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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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Out : 104회차 - 맨, 얼스바운드, 원더걸스

trex 2016. 7. 18. 14:45

웹진 싱글 리뷰 코너 [Single Out]입니다. 각 싱글 리뷰의 경로는 (링크) / 별점은 고통의 제도입니다.





맨 「밤 (feat. 정일우)」

 

모던록이 가진 정적 서정과 동적 쾌감을 동시에 수확하는 트랙이다. 혼연일체가 된 모든 파츠는 곡의 진행을 따라 몰입감을 향해 질주하고, 사실상 잘 들리지 않는 정일우의 나래이션과 함께 하는 마무리는 지글거리는 우주의 박동으로 여운을 남긴다. 시즌으로도 밴드의 성장세로도 어떤 적재적소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

★★★1/2


 

 

얼스바운드 「짝」

 

일단 무엇보다 훨씬 더 좋아진 음반 커버... 이제 더욱 마음 편히 대할 수 있는 밴드가 되었다. ‘동지섣달 꽃 본 듯이...’라는 민요 구절이 바로 따라올 듯한 가사 속 토속적 요소의 표방은 숙취의 몽롱함에서 깨어난 이 밴드가 닫은 새 방향을 보여준다. 짧은 구성 안에서도 엉거주춤하다가도 곧장 바로 얼굴을 들이미는 진격은 밴드의 공력이 무엇인지 여실히 증명한다. 2분 남짓한 곡이지만 실제 공연에선 12분이 되어도 어색하지 않으리라. 그만큼 그동안의 이력이 장르를 징검다리 삼아 자신만의 방법으로 도약해 온 여정이었기에 앞으로 더더욱 기대된다.

★★★1/2




 

 

원더걸스 「아름다운 그대에게」

 

원더걸스가 걷는 이 수수께끼 행보는 코너에 몰린 쥐가 고양이의 코를 깨무는 절박함은커녕 전작보다 여유가 더욱 묻어나 있다. 그렇다고 밴드 편성으로 시작했다가 현재 시점엔 [Batwatch] 코스프레질 하는 예시와는 전혀 닮지도 않았고(반대의 경우라고 해도 성격이 다른 듯), 미국 진출기 이후의 표류하는 행보 동안 틈틈이 장르를 잘 흡수하고 왔다는 이론도 성립하지 않는다. 공백 사이에 추출한 이 의기투합은 쩔렁이는 연주와 DJ 프란츠의 편곡 등이 만나 걸크러쉬니 하는 언어 오염투성이를 헤치고 여전히 승승장구다. 적어도 이 곡 안에서의 원더걸스는 아이돌이라는 지엽적 구분을 떠나 자신들의 욕망에 충실하게 만들고 부른 것으로 들린다. 설사 한 순간의 착각일지언정.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