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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 오브 더 데드]

trex 2022. 3. 31. 08:32

잭 스나이더 컷 버전의 저스티스 리그는 어쨌거나 의미 있는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한다. 높게 상찬 하자면 가히 DC가 클래식 시절부터 쌓아 온 히어로물의 역사를 알렉스 로스 같은 작가의 화풍에 비견될 정도로 몇몇 장면에서 재현했고, 그가 [300]과 [맨 오브 스틸]로 공들여 쌓아온 파괴 잔치를 4시간 러닝 타임 가까운 시간 동안 만들었다는 점에서 어쨌거나 의미 있는 성취라고 인정할 수 있었다. 최근의 [더 보이즈] 같은 황천의 뒤틀린 히어로물의 계보에서 윗자리를 차지할만한 자격이 있다는 반농담 반진담 정도는 할 수 있겠다.

일찍이 [새벽의 저주]로 좀비 아포칼립스 에픽의 서두를 연 그가 넷플릭스가 부여한 자유를 기반으로 만든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어떠한가. 아무래도 이런 전제를 생각하자면 한결 아쉬운 작품이긴 하다. 아무래도 신용이 높다고는 할  수 없는 액션 히어로(?) 데이브 바티스타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미약하고, 스나이더의 전매특허 같은 신나는 폭발과 아끼지 않고 쏴대는 총격의 정도는 여전히 기대에 부흥하는데, 혹할 정도의 작품은 아니다. 

그래도 재밌는건 그의 머리는 어떤 구상을 품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나름 그는 향후의 시리즈 빌딩이나 세계관 설정을 1차적으로 마친 듯하다. 동면 상태로 조용한 어그적 좀비, 나름 스피디하고 활기 있는 알파 좀비- [월드워 Z] 같은 친적 장르물이 쉽게 떠오른다 -군단, 여왕 좀비 등의 설정은 사실상 극 중 인물의 복장에서도 유추가 가능한 수준으로 이 작품이 이젠 클래식이 된 [에일리언 2]의 발상을 적지 않게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예 좀비 부부간에 파생된 신생아 좀비 같은 설정까지 넣는 등 나름 자기들끼리의 설정 놀음의 재미를 심어놓았다.

그래 봤자. 자연스럽게 설정된 가진 인간의 탐욕과 징벌의 모티브는 익숙하게 있으며, 서로 진심을 말할 타이밍이 때론 어긋난  부녀의 구출과 생환 서사 역시도 여타 작품들에서 이미 봐온 익숙한 것이다. 모든 것을 소멸할 좀비 위험 구역에 대한 핵폭격 같은 난폭한 해법도 있지만, 결과적으론 굉장히 편리하고 고민을 쉽게 해결하는 그들의 해법으로 짐작이 된다. 다만 좀비 아포칼립스의 외형 안에 금고에서 일확천금 찾기의 하이스트 장르 접목은 보는 이에 따라선 [반도]를 떠올린 쪽도 있는 모양. 

엉뚱하게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왜 존재하는지 알 수 없는, 올해 아카데미 네티즌 투표 팬 선호상 수장작인 모양이다. [노웨이 홈] 같은 작품들의 후보군 속에서 잭 스나이더가 무슨 열의인지는 알 수 없으나 SNS상에서의 팬층을 향한 독려를 제법 한 모양. 이래서 킬링타임 영화란 시간도 죽이지만, 이성적 사고도 죽이는구나 하는 오래된 내 통념을 굳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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