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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더 배트맨]

trex 2022. 4. 8. 18:07

현재의 영화 팬들이 배트맨 시리즈를 놓고 느낄 당혹감은 어쨌거나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단 배트맨 한 명에 대한 세계관 규정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 저스티스 리그의 벤 에플렉 배트와 레고 배트맨 속 배트는 어떻게 연루되어 있는걸까? / 저스티스 리그의 DC 확장 유니버스 속 배트와 그 옛날 팀 버튼의 배트는 과연 동일한 개체일까? 앞으로 등장할 (에즈러 밀러의)[더 플래시]에선 바로 마이클 키튼판 브루스 웨인이 등장한다는데, 그럼 이 배트는 크리스토퍼 놀란판 트릴로지의 배트와도 아주 접점 없는 배트일까? 등의 곤혹스러운 질문을 던질 수 없다. 아무래도 [노웨이 홈]으로 멀티버스의 분수령을 가시화해 안착한 MCU의 전례 덕이겠지.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이런 식의 당혹스러움을 더욱 자주 경험하지 싶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 조커와 히스 레저의 조커를 비교할 수 밖에 없는 이런 식의 숙명 같은거 말이다. 이 혼미함과 별개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제일 궁금했던 명제는 당연히 "맷 리브스가 이렇게 정리가 버거운 계보 속에서 자신만의 배트맨 사가를 잘 오픈했는가?"가 아닐까. 전국 극장가에 내리려는 시점에, 그래도 운이 좋아 나는 그 궁금함을 해결할 수 있었고, 간략히 정리하자면 어쨌거나 어느정도 흡족했다.

강우량이 걱정되는 고담의 현재를 '노아의 방주'를 연상하게 하는 성격 속 해법으로 심판하려는 [조디악] 킬러의 카피캣 사이코패스의 퀴즈 놀음, 방 배정에 문제가 있는 아캄 병원의 환경과 속편의 빌런을 미리 점지하는 떡밥의 충실함과 배우 캐스팅. 마피아와 슬립낫 컨셉의 왈패 자경단들이 지배하는 신나는(…)느와르 세상의 질감과 컬러, 그중 아직 자신을 100%만큼은  컨트롤 못하는 대리/주임급 브루스 웨인 배트맨의 위치, 그리고 그의 주변에서 관계성을 형성하는 캣과 고든 등. 어쨌거나 부랴부랴 만든 월드 빌딩의 결과는 당장엔 부족함이 부각되진 않았다.

여기에 돌비 7.1의 환경을 안고 인상적인 배기음과 충돌의 파열음을 내는 카체이싱 대목이나 상대방의 신체를 배려없이 가격하는 주먹질 등에선 작품의 액션과 체격이 잘 전달되었다. 다만 작품의 마지막에 '도시에 베트맨이 존재해야 하는 의의'엔 '희망'이 필요하다는 다소 낯간지러운 결론도 구색으로 있긴 하지만, 어쨌거나 놀란의 경우처럼 트릴로지가 가장 만개했던 시점이 2부였듯, 이번 시시리즈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깔끔한 쾌작의 맛은 분명 없거니와. 얼룩진 몇 부분도 분명 나열되어 있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DC는 자사의 작품을 제공하는 OTT 서비스를 통해 앞으로 한두가지 스핀오프 드라마를 계획할 모양이다. 그렇다면 어떻든 DC-워너에게 간만에 온 기회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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