제법 바삭해진 풀밭도 밟고 싶은데 아무튼「하늘공원」의 하늘공원은 내가 알고 있는 '상암의' 그 하늘공원은 아니란다. 아쉽게 됐다. 다른 방도를 마련해보는 수 밖에. 무슨 방도를 마련하던간에 본작이 좋은 동지가 될 듯 싶다. 될 수 있다면 이 앨범에 맞는 장소를 찾아보겠다. 이 또한 강박적인 컨셉 놀이인가 싶지만, 그래도 봄은 관대하리라. 그만큼 잠시니까.


[10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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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은 2010.03.29 19:09  Addr  Edit/Del  Reply

    커버가 잔잔하니 좋네요. 렉스님이 말씀하신 '자신에게 진실하지 못할 때 느껴지는 얼굴의 화끈함'에 혼자 컨셉 놀이마냥 뭘 하다가 보는 이 없어도 수치를 느낄 때가 떠올라 굉장히 찔끔했습니다. 어서 날씨가 화창해졌으면 좋겠네요. 파란 하늘과 노래. 크!

    • BlogIcon 렉스 trex 2010.03.30 11:22 신고  Addr  Edit/Del

      커버가 하늘색에 좀더 가까운데 제 모니터에선 좀 하얗게 나오네요 @@);;

      / 그런데 살면서 자주 컨셉 놀이 하게 마련이잖아요. 흐흐.
      공원을 혼자 누비며 아 좋은 공기를 마시며 건강해지려는 나.
      넷북을 도닥거리며 카페에 앉아 차이라때를 마시는 나.
      이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