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Single Out 314 / 316회 - 킬카이져, 담예, 씨피카, 루즈마이베이비 본문
musicy.kr/?c=zine&s=1&gp=1&ob=idx&gbn=viewok&ix=7228
킬카이져 「Partisan」
순수한 강철 사운드에 대한 열의로 진행되었던 <2019 문래메탈시티 – MMC ironman special!>이 거의 정확히 1년 전의 일이다. 알다시피 시국으로 인해 취소한 2020 문래메탈시티 등 도처의 박탈감은 설명하기에도 지친다. 이것이 장르에 대한 신의 심판이라면 차라리 입 다물 일인데, 우린 그 대가의 이유를 알기에 이 지속적 진통은 제법 가혹하다. 당시 킬카이져는 Sodom, Slayer, Sepultura 등의 단골 커버 라인업을 불렀고 이들의 커버 목록 중 하나인 Metallica는 한편 신작 『S & M 2』을 발매했으니 어떤 밴드는 이력을 추가했고, 어떤 밴드는 첫 싱글을 발매했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커버를 통해 앞 밴드들의 혈통임을 드러낸 이들의 곡은 신인 밴드/직장인 밴드 어느 쪽 명칭을 넣어도 놀라움을 덧붙일 수 있는 완숙하게 스래쉬 메탈의 장르적 특성을 과시한다. 베이스와 칼칼한 보컬로 무대 위 앞장 서 있는 김형준, 기타 리프와 드라마틱함을 형성하는 솔로의 김용현, 평판이 자자한 하승민의 드럼까지 4인조는 본작의 빼곡한 조합을 여실히 입증한다. ★★★1/2
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242
루즈마이메모리 「I’m So Okay」
메탈코어가 되고 싶었던 이모코어는 감성적인 흐름으로 유유히 진행한다. 단조롭고 흔한 인상으로 스쳐 지날 수 있었던 구성에 리프와 리듬이 지속해서 변모하며 수혈을 하는 시도가 가해진다. 시끄러움과 파열을 유도하는 위악을 가미할 필욘 없겠으나, 선 굵은 인상을 남기는 욕심 정도는 다음엔 괜찮을 듯. ★★1/2
씨피카 「Déjà Vu」
비트와 소스를 유려하게 배치하는 노력이 더해진 일렉트로니카 장르에서 보컬은 간혹 의도적인 비인간(또는 포스트-휴먼)인 인상을 위해 객체화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씨피카는 자신이 프로듀싱을 맡은 공정에서도 스스로 도드라진 음색의 보컬리스트임을 잃지 않는다. 때론 황량하게 연출된 이 세계 속에서 그는 진심 있게, 깊게 노래와 서사를 전달한다. 보컬의 녹음에 있어 명료함과 울림의 수치를 공정상 음악감독으로서 꽤 중시한 게 들린다. 기다릴만한 이름의 신작이며, 이번에도 수긍할 수 있었던 작품. ★★★★
담예 「영업종료」
<직방>, <다방> 앱으로 찾은 도심 속 내 보금자리 방세를 위해 <알바몬>, <알바천국> 앱으로 소수문해서 찾은 일자리로 생계를 지탱하는 현 젊은이의 생활 감각이 새삼 와닿는 넘버였다. 일상성, 아니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 홍상수)이 세상에 나왔을 당시 식자들이 말버릇처럼 뱉던 그 일상의 예술적 장식 말고 생활이 재료가 되어 바로 뱉어지는 그 사변적 감각과 가사. 그게 젊은 이 블랙뮤직 음악인이 만든 결과물이다. 식도를 지나치게 뜨겁게 데우며 목으로 넘겨질 끈적한 초콜릿 보단, 자판기에 바삐 뽑아 마신 어중간한 온도의 핫초코를 닮은 음악. 중후반의 훵키한 무드와 기타는 무대 위 여러 악기를 매만지던 그를 꼭 빼닮은 매듭이었다. ★★★1/2
'음악듣고문장나옴' 카테고리의 다른 글
Single Out 314 / 317회 - 공중그늘, 예람 (0) | 2020.09.21 |
---|---|
Single Out 313회 - 루시, 임금비 (0) | 2020.08.24 |
Single Out 312회 - 장명선, 전유동, 크램 (0) | 2020.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