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20. 4. 17. 00:13

실패를 예견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은 얼마나 고통인가. 선대가 물려준 가난이라는 유산, 그리고 겨우 들어올린 인간적 삶의 바탕을 모조리 앗아간 은행 자본. 이 모든 것을 제자리로 놓고 복원하고자 하는 노력은 애초부터 파탄을 예고한다. 은행 강도라니. 타인의 재산을 획득하고자 내미는 총탄은 다시 자신들의 뒤통수에 돌아오기 십상인 일이다. 불황을 대변하는 담보대출 광고 문구와 이제는 내라막길의 행보로 쇠락한 정유 산업, 이 토양 위에 21세기의 서부 영화 회고가 만들어진다. 결국은 매듭을 지어야하는 마지막 대결도 교과서적으로 보는 이를 기다린다. 이런 장르 어순에 대한 가벼운 변주도 용납한다. 어디까지나 멸망한 총잡이 사나이(들)의 쓸쓸함은 극단적으로 충실히 재현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의 토미 리 존스의 위치를 대신 차지한 듯한 제프 브리지스의 호연도 좋다. 이 배우는 남은 배우 인생을 이 내라막길의 장르를 여전히 수호하며 문지기 역할을 자임할 모양이다.

'영화보고감상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산의 부장들]  (0) 2020.04.21
[로스트 인 더스트]  (0) 2020.04.17
[킬링 디어]  (0) 2020.04.13
[아메리칸 스나이퍼]  (0) 2020.04.12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