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쥬라기 월드](수정 추가 : 2015.06.13) 본문
스필버그에게 [쥬라기 공원] 프로젝트는 처음엔 [쉰들러 리스트]와 더불어 나는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황금시대의 산물이었다. 게다가 마이클 크라이튼의 원작소설과 맞물려 테크놀러지에 있어 진지한 접근 대상이었고. 그러던 것이 [잃어버린 세계]에 접어들자 이 프로젝트는 일순간에 스필버그의 제맘대로 놀이터가 되었다. 괴수영화 전통의 오마쥬 비슷한 것이 되기도 했고, 아무튼 일종의 놀자판이 된 것이다.
스필버그가 여러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실천하는 가운데 [쥬라기 공원]은 '바빠서 손대지 못하는 프로젝트'로 매번 밀려나기 시작했다. 결국 [쥬만지]의 조 존스턴 감독은 3편을 바보 같이 만들었고, 시리즈는 그렇게 시들어갔다. 다시 돌아온 [쥬라기 월드]는 더 강하고 더 요란하고 무엇보다 1편 즉, [쥬라기 공원]의 적통임을 내내 호소한다. 거대 수각류 육식공룡, 무엇보다 T-렉스가 다시 호령하고 이 수각류의 몸통을 올라타며 공격하는 랩터들의 몸짓과 유인원에 가까운 말도 안되는 지능 등 향수투성이다.
이렇게 1편의 적통을 뽐내고 있지만 - 해먼드 회장의 동상을 보라! - 애써 2,3편을 부정하고 있는 듯하지만 않는다. 특히나 3편의 가족의 해후와 복원이라는 구린내를 반복하고 있으며, 오히려 3편의 존재를 제법 의식하는 표를 내는데 이 영화의 유일한(?) 볼거리인 인도미누스 vs. 렉시 장면에서 스피노사우르스의 골격을 박살내는 대목이 그렇다. 그럼에도 이 요란함 속에선 2편의 쩍쩍 갈라지는 크레인 차량의 유리 같은 스릴하나 안겨주지 못한다.
시리즈의 흥미를 더하기 위해 투입된 유전자 조작형 공룡은 확실히 무리수이고, 여기에 쏟아지는 총탄은 쥬라기 시리즈 답지 않은 풍경이다. 몇몇 대목은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으로 보일 지경. 이렇게 새로운 시리즈의 초석을 다지게 된 셈인데 덕분에 열렬한 공룡 팬들을 등지고 다른 길로 뻗어가게 되었다. 스타로도의 옷이 훨씬 잘 어울리는 크리스 프랫의 어색함을 각인시키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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