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Single Out : 142회차 - 마그나폴, 카프카 본문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마그나폴 「A Big Drag」
한국땅은 록 음악에 대해서도, 제노포비아에서도 앞뒤를 다툴 정도로 척박한 동네인데 마그나폴은 이런 국민 대중들 앞에서 태진아의 「거울도 안 보는 여자」(1990) 같은 넘버들을 커버하며 자신들의 이방인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그런 애쓰는 노력 같은 건 잊어도 될 만치 까슬까슬하고 메탈릭한 트윈 기타와 드럼의 분전으로 돌아온 신작은 더욱 탄탄하다. 블루지하게 능청을 떨다가 휘몰아치는 고전 하드록과 얼터 메탈 사이의 격랑은 어쩌면 미리 점찍어도 좋을 올해의 하드록 넘버의 자리다. 이와 별개로 이방인들의 입지가 곳곳에 도드라지는 한국 헤비록 씬의 앞으로의 풍경은 꼭 짚어볼 만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
카프카 「Killing Myself」
이들이 수년간 트립합으로 지은 구조물을 무너뜨리기 위해 인더스트리얼 중장비가 몰려오는 기분이다. 팝과 록의 교합을 기조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덧씌우는 것을 추구해 온 카프카는 네스티요나와 미니스트리(ministry)의 만남을 주선하는 듯한 태도를 이번에 더욱 뚜렷하게 내세웠다. 그 결과물은 마치 나인 인치 네일즈(nine inch nails)가 『Broken』(1992)와 싱글 「Burn」(1994) 등의 곡으로 지옥의 댄스홀을 달구던 당시 질감의 향수를 자극한다. 앙상하게 뼈대를 드러내는 골조들을 무진장 깨부수는 강철 사운드의 질감과 그 안의 아련함을 발휘하는 팝의 감각기관들... 글을 잡겠다고 무게를 잡고 곡을 재생했을 때 방을 노크하던 이는 이 곡의 주인공을 질문하며, 이것이 매직스트로베리의 그 카프카가 만든 결과물임을 갸우뚱해 했다. 그게 무슨 상관이랴. + 신작의 음반 제목은 당연히 영화감독 김성수의 근작을 상기하게 한다. 물론 난 김성수의 결과물보다 이쪽을 훨씬 긍정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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