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Single Out 304, 305회 - 페이버, 문선, 신해경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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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버 「Closure」
무료와 공허에 위치하는 음색으로 들리던 첫인상을 지우는 것은 인상 좋은 음색과 기교와 역량의 감지다. 좋은 알앤비 싱어의 발견, 폭발이 목적과 수단이 아닌 전달자의 역할과 연출자로서의 주도력이 있는 다채로운 인상을 잘 전해준다. 곡의 만만치 않은 길이의 반 이상을 시작부터 끝까지 변화가 있는 기타에 양보하는데, 그게 뺏겼다는 생각을 주지 않는다. 인상적인 프로듀싱을 안고 제공된 연주와 곡의 구성이 들려주는 변화의 양상이 듣는 감상을 깊게 파헤친다. 음반의 라이너 노트 등을 다시금 읽고 기억하게 하는 곡. ★★★1/2
문선 「줘요 (feat. 서사무엘)」
단조롭게 들렸던 드럼머신의 비트와 부유하던 루프에 날리던 목소리는 무료한 인상을 주는 줄 알았는데, 레이어의 겹이 덧씌워진 세밀한 감정선이 한 줄 끼어 있었다. 뿅뿅 박히는 옛 일렉 사운드와 전달하는 가사엔 알고 들으니 나름의 구애의 몸짓과 절박함이 있더라. 갈구와 절창만이 듣는 이들에게 음악 대접을 받던 [나는 가수다] 시대는 이젠 퇴장이 반가운 그때의 일이 되었다. 이런 것이 지금 시대의 멋짐이라는 것을 설명하기는 참 쉽지 않다. 상관없다. 알아 듣든 말든 사운드는 별의 군집을 형성하며 어느새 근사한 은하계를 만들어내고 있으니까. ★★★1/2
신해경 「그대는 총 천연색」
유년 시절 고 김정흠 박사의 교양 도서 [과학의 파노라마] 시리즈는 내게 “사람은 하룻밤에 실은 대여섯 번의 꿈을 꾼단다”, “꿈은 보통 흑백으로 나타나지만, 사람에 따라선 컬러의 총천연색으로 보일 때도 있단다”를 내게 가르쳐준 책이었다. 연모하는 그대의 모습이 총천연색으로 기억되는 꿈의 밤이 화자에게 어떤 의미일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것도 여전히 저편에서 들려오는 아련함으로 일관한 신해경의 목소리라면 더더욱. 실은 「모두 주세요」(2017)로 그의 목소리를 처음 인지했던 당시의 곡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감상과 완성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감상 하나로 본작에 대한 좋은 감정을 덜어낼 생각은 없다. 여전히 공간과 환상성을 동시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녹음, 일렁이는 기타로 만든 그만의 드림 팝, 무엇보다 황홀경이라는 최종 목표만을 향해 만든 듯한 곡의 만듦새와 무엇보다 보컬까지. 이번 작품 역시 이런저런 세공의 정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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