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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 엔드게임]

trex 2019. 4. 27. 08:23

 

- 스포일러 비슷한 그 무엇이라도 하나 이상은 있어요 -

엔드게임의 엔딩 크레디트엔 영화 팬들에겐 실망을 줄, 그러나 시리즈를 일구어 온 케빈 파이기의 자긍심이 서려있다. 수많은 캐스팅과 (비록 덜컹거림과 요철의 맞물림이 완벽하지 않은) 연계를 만들어낸 성과가 정말 가능했음을 남들에게 과시하는 자부심은 말리기 힘들다. 그럴 만도 했고 정말 그는 그걸 해냈으니까. 그래서 보여주는 것이 배우 싸인 전시회라니 하하. 거대한 조크 같다.

예상은 했지만 엔드게임은 본래의 스토리라인과 인피니티 워에서 파생된 일들을 수습하는 것은 물론, 그들 자신이 이름 붙인 ‘인피니티 사가’의 매듭을 짓기 위한 노력으로 후반부에 바쁘다. 그래서 알게 된다. 왜 토니 스타크에게 하워드 스타크와의 포옹 장면을 넣어주고, 같은 시간에 크리스 에반스가 페기에게 창밖 너머 미처 다가가지 못하게 연출했는지를. 각자에게 어울리는, 그러나 결국엔 [아이언맨 1]부터 이력을 따라온 이들에겐 슬플 수밖에 없는 약속된 인사를 건넨다. 그거에 비하면 웃음 양념꾼으로 자리 잡힌 토르에 대해선 작별 인사도 계승도 말해주기 힘든 어정쩡함을 생각하게 된다.(배우 자신은 계약만 맞다면 작품을 더하고 싶다는 의견도 내비친 듯)

피날레의 액션은 정말 약속된 것이었지만 가히 장관이긴 했다. 사람들의 숙원이었던 코믹스에서나 가능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벌어진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일찌기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서 기대했던 그 모습 그대로다.(더 많은 캐릭터와 더 많은 전투! ㅎㅎ) “모두가 정말 다 나온다!” 자체인데, 배우 대비 시간 할애 / 캐릭터 대비 시간 할애에 대해서 연출진들이 얼마나 고민했을지도 보이고 다음 사가를 이어갈 캐릭터들의 시간을 줄이고 올드보이에게 얹어줄 배려가 훤히 보이는 대목이라 쓴웃음도 나온다. 캡틴 마블은 어쩔 수 없이 기계 신이 되고, 인피니티 워에서 온갖 수려함을 발휘한 닥터 스트레인지는 엔드게임에선 그런 수려함을 발휘한 시간은 안배되지 않는다. 몸싸움은 캡틴이 하고 희생은 토니가 해야 하니까! 어차피 가디언즈들은 바보들 집단이니까!

이 와중에 여성 캐릭터들이 한데 모여진 인위적인 시대적 스틸을 만든 것은 그나마 괜찮으나, 루소 형제는 소울 스톤의 행성에서 나타샤의 희생을 야기한다. 이것은 전편 속 가모라의 운명에 대한 대구 같기도 하지만 그것은 절묘하거나 서사적 맥락으로 설득력을 가지기 보다는 아주 순수한 불쾌함을 안겨준다. 모든 나쁜 영화는 속편에서 그 나빴던 것을 답습한다. 조폭 마누라 시리즈처럼.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백 투 더 퓨처 2], [드래곤볼] 같은 귀여운 일들이 벌어지고 [에이지 오브 울트론] 보다 요란하면서도 말이 되는 장면들을 위한 헌신이 가득하고 장대한 3시간 짜리 인피니티 스톤의 마지막 장이 막을 내린다. 이제 새로운 이야기....이나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들은 또 새 시즌에서 이어질 것이다. 한쪽 팔을 다친 헐크는 복귀해 새로운 세대를 어떻게 지원할 것이며, 블랙 위도우의 솔로 영화는 어느 시점을 다룰 것이며, 완다는 정말 폭스사에서 넘어온 캐릭터들과 조우해 ‘코믹스에 나온 그 사건의 참극’을 재현할 것인지, 보기 싫은 호크아이도 계승이라는 것을 할지, 가디언즈들은 제임스 건과 다시 만나 씨발... 아무튼 세세한 것들은 어떻게 열릴지. 아무튼 마무리 시점 몇 시간 후의 상황에서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은 시작한단다. 하하.

굿바이 토니. 솔직히 좀 눈물이 맺혔다. 정말 특별하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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