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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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Out : 100회차 - 극렬, 박지윤, 알레그로

trex 2016. 6. 20. 11:55

웹진 싱글 리뷰 코너 [Single Out]입니다. 각 싱글 리뷰의 경로는 (링크) / 별점은 고통의 제도입니다.





극렬 「소가 되어」 


많은 이들이 말하듯이 극렬(구 극렬파괴기구)의 음악은 극렬하다기보다는 멜로딕 펑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소는 자본주의 사회 구조 안의 구성원에 대한 빗댐이기도 하도, 씬을 지키는 자신들에 대한 얌전하고 투박한 비유이기도 하다. 그 소박함과 약지 않은 진솔함이 음악에 자연히 배여 있다. 길지 않은 음반의 초반에 대한 작은 불만이 종식되는 중반의 기점이 마침 이 곡이기도 했다. 

★★★1/2

 




박지윤 「O」 


박지윤의 홍대(이런 부정적 뉘앙스로 굳어버린 세태라니) 지정학적 코스프레를 운운하고 눈을 흘기고, 미운 소릴 하던 몇몇 이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도 꿋꿋하게 홀로 증명해 온 수년간의 기록이었다고 생각한다. 꿈자리를 헤매는 듯이 드림팝과 슈게이징 중간의 영토 안에서 발골한 소뼈처럼 굵직하게 자리한 현악은 여린 그의 보컬을 지탱한다. 이른바 포스트-미스틱 시기의 불확실한 앞날을 상징하듯 거무튀튀한 심연을 보이는 듯도 하지만 한결 투명한 청명감도 느껴진다. 

★★★






알레그로 「공전 (feat.짙은)」 


러블리즈는 「Destiny(나의 지구)」(2016)에서 중첩된 짝사랑의 연모 감정에 대해 노래한 적이 있었다. 알레그로 역시 공전하며 맴도는 존재의 아득한 외로움을 짙은의 목소리를 빌어 유사 정서를 보여준다. 현악이 도드라지는 이 곡의 중간 진행은 제법 의도적으로 한국식 어덜트 컨템포러리를 지향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어쿠스틱한 도입부와 마무리는 파스텔식 인장을 잃지 않고 있다. 이게 서로 각을 세우지 않고 나름 완만한 조합을 이루고 있어 흥미로웠다. 직장 생활인과 싱어송라이터를 오가는 한 음악인이 찾은 해법과 성취가 음반 수록곡 여러 곡에 묻어나와 귀가 가는 덕도 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