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퍼스널 쇼퍼] 본문

영화보고감상정리

[퍼스널 쇼퍼]

trex 2022. 3. 25. 09:49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스펜서]에 대한 평가가 좋다고 들었고, 여전히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것은 실례겠으나 앤드류 가필드의 [틱, 틱... 붐!]을 통한 호연 덕에 이번엔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좋은 평가를 얻은 작품 중 하나를 보고 싶었고, 이번의 선택은 [퍼스널 쇼퍼]였다. 유명 인사의 코디네이팅과 패션 이이템을 담당하는 모린은 자신과 쌍동이면서 같은 심장 기형을 가진 남자 형제를 먼저 떠나보낸 사람이다. 타인의 욕망과 취향을 대리한다는 점에서 극 중 모린의 수음이 이해되는 면이 있더라. 작품의 주를 이루는 것은 한 개인의 일상과 누적된 피로를 비춰주는 정도가 아니라 영매를 자처한 두 남매의 발언을 빌어 영체의 실체(?)나 초자연적 상황을 때론 보여준다. 

감독이 나를 비롯해 적지 않은 관객들의 수면욕을 때론 자극하거나 갸우뚱하게 만든 올리비에 아사야스라는 점에서 이번에도 각오를 다지게 하는 면이 있다. 미리 말하자면 그의 전작 [클라우스 오브 실스마리아] 에 비한다면 한결 불편하지 않고, 흡입력이 있었다. 일단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 존재가 매번 대화라도 거는 듯 자신을 피력한다는 점에서. 경우에 따라선 [서치]에 모자라지 않게 I메시지나 MMS를 통해 불길한 접근과 접촉을 시도하는 이가 있다는 점에서 나름 스릴러인 면도 있다.

문호 빅토르 위고의 '유령과의 대화'까지 참조하는 모린의 불안함은 등장인물의 '살해'로 최고조에 달하지만, 적지 않은 이들이 짐작하겠지만 이 서사가 매끈한 해답이나 결말을 보여주진 않는다. 저 건너에서 지속적으로 나에게 뭔가를 건네는 것은 혹시나 바로 나 자신일까? 이렇게 넌 누구야?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은 작품 속 뿌여지다 흩어지는 심령체 같은 수수께끼로 남는다. 이처럼 모호함 자체인 작품 [퍼스널 쇼퍼]는 그 규정할 수 없음이 실은 매혹이라는 토로를 하는 작품인 것도 사실이다. 이런 나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