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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양태석 「야그르두타」 거문고와 일렉트릭 드럼 세트에서 추출한 질료들은 마치 화장터로부터 만들어진 뼛가루 같다. 그건 세간의 사람들이 상상하듯 뽀얀 하얀 색을 보이지도 않고, 고르고 고른 용각산의 질감을 연상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노랗고 불그스름한 것들이 제각각 다른 디테일로 수북하게, 그러나 작은 함에 담길 뿐이다. 하지만 양태석의 음악은 죽음을 닮지 않았다. 오히려 리듬을 연구해 온 사람의 작품답게 약동하는 기운을 꾸준하게, 생명의 이력을 박자 안에 담아낸다. 원천이 된 악기들의 사연을 연상케 하는 한국적인 정체불명의 그 무엇을 굳이 재현하기보다 오히려 전자음악을 닮았는데, 하나의 길을 천착해 온 이 탐구자의 성취는 진지한 감상 대상으로서의 ..
+ 한겨레 hook에 게재 : http://hook.hani.co.kr/archives/47875 2012년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야기하자면, 열에 아홉은 ‘강남스타일’을 말할 수 밖에 없는 모양새다. 그렇지만 그 정도로만 간략하게 넘어가기엔 아깝지 않은 일인가. 2012년에도 여전히 수많은 이름의 아이돌들이 명멸하였고, 소수의 영광을 받았다. 한편으론 작은 클럽 여기저기에선 자비 출반한 음반을 판매하는 인디 뮤지션들이 두 자리 수의 관객들을 모으며 자신들만의 음악을 들려주었다. 이들이 음악을 하는 것은 스타의 만신전에 이름을 올리기 위함만은 아닐 것이다. 명예욕이 아닌, 삶 자체로서의 호흡으로 기억될 수많은 음악들. 그중 2012년 그냥 흘려버리기엔 아까운 음반들을 3장 정도라도 소개해두고 작년 일의 수..
2011년 12월에서부터 2012년 5월까지의 발매작들 중.--------------------------------------------------- 정태춘 / 박은옥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삶의 문화 | 유니버셜 코리아 / 2012-01 차갑게 식은 서울역 앞 노숙자로 시작해, 언제가 당도할 바이칼 호수의 광대함을 꿈꾸는 물에 관한 꿈들. 여전히 유효할 수 있는 까닭은 이 땅 위의 모든 광장들은 탄압의 장소이기 때문이리라. 여전히 꿈꾸는 듯한 트랙들 보다 다시 부른 '92년 장마, 종로에서' 가진 설득력이 강했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리라.[참조글] http://cafe.naver.com/musicy/14627 정차식 [격동하는 현재사]Capsule Roman | 미러볼뮤직 / 2012-01 '황망한..
정태춘, 박은옥 11집 -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음반>가요아티스트 : 정태춘/박은옥출시 : 2012.01.26상세보기 10여년만인가. 허나 그 공백이 쉬이 체감되지 않는 것은 누구 말마따나 그들의 목소리는 언젠가 있어왔던 듯 싶고, 어떤 식으로든 소환될 것이라는 짐작이 있어서일 것이다. 서울역 지하도에 차디차게 식은 육신을 지상에 놔두고 '소문도 없이 사라져 주듯이' 객이 되어 떠난 노숙자를 위한 헌가 「서울역 이 씨」에 담긴 정태춘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나즈막하고 울컥함을 누른 체 삶과 세상을 위로한다. 속절없이 떠난 객들을 애써 외면하지 못해 자본주의 음반 시장에 다시 돌아온 양. 이어지는 「저녁 숲, 고래여」에선 박은옥의 뒷편 보컬이 겹친다. 정태춘이 하나의 상징이자 걸출한 작곡가로 위치매김 한 것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