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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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더 레슬러]

trex 2022. 4. 5. 08:03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작품 중 순서상 제일 늦게서야 이제 보았다. 으음? [블랙스완]. [마더!], [노아]에 비해서도 제법 많이 다른 작품이던 걸? 이 작품으로 새삼 제법 거론되던 [록키] 같은 작품 같이 은근히 뭐랄까 휴머니즘 함유도가 높았고, 예측불허의 충돌 지수가 낮은 작품이긴 했다. 대런의 작품 중 어떤 의미에선 비교적 전형적이고, 장르적으로 보였다. 물론 스포츠 드라마인 것도 아니고 감동을 향해 발길질과 주먹질을 행하는 것도 아니다.

한때 자신의 전성기가 나름 있었으나 현재의 시점에선 퇴물 취급을 받은 프로 레슬러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개인적인 '한때' 시청자의 입장에선 난 과거 WWE 영상물 등에서 본 크리스 벤와가 당장에 떠올랐다. 물론 자살과 가족 살해라는 파국 등을 놓자면 크리스 벤와의 거대한 비극적 삶에 영화 속 주인공을 빗댈 순 없고, 이마에 면도날로 피를 연출하고, 체어샷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프로 레슬링판의 하드코어 매치를 재현한 장면에선 어쨌거나 'don't try this at home'이라는 WWE의 경고 문고가 떠올랐다.

퇴물 레슬러를 그나마 불러내 기용하는 로컬 매치가 존재하고, 방세라도 낼 수 있게 마트 시간제 집원으로 연명하는 일상 안엔 그를 의젓한 가장으로 인정할 수 없는 딸과의 갈등이 있고 한편엔 그를 의젓한 배우자까지 용인하기엔 엄연히 힘든 한계를 토로하는 캐시디의 입장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런저런 한계상황이 쌓인 결과로 남자의 충돌과 돌연한 판단은 '링 위'에 서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건즈 앤 로지스의 'sweet chile o'mine'의 인트로가 경쾌하게 포문을 여는 슬래쉬의 리프는 정말 반갑고, AC/DC 포스터나 머틀리 크루 등의 80년대 헤어 메탈 향수 취향도 무슨 맥락인지는 알겠으나 - 이에 따라 불가피한 커트 코베인 욕까지 ㅎㅎ... - 이 작품을 둘러싼 남성 관객들의 어떤 열기와 상찬엔 끄덕임은 하겠으나 한편 석연치 않았음 역시 감상과 기록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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