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인피니티 블레이드]에 관한 헛 고찰. 본문
2010/12/10 - [생각하고뭐라칸다/시사/매체/게임등등] - 인피니티 블레이드 : Infinity Blade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대략 상반되는 평가를 얻고 있지만, 그만큼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고 있고 차트의 수치가 말해주듯 아이폰 게임계에서 간만에 묵직한 캐릭터와 세계관으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게임의 상반된 평가에는 짧은 스토리라인, 그리고 그 스토라라인을 효율적으로 굴리는 잔머리(!) - 최종보스에게 지면, 그 최종보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19년, 20년, 21년, 22년, 23년 후에 캐릭터의 자손이 다시 도전한다는 - 구조가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매번 같은 분기에서 조금씩 특정 특성이 강화된 적들을 상대해야 하는 반복 구조가 달가울리는 없죠. 그럼에도 몇번이고 하는 주효한 이유는 그래픽 이상의 재미가 있음은 사실인 듯 합니다.
게다가 정작 이 반복 구조보다 헛점을 드러내는 것은 이 게임의 마지막 보스전 이후의 상황입니다. 오늘은 여기에 대해 재미 차원의 의문을 가져보기로 합니다.
1. 보스전에서 좌절을 겪고 캐릭터는 사망합니다. 그리고 19년~23년 후에 자손이 등장합니다. 여기서 자손은 아버지의 레벨 수치 그대로, 무장 내용 그대로를 계승하고 등장합니다. 이것은 어찌된 연유일까요. 신이라고 불리는 보스의 전지전능함?
가정 1) 신이 사망한 캐릭터의 무장과 주검을 가족에게 사려깊게 전달해준다.
가정 2) 아들이 사망한 아버지의 최종 무장에 대한 기록을 발견하고 돈을 벌어(...)기를 쓰고 마련한다.
가정 3) 실은 그는 자손이 아니다. 신이 심심해서(!) 19년~23년 사이에 사망한 캐릭터를 부활/또는 예약 부활(...)시키고, 위장된 기억을 저장시킨 것이다.
2. 이렇게 2대, 3대, 4대,...거의 무한대로 자손들의 도전은 계속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도전하는 자손들은 하나 같이 아들입니다. 이 또한 어떤 연유일까요.
가정 1) 사실 이 게임의 세계는 지금 우리가 살아온 지구의 역사에 근거한 것이 아닌, 남성의 체형을 가진 생명체들이 우글거리는 행성 또는 이세계이다.
가정 2) 매번 그 마을은 신에게 도전하기 위해 '아들'이라는 타이틀로 19세에서 23세 사이의 남성을 발굴해 성으로 보낸다.
가정 3) 그냥 혈통 탓이다.
3. 이 게임의 보스전엔 일종의 두 갈래의 분기가 있습니다. 대결 중반 쯤 보스는 캐릭터에게 타협을 제안하고 자신과 같이 더욱 강한 절대자들과 싸워 세상을 지배자가 되자고 합니다. 이 분기점을 택하면 캐릭터는 보스에게 굴종을 맹세합니다. 그런데... 엔딩롤 이후에 자손은 또 보스에게 도전합니다!
가정 1) 싸움 외에는 답을 얻지 못하는 그 집안 혈통 탓이다.
가정 2) 아버지가 신에게 굴종을 맹세한 것이 집안과 마을에 전달되지 못했다.
가정 3) 19년과 23년 사이에 플레이어가 알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져, 그 집안과 신은 도무지 화해 못할 일이 생긴 것이다.
4. 가장 황당한 것은 보스를 물리쳐도, 다음 자손의 이야기로 이어지며 보스는 레벨 50에서 100으로 더욱 강한 상대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가정 1) 네가 물리친 보스는 페이크지롱.
가정 2) 시각을 달리 봐야 한다. 보스에게 있어서도 이것은 대를 건 복수극인 셈이다. 레벨 100의 보스는 50짜리 보스의 자손이다.
가정 3) 이 세계관 자체가 영겁의 뒤틀림을 겪었다. 그 집안과 신은 영겁의 세월 속에 대립만을 해야 한다.
5. 마지막. 2대, 3대, 4대, 5대...를 거듭하며 세월은 흐르는데 저 성은 저토록 건재한 이유가 무엇이며, 무기는 도무지 발전을 하지 않습니다. 오직 캐릭터만이 갑옷을 입고 단신으로 보스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습니다. 화륜차 같은걸 발명한다거나 공성전 같은 생각을 왜 않는건지...
가정 1) 사실 보스, 즉 신은 자비와 존경의 대상이다. 캐릭터와 그 집안만이 광기에 미쳐 신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가정 2) 반대로 세상을 구원할 유일한 대상은 캐릭터의 집안일 뿐이다. 모두가 도탄과 절망에 빠져 아무도 발전할 생각을 않으며 숨 죽여 사는 것이다.
가정 3) 신이 살고 있는 성은 그 집안만이 알고 있는 내력이며, 유일한 유희거리(...)이기 때문이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유희거리를 그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고 비밀을 지켜온 것이다.
끝;;;
'생각하고뭐라칸다 > 시사/매체/게임등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의 2010년 어워드도 궁금합니다. (0) | 2010.12.30 |
---|---|
내게 있어, 아이폰 게임 타이틀 5개. (4) | 2010.12.14 |
인피니티 블레이드 : Infinity Blade (4) | 2010.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