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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나인고고클럽의 10월을 위한 글들 (1) - 탐쓴, 헤이맨, 켄달 & 김이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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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나인고고클럽의 10월을 위한 글들 (1) - 탐쓴, 헤이맨, 켄달 & 김이로

trex 2020. 12. 4. 16:10

지난달부터 대구 로컬 대중음악 웹진(및 관련 활동 단체)인 빅나인고고클럽 에서 글쓰기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기회를 얻었으니 좋은 산출로 답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회차 다섯개의 글 중 현재까지 공개된 3개의 글입니다. (공식 블로그는 여기 : bigninegogoclub.tistory.com )

탐쓴 – 83타워

내게 이웃 고장 대구 하면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는 한때 ‘우방랜드’였다. 시대의 뒤편으로 퇴장한 그곳 이후 내가 모르는 사이에 시절을 품은 83타워는 사연을 안은 채 지금 대구에 솟아 있는 모양이다. 이 곡에 참여한 음악인들의 고양과 각지 다른 톤의 언어들이 교차하는 광경을 보니 이곳은 어쩌면 한국의 Compton인가 하는 작은 경탄을 뱉었다. 매혹적인 스킬보다는 전통적인 정공법이 도드라진 이 음악인은 여전하고, 그 베이스 위에 곡의 나머지를 수놓으며 곳곳에 ‘찢는 순간’을 자주 연출하는 피처링의 면모와 캐릭터들이 좋다. 여기에 강강술래와 유에프오를 언급하는 낭만적이고 재치 있는 발상도 나름 수훈갑. 

 

 



헤이맨 – getsby

뮤직비디오 속 영상의 세팅과 캐릭터 만들기는 여실히 ‘잘 나가는 나와 우리’라는 이미지를 지키고 있다. 이것을 표현하는 락킹한 기타와 쾌청한 보컬, 댄서블한 촘촘한 비트는 3인조라는 간략한 구성에도 밴드 음악이자 클럽 음악을 이들의 정체성을 효율 있게 탄생시킨다. 무대 위 주인공을 향해 열광하는 듯한 인파나 한순간 몰려왔다가 순식간에 물러나는 파도처럼 소멸하는 듯한 코러스 부분의 편집이 인상적이다. 예. 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인가요. 프로필과 영상 안에서 도저히 시선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드러머 공탄의 찰랑대는 머리결을 닮은 트랙. 


켄달 & 김이로 – save you

양화대교는 자이언티의 가사로 가족의 유대를 온기로 대변하게 된 지표가 되었다. 반면 김이로의 착상을 낳은 마포대교 위 밤하늘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평소에도 은근히 지탄을 받았던, 자살 방지 문구에 대한 반발이려나 마포대교는 온정보다는 아득히 보이지 않는 청춘의 앞날을 상징하는 비유가 된 것일까. 김이로의 프로듀싱은 그 아연함을 직접적으로 대변하기보다는 멜로딕한 서정성으로 대치하는 듯하다. 두 젊은 음악인들이 찾는 삶의 구원을 향한 방향성을 향한 모색의 태도. 켄달의 평이하게 들리는 서술에도 사운드 메이킹의 설득력은 잘 전달되고 있다. 

 

-> 다음 편 포스팅에 등장할 로스오브인펙션과 라이브오 편은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