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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노바디]

trex 2022. 4. 21. 09:05

밥 오덴커크는 이름만 올리면 낯선 존재인데, [브레이킹 배드] 시리즈의 스핀 오프라 할 수 있는 [배터 콜 사울]의 주인공이라면 오-하고 알아보실 배우일지도? 최근 [작은 아씨들]에서 아버지 역할을 맡은 배우라 더 이상 낯설지 않을 듯하다. 배터 콜 사울에서 자신이 1초짜리 케빈 코스트너 외모라는 언급을 한 대목도 그렇고, 코미디 극작 등의 활동에서 재능을 발휘한 사람이라 내게도 어느새 친숙해진 얼굴이다. 

이와 더불어 본작의 감독 일리야 나이슐러는 [하드코어 헨리]의 연출을 했던 사람이라는데, 나는 관람하지 않았지만 [하드코어 헨리]로 나름 인상을 남겼던 모양이다. 다른 이들의 리뷰를 보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은 크지 않은 비용으로 경제적인 선을 지키며 유혈 낭자한 액션물에 익숙한 노선의 연출자로 보였다. 아닌 게 아니라 보기에 따라선 [존 윅] 같은 유사 장르물 등을 떠올리기 쉬운 본작이 어떤 방향의 작품인지 나름 예측이 갔다.

이젠 부당하지 않게 세상을 떠난 반려견이 아니라 "내 딸 고양이 줄 내놔."의 서사다. 남의 피해에 대한 사과할 정신도 없는 오만한 폭력 집단에 대해 과거의 신분을 숨기고,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과 실력을 바탕으로 수십 수백배의 복수를 감행한다. 그게 여전히 [존 윅]과 더불어 장르물 안에서의 가해차/피해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러시아 마피아라면, 복수하고 살해하는데 죄책감도 한결 덜하고, 그들의 산더미 같은 지폐 더미도 불태우기 편하다...? - 편한 모양이다.

[다크 나이트] 속 조커 같은 이 무자비한 정의의 수호자(?) 주인공은 전직 CIA 였다나 뭐래나. 그의 응축된 분노의 발산은 내겐 조엘 슈마허의 [폴링 다운] 속 마이클 더글라스의 분노의 총격이 떠올랐다. 총구류의 탄알을 아끼지 않는 그는 얼굴은 성처투성이로 붓칠을 해도, 얼굴 이곳저곳에 스크레치가 긁혀도 네가 대관절 누구냐라는 질문에 그저 "나는 노바디요"라는 답변만 할 뿐이다. 

세상이 규정하고, 한계를 규정하는 현실을 뚫고 초월하는 존재가 있고, 이걸 대개의 사람들을 공상하고 동경하곤 한다. 일리야 나이슐러에게 있어 [하드코어 헨리]의 개조된 신체와 피지컬과 더불어, 이런 캐릭터물은 관객을 위한 손쉬운 장치로 보인다. 그게 사이다 일지 어쩌라고 맹물 맛일지는 보기에 따라 확연히 갈릴 듯. + 은근히 반갑게 [백 투 더 퓨처]의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주인공의 부친으로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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