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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trex 2020. 1. 9. 13:27

초반에 왜 이렇게 진행이 바빠보이지 싶을 때부터 우려는 들었다.  [깨어난 포스]가 새로운 젊은이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표현하는데 시간을 소비하느라 어쩔 수 없었을 것이고, [라스트 제다이]가 그 가능성을 바탕으로 잠재력을 발현하는데 시간을 소비할 수 밖에 없어서 그런 것일테다 싶었다. 결국은 [새로운 희망](인재를 발견하다), [제국의 역습](수련하고 배우고 복귀하고, 전체적으로 약간의 어두운 암운을 깐다)의 이야기를 반복하는 셈이다. 우리는 그것을 이미 짐작했고 이미 루카스 본인이 프리퀄에서 반복했음을 학습했다. 그 학습 덕에 밀린 이야기를 쌓아둔 3편에 들어서 진행이 빨라지는 것도 이해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도 굉장히 조급해 보이고 좀 불안해 보였다. 그냥 그럴 수 있다고치자.

그런데 서두부터 좀 뜨악하다. 그 바쁜 호흡의 근원이 펠퍼틴의 재등장 때문이란다. 그런데 왜요? 그게 그렇게 정당한 이유인가? 독립적인 젊은이들의 새로운 사가라는 조그만 기대를 저버리고 설마...설마 실상 9부작 내내 스카이워커 집안, 공화국의 타락 이야길 반복할 셈은 아니겠죠? 마음의 암운이 막 드리우려 한다. 펠퍼틴은 제국의 부활은 물론 최강의 전력과 수많은 지지자들을 기반으로 다시 일어선다. 그 수많은 자본과 인력은 다 어디서 수혈을? 은하계의 자본주의와 인구증가 관련한 정책은 지구인의 상식으로 이해가 안되는 모양이다. 아무튼 넘어가야겠다. 

슬슬 알게 된다. 왜 펠퍼틴이 부활했는지에 대해 J.J.식 서사와 설득에 의하면 그게 등장인물 중 누군가에게 '그놈의 부계 혈통과 이름'을 지어주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맙소사. 그게 그렇게 중요했던 모양이다. 그 계승 문제는 그 성씨 문제가 펠퍼틴으로 최종 결정이냐 스카이워커로 최종 결정이느냐의 당락을 결정지을 문제로 9부작 내내 중요한 테마였던 모양이다. 정말요? 네? 스타워즈 세계를 80년대 처음 접해서 따라온 나로선 그게 그토록 중요한 문제인 것을 몰랐다. 이제야 알았다. 

은하계 변두리 어딘가에서 또다른 소년 소녀에게 태어날 포스를 긍정했던 [라스트 제다이]의 비전을 당연히 계승하지 않고, 그렇다고 감독 본인이 맡았던 [깨어난 포스]의 화법과도 다르다. 성급하고 무거운 과제들이 산재한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엔 시리즈 최강의 우주쇼와 시리즈를 대망라한 도의가 깔린 피날레가 기다린다. 누구나 쉽지 않았을 일이다. 그러나보니 심사는 복잡하다. 픽픽 쓰러지는 트루퍼들은 [제다이의 귀환] 재현인지, 키스를 왜 굳이 넣는지, 이것은 J.J.의 [나의 은하계 문화유산답사기]이고 그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인가 싶고, 이 바쁜 와중에 그래도 다들 차곡차곡 포스와 '저항'을 꿈꾼 덕에 이런 마지막 전투는 가능하구나 하는 짧은 감동을 느낀다. 그 정도면 양호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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