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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어벤져] : 하향평준화 속에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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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어벤져] : 하향평준화 속에서.

trex 2011. 8. 1. 23:17



사람들은 [아이언맨2]와 더불어 [토르]가 내년에 개봉할 [어벤져스]에 종속될 운명이기 때문에 스토리도 급급해 보이고 퍼즐 꿰맞추기에 몰두한다고 지적한다. [퍼스트 어벤져]도 비슷한 운명이다. 다만 내가 보기엔 [어벤져스]를 위한 포석을 위해 급급해 보인다기 보다는 그냥 작품 자체로써 재미가 떨어진다. 단순한 문제는 아니고 근간의 헐리우드 블럭버스터들의 고질적인 하향평준화 덕 같다.(가장 큰 일을 낼 듯했던 [슈퍼8]도 평작이었던 것을 보면...)

 [토르]와 [퍼스트 어벤져]의 단점은 닮아있다. 히어로 무비이지만 치명적으로 히어로 액션이 약하다. 보는 재미가 약하다. 망치를 붕붕 돌리던 토르의 무리한 액션에 비해 캡틴 아메리카의 액션은 거의 특색이 없다.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방패는 미안하게도 무색무취해 보였다. 토니 스타크의 장난감 놀음이나 헐크의 녹색 육체가 탱크를 접어서 던지는 쾌감에 비하면 약할 수 밖에 운명인 것이다.

대신 [퍼스트 어벤져]가 택한 재미는 딴 곳에 있는 듯 하다. 그들 자신도 '캡틴 아메리카'가 상징하는 애국적 요소가 낯간지러운 것을 실토하는 듯 하는 몇몇 장면은 재밌었다.(국가가 너를 원한다! 채권 좀 팔아주세요!) 그럼에도 스티브 로저스가 가진 일관된 애국적 임무에의 신념을 존중하고 그것을 구현해내는 것에 주력한다. 임무에도 연애에도 강직하고 보수적으로 막혀있는 바보 같은 캡틴 아메리카. 그래서 마지막 대사조차도 실로 그답지 않은가.

대체 역사급의 광경보다는 만화적 풍경을 택한 히드라 군단과의 대립도 인상적이다. 레드 스컬의 두상은 좀 지나치게 매끈하다 싶고, 말도 안되는 디자인들의 전차와 해저 병기, 그리고 가히 코브라 군단에 가까운 히드라 군단의 군집력까지(+ 낮은 전투력까지도) 캡틴 아메리카의 촌스러운 복장 디자인만큼 만화적이다. 영화는 애써 코스믹 큐브를 통해 [토르]의 우주와 앞으로의 [어벤져스]로 연결된다. 덤 덤 두간 같은 인물들의 등장에 코믹팬들은 잠시 흥분하고, 하워드 스타크의 등장에 영화 좀 본다고 아는 체 하는 애송이들의 자신감을 부추기는 것이다.

마블의 야심은 당차지만 쿠키로 마지막에 배치된 [어벤져스] 예고편까지 보자면 확실히 이건 영화 감상이 아니라 오락 게임 쾌감의 영역에 가까워졌다. 기대감은 꾸준히 하락중이고, 유희는 놓지지 말자는 예약판매의 기분에 가까운.

 
2010/05/03 - [영화보고감상정리] - [아이언맨2] 또는 마블의 꿈.
2011/04/30 - [영화보고감상정리] - 토르 : 천둥의 신

퍼스트 어벤져
감독 조 존스톤 (2011 / 미국)
출연 크리스 에반스,휴고 위빙,토미 리 존스,헤일리 앳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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