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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어 윌 비 블러드]

trex 2021. 10. 14. 09:58

원주민들을 몰아낸 영토 위의 땅과 바위를 케며, 획득한 검은 물을 부와 자본으로 치환해 성장해 온 아메리칸드림의 신화. 그 신화를 출애굽기의 문구를 밀어 제목으로 삼은 폴 토마스 앤더슨의 대표작. 나 같은 이가 이제야 시청을 마친 이전부터 이미 명실상부한 마스터피스로 대접받았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반발하기 힘든 위압감 가득한 연기력, 선명한 대립각으로 자리한 폴 다노의 연기까지 좋은 작품의 조건을 여러모로 갖추고 있다. 영화가 시작하는 15분간 롱테이크로 노동하는 '미국 아버지의 신체'를 보여주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장면부터 작품은 진작에 압도감을 발휘한다. 

그의 신체 중 다리 부상을 당했다는 설정부터 이것이 일종의 신화를 그린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는데, 작품은 슬슬 아들을 부정하는 애비의 존재, 자신만의 주도적인 위상 성립과 도덕성을 강조하는 남성성, 자본주의의 성장을 묵묵하게 그려낸다. 이 안에서 이런 한쪽의 존재감과 선명히 대비되는, 가증스러운 신성이라는 종교적 관점도 갈등의 라인 위에 올려놓는다. 신의 아래에서 그에 대한 입장을 대변하는 종교의 위치 역시 자본주의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거니와, 기를 쓰고 자본자의 위선(당신은 아들을 버렸다 / 당신은 자신을 찾아온 이복형제의 머리를 쐈다)을 폭로하는 방식으로 응전하지만, 두 사람의 갈등은 흥건한 피로 범벅이 된 볼링장으로 파국으로 완료된다.

이 참상을 보자니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아버지가 피로 묻히며 끌어 올린 미국의 역사물'로서의 연장선으로 [갱스 오브 뉴욕]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역사는 어떻게 이어져 현재의 귀결을 만들었을까 새삼 호기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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