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올해의 음반 - 얼스바운드 (Earthbound) 『Artown』 본문
음악취향Y 선정, 올해의 음반 3위 - http://musicy.kr/?code=choice&cidx=4
얼스바운드 (Earthbound) 『Artown』
얼스바운드는 항상 그랬다. 숙취 후의 고통과 잔영을 애써 음악의 언어로 풀어헤치는 노력, 지난 밤 잠자리의 대상에 대한 미련 맞은 애착의 끈끈함. 이런 정서들이 모여 알듯 모를듯한 가사와 제목으로 하나의 음반으로 구성되었다. 1집이 그랬는데 2집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이젠 2장의 구성이고 당연히 부피든 두께든 커지고 두꺼워졌다. 그런데 여전히 집중력 있는 합주가 있고, 멤버 탈퇴의 난항에도 최강의 3인조는 최강의 2인조로 다듬어졌다. 우려는 종식되었고 기억하고 믿을 수 있는 밴드의 목록은 추가되었다. 심지어 음반 커버 디자인도 훨씬 좋아졌다!
블루스를 기반으로 일부 재즈의 내음을 내포했던 록 넘버들은 2집을 통해 소울풀 보다는 보다 로킹한 면모를 보이게 되고, 사포 같은 개러지 록의 표면도 일부 보유하게 되었다. 여기에 곡의 길이는 늘어지기보다는 다소 날렵해졌다. 충분히 사전 조율과 계산이 되었다는 전제인 듯하다. 그럼에도 라이브에서의 예측불허 공력을 기억하는 이들을 서운치 않게 녹음 역시 밴드의 장점을 비교적 살리고 있다. 언제나 시각과 청각을 주시하게 하는 박성국의 감각적인 드러밍과 어깨가 무거워졌을 법함에도 제 몫을 해내는 김각성의 기타 플레이도 건재하다.
인스트루멘틀에 가까운 연주 위주의 곡들은 장황하지 않으면서도, 장르와 장르 사이의 경쟁을 조율하며 멤버들의 공력을 효율적으로 노출한다. 가장 좋은 것은 두 장의 음반으로 구성된 나름의 방대함에도 끝까지 좋은 들을거리가 기다린다는 점이다. 「짝」, 「My Knee Gee Jam」이 있는 음반의 전반부만큼 「Hip A Hip」, 「어디에나」 등이 있는 후반부 역시 믿고 추천할 수 있는 대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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