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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아이돌스]

trex 2017. 10. 26. 11:09


아이돌 산업의 융성의 속도와 급진적인 방향성의 키는 이제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듯하다.(긍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일본 아이돌 산업의 퀘퀘한 사정은 흥미를 자극하는 구석이 있다. 마치 프로듀스 101의 원형 같은 AKB 총선의 장관이나 중학생 마이너 아이돌을 응원하는 지긋한 장년층의 모습은 서구 관객은 물론 이웃나라 나같은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구석이 있다.



감독 정보를 찾아보니 여성 감독인 것도 그렇고, 작품 중반마다 나오는 페미니즘 연구가의 언급들도 그렇고 작품이 제기하는 문제들은 희망과 착취, 소비라는 아이돌 산업 전반이 민낯들을 건드리고 있다. 그런데 아주 본격적으로 깊이 들어가지는 못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이들의 유사 AV 산업으로의 흡수나 가해자로 돌변하는 팬덤의 폭력성 등의 문제 같은 것들...



결코 사랑하고 응원하는 대상과 연애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는 팬 - 이 작품은 코지라는 인물로 대표된다 -, 그리고 데뷔라는 기회를 위해 차근차근 밟아가며, 자신을 아이돌을 넘어선 아티스트로 오기있게 증명하려는 인물 - 이 작품에선 리오라는 인물로 대표된다 -, 이런 코지와 리오의 기이한 유대와 애착 관계를 보는 시각은 다소 응원과 애정의 기운도 느껴질 정도다.



작품이 가는 방향은 저출산과 결혼과 연애를 하지 않는 세대의 탄생을 근심하는 일본 사회의 투영인데, 아이돌 산업을 통한 문제제기다보니 조금 무리인 듯한 느낌도 든다. 각각의 대목들이 보여주는 흥미 본위의 구경거리와 한숨 섞게 만드는 서늘한 광경들이 짚어내는 문제적 장면들은 의도는 알겠으나 적절한 진단은 못 내린다는 인상이 강했다. (이 작품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지적과 해걸이 아닌 풍경의 전시인 것도 잘 알겠으나)



다만 러닝 타임 90여분간 관객들과 의도치 않게 정서적 유대를 형성해버린 코지와 리오에겐 흐릿한 응원과 구호를 외치게 되는, 그건 사실이다. 아 물론 징그러움이 쉽게 씻겨내리진 않지만.



+ 넷플릭스로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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