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9. 4. 28. 18:35

딕 체니가 워터게이트로 인해 대통령직을 사임하는 닉슨의 TV 입장 발표를 본다. 딕은 조소를 한다. “지가 설치한 도청장치에 대해 지가 까먹었다고?” 그렇게 미국 역사에서 가장 최악의 대통령 중 하나가 역사 뒤에 퇴장한다. 그런데 그때 딕은 몰랐다. 우리도 몰랐고요. 훗날 딕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최악의 부통령으로 등극한다. 주니어 부시의 등을 입고 세상 위에 다시 등극한 딕은 모든 것을 장기짝으로 보았고, 그의 장기짝 놀이에 중동에 참전한 병사들은 수없이 죽어나가고 생존한 이들은 징후를 안고 지울 수 없는 피멍이 든다. 국제 정서는 참상 일변도로 엉망이 된다. 그래도 죄책감은 없다. 악이라는 게 별게 아니다. 모른 척하거나 아주아주 당당하면 된다. 이런 역사 속 인물들을 한반도 국민이라면 다들 몇 명 이상은 알지 않나요?

아담 맥케이의 전작 [빅쇼트]엔  모기지론의 붕괴로 인한 세상의 균열을 보여주었다. [바이스]엔 보다 판을 크게 벌인다. 여전히 과시적이고 효과적인 편집은 여전하고, 속속 눈와 귀에 들어오는 정보도 난이도가 낮은 편... 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볼 때처럼 미국과 행정과 정치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고, 붙잡힌 사람들은 고문당하고 있고 아주 먼 곳에서 권력자들은 책임감과 폭넓은 거리감을 유지한다. 엔딩 크레디트가 지나가서도 아담 맥케이는 안심이 안 되는 모양이다. 오바마 시대가 개막되는 시점에서 극은 막을 내리는데, 감독은 안심이 안 되는 모양이다. 당연하지. 지금은 트럼프 시대니까! 또 이상한 놈들이 세상을 엉망으로 만들까 봐 단속을 한다.

+ 그런데 아담 맥케이는 전반부와 후반부를 통틀어 이상하게 젊은 여성들에 대한 고정적인 편견을 편향적으로 드러낸다. 클럽을 즐기는 여성, [분노의 질주] 새 예고편 봤어? 기대된다 ㅎㅎ 라고 말하는 여성, 이렇게 세상에 무관하게 등을 진 사람들 = 젊은 여성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아주 불편한 디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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