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3. 6. 25. 23:27

음악취향Y ( http://cafe.naver.com/musicy )의 [월간앨범]은 리뷰 컨텐츠가 아닌, 회원 덧글과 의견을 유도하는 앨범 안내 컨텐츠입니다. 기록 차원에서 여기에 작성본들을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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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앨범이 어느새 50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음반 『V』입니다. 아니 그건 아닙니다. 그냥 해본 소리입니다. 암튼 『V』는 이승열의 5월 발매 신작 제목입니다. 그는 지금까지 독집으로써 총 4개의 음반을 냈습니다. 의당 가장 최근의 음반이니 『4』라는 제목이 어울리겠지만, 그는 제목으로 'V'라는 단어를 택했습니다. 누군가는 음반 커버에 흥건하게 찍힌 붉은 액체를 두고 뱀파이어의 'V' 아니겠냐며 진지한 해석을 합니다.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아니면 파충류 외계인이 지구에 찾아왔다는 TV 시리즈에서 따왔거나. 물론 그건 아닐겁니다. 누군가의 해석이 적어도 그쪽 보다는 유력하지 싶습니다.



이승열의 공연을 작년에 보았습니다. 그것도 펜타포트 무대에서요. 여름밤의 흥취와 함께였으면 정말 좋았겠는데 그렇진 않았습니다. 공연 시간은 한낮으로 배정되었고, 야외 무대에서 그는 주옥같은 3집의 노래들이 아닌 단보우를 위시한 악기 편성으로 노래 보다는 연주 위주의 공연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관객들은 '호랑이를 피해 나무로 올라가, 호랑이들이 서로 빙글빙글 돌며 버터가 된 것을 본 소년 삼보'가 되었습니다! 아니 소년 삼보는 이승열 쪽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버터가 되어 녹아버린 것은 아무래도우리 쪽이었으니까요. 비가 오는둥 마는둥 하는 후덥한 기후에 '관객 조련'을 감행한 이승열의 이런 모습이 초심자들에겐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승열은 이 음반을 스튜디오 라이브나 가공의 최소화 등으로 설명하는 모양입니다. 그 때 당시 전후의 시도들을 생각한다면, 제가 생각하기엔 이승열은 공연과 음반의 간극을 지웠다기 보다는 당시를 음반이라는 물리적 형태로 변환시킨 듯 합니다. 마스 볼타 같은 동시대 밴드들의 경향처럼 흐물흐물하고 긴 곡들을, 보컬보다는 이국적인 정서와 의도적으로 만든 튜닝으로 앞세워 청자를 누르는 전반부는 어떻습니까. 보컬이 제법 명료하게 들린다 싶을 때 쯤 아예 핑크 플로이드의 잔향을 데려오는 중반부란...(「fear(don't let it get the best of you darling)」등) 몇몇 사람들은 툴툴하겠지만, 어쨌거나 누군가는 결국 3집을 다시 소환한 「secretly(wouldn't you like to know...) 」가 있는 후반부가 반가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인상이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그렇다고 아예 혁신이나 진보, 실험 등의 상투적인 단어를 들먹일 정도로 들리진 않습니다. 이런 갈래로 갈 수도 있었겠다 싶습니다. 무엇보다 사운드와 송라이팅에 대해 시종일관 진지했던 이승열에게 있어서 말입니다. 여러분에겐 어떻게 들리셨나요? 작게는 「Who?(Fluxux Studio Live)」라는 곡 하나를 발견한 음반, 크게는 재청해야겠다 다짐하게 만든 음반의 너비까지. [130625]



이승열 『V』 케이티뮤직 | 플럭서스 / 2013년 5월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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