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블랙 미러] 시즌 3 본문
지난 시즌들보다 볼륨을 늘었고, 이야기의 완성도도 다소 상향되었다. 사람들에게 평가가 좋았던 <왈도의 전성시대> 에피소드가 내겐 그저 태만하고 평이했던 현실 비판 에피소드였는데, 이젠 블랙 미러 특유의 근미래 배경 비관론의 톤은 각각 완성도를 가지게 되었다. 물론 그 톤을 가장 잘 지킨 <보이지 않는 사람들> 에피소드가 평이한 수준이었고, <샌 주니페로>는 이 프로그램을 지지할 세대들이 제일 호응했을 이야기였다. 레트로 취향 자극에 퀴어 서사, 그리고 블랙 미러가 고집스럽게 가지고 있는 비관의 톤을 탈색하게 해주는 색채를 가진 덕이다. 물론 이 희망적인 이야기에도 현대 기술이 가지고 있는 윤리적 딜레마가 숨지 않고 스며들어 있다. 각 에피소드 별로 인스타그램, 정부 백도어 프로그램, 난민 차별, 성윤리 등을 두루두루 비판한 블랙 미러의 폭넓은 모두 까기 정신답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동물적 에너지를 발산하며 살라는 촉구(<추락>), 시즌 2를 연상케 하는 영겁의 고통을 모른 척 한 채 무간지옥과 한 겹의 차이인 삶을 살거나(<보이지 않는 사람들>), 모든 것이 와해된 파국의 마무리(<베타테스터>, <닥치고 춤춰라>)를 맞이하거나 블랙 미러식 장기인 찝찝함은 여전하다. 그에 비하면 인류 최악 수준의 참극을 보여주면서도 희망을 단초를 보여주는 <미움받는 사람들>은 인상적이다. 이런 결론을 위해서는 웬만한 장편 영화 한 편 정도의 볼륨과 야심은 필요하구나 하는 실감도 든다. 덕분에 다음 시즌이 부쩍 기대되었다.
+ 그렇지만 이후에 나온 스페셜 에피소드 <밴더스내치>가 욕심의 수준에 비해선 그냥 범작에 머문 것을 보면, 여전히 에피소드의 완성도 들썩날썩함은 태생적 한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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