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빅나인고고클럽의 10월을 위한 글들 (2) - 로스오브인팩션, 라이브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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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나인고고클럽의 10월을 위한 글들 (2) - 로스오브인팩션, 라이브오

trex 2020. 12. 10. 14:42

이번 회차 다섯개의 글 중 남은 2개의 글 마저 등록합니다. (공식 블로그는 여기 : bigninegogoclub.tistory.com )

 

로스오브인펙션 - Black earth

멜로딕함이 좀체 들어갈 틈 없는 장르적 사운드의 특성에서나, 태생부터 추구하는 절멸의 기운과 사타닉의 경향은 블랙 메탈과 더불어 데스코어가 다수의 음악 팬에게 친근함을 주기엔 무리임을 들려준다. 이런 척박함이 이 밴드의 위상과 로컬 속 독자성을 설명하는 속상한 아이러니. 북유럽 쭉쭉 뻗은 신림들은 화면 안에서 심란하게 수려한데, 한국의 수풀은 뮤직비디오에서도 좀체 분위기를 살리기 쉽지 않다. 그래도 녹음부터 촬영까지가 고군분투였음은 말할 나위 짐작이 간다. 다운 튜닝으로 일관한 사운드와 기류를 조성하는 브레이크다운은 이런 사운드가 단순한 발산과 쾌감이 목적이 아님을 드러낸다. 시종일관 창백함이 도드라진 연출과 예의 블라스트비트는 어둡게 조성한 세계관의 질감을 실감하게 한다.


라이브오 – 우리 딸에게

인지 없이 유튜브 채널에 쌓인 커버 목록을 보고, 고정된 인식으로 사소한 실수를 할 뻔했다. 아쟁 연주가 소박하게 내려앉은 반주 위 청명한 피아노, 여기에 싱어송라이터의 보컬이 진행되니 국악기와 동요풍의 무드가 온화하게 청자를 맞이한다. 다소 시대착오적인 ‘어머니의 희생적 삶에 대한 모성 찬양’이 아닌, 시절을 차곡차곡 밟아오다 때론 교차하며 닮아가는 세대의 시선 이야기다. 게다가 그걸 음악 언어로 풀어낸 ‘어쩌면 제삼자’인 창작자의 너무 표 내려 하지 않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당연한 언급이지만, 이건 그간 쌓인 커버 목록이 되려 무색한 결과물이다. 


-> 다음 업데이트는 한 겨울이겠네요.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