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본문

영화보고감상정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trex 2020. 1. 18. 16:45

시대가 금기한 제도적 장치에 묶여 사랑과 열정이 예고되었으나 닫힐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의 관계는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라는 예정된 진행 외에 작품이 이야기할 수 있는 대목들이 있을까 궁금해질 때, 작품은 대답을 한다. 그것도 풍성한 주제의 제안과 암전이 내려앉은 객석에서도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 침묵의 시간을. 예정된 운명의 차원을 넘어선 누군가를 사랑하고 마음을 새긴 후의 항구적인 감정의 영속성. 이 불멸의 문제에서 예술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는다. 사랑하는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응시와 창작자와 뮤즈 사이의 권력의 문제, 주체와 객체, 그리고 넓게 보자면 서구 미술사의 한 순간. 무엇보다 여성은 창작사로서의 권능과 입지를 언제쯤 차지할 수 있게 되는가? 그것을 인정하고 허락하는 권력 자체의 온당함을 묻는다.

쌓인 질문과 여운에 깊게 홈을 파게 하는 비발디 협주곡 2번 사단조, 작품번호 8번, RV. 315 "여름" - iii. 프레스토가 영상과 색채와 더불어 길게 남는다.

'영화보고감상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치지않아]  (0) 2020.01.23
[더 킹 : 헨리 5세]  (0) 2020.01.14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0) 2020.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