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관상] 본문
한재림은 [우아한 세계] 이후 눈물을 짓는 부성의 대표 상징으로 송강호 이외의 대상을 상상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관상]을 포함, [효자동 이발사] 등에서 울먹이고 시대의 뒤안길에서 울컥하는 부성을 상징하기엔 송강호만한 적자가 없는 모양이다. 그게 어디 한재림 감독만의 공감대는 아닌 모양. 이준익 역시 영남권 어투를 쓰는 기이한 이 씨 조선 영조 역에 송강호를 쓴 것을 보면 송강호 자체가 믿음직한 치트키인 것은 분명하다. 근 몇 년간 [관상]과 유사한 역사와 개인의 딜레마를 표현해 온 송강호에겐 어쩌면 [사도], [택시운전사], [밀정] 등은 - 여기에 심지어 [기생충]까지? - 유사한 맥락의 연속이었을지도?
그래도 모든 작품에서 비슷한 송강호를 반복하는 매너리즘이 분명 존재함에도 한편으로는 그런 매너리즘을 타파하는 것 역시 송강호 본인의 역량이라 할 수 있다. 역사의 풍랑 안에서 아들을 먼저 보낸 애비의 절규는 [효자동 이발사]의 울분과도 다른 의미의 절규였다. 디테일과 음의 고저 등 모든 것들이 송강호라는 연기자가 보여주는 다채로운 채색을 대변해주는 차별화된 역량이기도 한 셈이다. 그럼에도 극 초반에 웃음과 잔재미를 안겨주는 당 과정을 먹여주다가, 후반부 김종서와 수양대군, 한명회 등이 엉킨 조선사의 파고 안 비극으로 치닫는 극의 구성은 극히 전형적인 송강호 무비로 보이게 한다. 송강호를 믿으니 웃음을 밀 수 있고 눈물도 밀 수 있는 연출과 제작 투자인 것이다.
그래도 그럴싸하게 맞는 캐릭터를 받은 이정재도 발견할 수 있고, 본의 아니게 하루 차이로 극장에서 [엑시트]로 재회한 조정석 등의 연기가 한재림의 영화를 나이든 영화로 비치게 하는 것을 막아준다. 나름의 선방이다.
+ 넷플릭스에서 시청
+ 김혜수의 캐릭터는 근본적인 한계로 똘똘 뭉쳐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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