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Single Out 307회 - 코토바, 펜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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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바 「Reyn」
박자를 쉽지 않게 쪼개면서 한편으론 그 나뉜 것들을 일렁이는 물결 안에서도 재조합하는 기량은 여전히 강점을 드러낸다. 일군의 매쓰록 밴드들이 지닌 날 서린 정교함과 때론 과시적 면모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음반에서 비교하면 더욱더 감성적이고 멜로딕하게 들린다. ‘의미 없음’을 반복되는 가사 안에서도 강조하지만 전작 『언어의 형태』(2019)의 표제를 생각해보게 된다. 이건 결코 ‘무의미’를 표방하는 자세가 아니라 명백히 연주의 행렬과 위세 안에서 흘린 듯이 들리는 메시지 속에 듣는 이들이 무언가를 잡길 바라는 역설의 태도로 들린다. 마른장마의 불편함이 지속하는 한 해 속에서 다브다와 더불어 소중하게 듣는 음반의 존재. ★★★1/2
펜토 「어쩌면 우리 서로에게 모든 걸 다 바쳤을지도」
「New York Doll」(2010)의 한 귀에 쏙쏙 들어오는 사운드와 펜토의 래핑이 선사한 차가운 간지는 생각해보면 새삼 과거사다. 과거, 만시지탄 이런 앓는 소릴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와닿는 곡이다. 뚜렷하게 들리는 반복하는 비트는 지난 타임라인을 묘사한 시계추처럼 들리고, 음악인으로서의 자존과 위축이 동시에 파고드는 가사는 속이 쓰리게 닿는다. 새삼 꺼내는 이런 솔직한 토로는 청자를 숙연하게 만들고, 후반부의 건반은 화자와 상대에 대한 관계는 물론 한 시대에 대한 종언으로 들리는 차분한 비통을 느끼게 한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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