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9. 5. 23. 15:38

같은 최민식 영화인데, 왜 [명랑]은 천만 관객을 끌여들이고 [대호]는 확실한 외면을 당했을까. 대호의 호랑이 CG가 엉성하고 작품의 후반부나 늘여진다는 인상을 줘서? 일단은 그럴 수 있는데, 호랑이라는 동물을 화면 안에서 담으려는 노력은 일단은 확실히 [최종병기 활]의 성취보다 진일보 했고 [대호]의 후반부가 [명랑] 전체의 완성도보다 처지는 구석이 있는지도 갸우뚱하다. [대호]는 박훈정 감독에게 [신세계] 같은 경험을 선사하지 못했지만 훗날 그가 [마녀]로 인해 숨통을 내쉴 수 있게 되었으니 아무튼 감독에게 허락된 운명은 오락가락의 순환인가.


그가 [대호]를 비롯한 여러 작품들에서 인터뷰를 통해 토로하는 '여성 캐릭터를 잘 모르겠다'는 입장은 언제나 내내 걸리는 대목이다. 연구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의 토로일수도 있지만, 노력과 시도를 애초에 내버린 것은 아니었는지. 아무튼 그만큼 [대호]를 차지하는 이야기들은 실사와 세트, CG가 뒤섞인 지리산의 풍광과 한 대상을 반 평생 천착하다가가 이로 인해 극적으로 산화하는 남자들의 서사다. (요즘 도드라지는 이력을 보여주는 라미란 같은 배우들이 여기서 그저 지나가는 연기를 할 수 밖에 없는 한계들이 명확하게 보인다)


이런 것을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듯한 사람인 최민식을 비롯, 싸나이픽처스의 단골 출연진들이 의기투합한 촬영 현장, 여기에 늑대 떼들이 소년을 물고 끌고 가는 장면의 비유, 노쇠했지만 강하기 그지 없는 늙은 호랑이가 일본군을 압도적으로 제압하는 대리감정 투성이들이 팍 박혀있다. 관객에게 복잡한 심사와 판단력 보다는 쉽게 주입되는 이야기를 목표로 작성한 듯한 감독의 시나리오는 [대호]가 어떤 영화인지 감상중에도 '어떻게 이 영화에 대해 적어야할지 미리 작성이 되는 기분이구나'를 선사한다. 


그래도 나름 음악과 늙은 남자와 사라져간는 모든 것의 메타포가 되어가는 늙은 호랑이의 운명을 그려낸 연출엔 야심과 힘이 스며있다.


+ 넷플릭스에서 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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