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Single Out : 109회차 - 블랙핑크, 아이오아이 본문
웹진 싱글 리뷰 코너 [Single Out]입니다. 각 싱글 리뷰의 경로는 (링크) / 별점은 고통의 제도입니다.
블랙핑크 「휘파람」
“오빠!”라는 단말마 덕에 잘 쌓아놓은 분위기를 일순 무너뜨리며, 자신들의 위치를 일반 걸그룹으로 격하하는 데 기여한 「붐바야」보다야 좋다. 「붐바야」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불편한 비교의 대상으로 따라오는 레드 벨벳의 데뷔곡 「happiness」(2014)의 부산스러움마저도 다소 닮아있는데 「휘파람」은 808 드럼 머신의 타격감과 절제된 비트로 집중을 요구하게 한다. 2NE1의 잔영은 어찌할 수 없다 치더라도 멤버들을 선배 그룹 구성원과 1:1로 대입시키기엔 상당히 모호하거니와, 수년간의 루머와 더불어 결성의 완성단계까지 개개별로 공들인 흔적은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긴장감 있는 구성을 후반부에 확장하며 자신감 있게 마무리하는데, 물론 독자적인 입지를 엿보았다는 확인보다는 여전히 잘하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수준. 그래도 시작은 썩 나쁘지 않다.
★★★1/2
아이오아이 「Whatta Man (Good Man)」
린다 린델(Linda Lyndell)의 소울 넘버를 샘플링했다고 하지만, 원곡의 주인공이 블루 아이드 소울 싱어였던 만큼 동북아시아의 여성들이 이 곡을 새삼 이어받는 게 그렇게 어색하진 않다. 여기에 아이오아이의 목표는 린다 렌딜을 현재 시점으로 재현한다기보다는, 그녀의 곡을 더욱 끈끈하고 힘있게 다시 불렀던 솔트 앤 페파(Salt-N-Pepa)나 엔 보그(En Vogue)의 계보를 잇는 것에 더 주력한 듯하다. 걸스 힙합풍의 분위기에 닿으려는 노력이었다면, 스투쉬(Stooshe)의 리메이크 같은 예시를 참조했을지도 모를 일이고. 아무튼 아이오아이의 전체 이력 안에서 프로듀스 101 시절의 「24시간」(2016)부터 시작해 아이오아이 자신들의 「Crush」(2016)까지 거치며, 힘 있는 댄스 넘버의 분위기를 연장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세라복을 입은 소녀의 외연은 물론이거니와 꽉 끼는 복장 입은 캐릭터까지 한정된 기간 안에서 다채롭게 재현해야 하는 이 그룹만의 특수한 상황은 이 리메이크 외에도 「손에 손잡고」 같은 싱거운 시즌 넘버까지 감당하게 하지만, 이 곡 안에서는 제법 해낸다. 구구단과 다이아, 우주소녀 등으로 이탈(이라기보다는 어떤 의미에선 정규직 입사겠지만)한 멤버 외의 7명의 구성은 효과적인 역할 부여를 가능하게 했고, 최유정 등의 멤버는 곡 자체는 물론 뮤직 비디오 안에서 주어진 기회를 충실히 이행한 것으로 보인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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