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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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언더 더 스킨]

trex 2015. 2. 10. 21:00

뜻하지 않은 대목에서 눈물이 한 줄기 새어나왔다. 차가운 연출, 스코틀랜드의 시린 풍광, 자신의 일들에게 퀭하니 집중하는 사람들, 무엇보다 교류하는 언어인지 배경을 채우는 잡스러운 소음인지 관객의 서정을 건드리려는 음인지 알 수 없는 교란의 배경음악이 가라앉게 만든다. 그렇게 진행되던 극에서 예상치 못하게 (반)인간적인 대목을 접하고 상처가 벌어지듯 시큰하고 찌릿해졌다.


정작 신체강탈(유도)자로서의 스칼렛 요한슨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시점이 뭔가 장르 교과서 법칙과 크게 다르지 않아, 눈물은 더 나오지 않았다. 뒤를 기다리는 광경은 인간의 모습을 띈 신체강탈자가 취하는 우리 입장에서의 낯선 모습, 신체강탈자가 바라보는 그쪽 입장의 인간 행동양상과 자연의 낯섬들. 게다가 상대방을 만지고 육체간의 다름을 인식하는 것이 인류라는 생명체를 이해하는 단서임을 깨달았을 때, 그 단서가 폭력으로 야기될 수 있음을 아는 단계엔 이미 모든게 늦어버렸다는 것을... 어떤 의미에선 잔잔한 파국으로 시작해, 환하게 드러나 보이는 파국으로 마무리되는 셈이었다. 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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