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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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그을린 사랑]

trex 2022. 7. 16. 09:48

영화를 시청하던 시점에 [미즈 마블]을 챙겨본 때라 무슬림 히어로 이야기에 얽힌 인도-파키스탄 문제가 한편으론 레바논 내전에 연관한 이 작품과 한데 생각되었다. 마른 대지 아래 무자비한 총성이 오가던 드니 빌뇌브의 전작인 [시카리오]를 생각하면 소년병들이 스나이퍼 소총을 들고 다니는 [그을린 사랑]의 자비 없는 세계관은 더더욱 황량하다. 여기에 자경단과 신비로운 초능력을 얹은 [미즈 마블]의 설정은 당연히 한결 배부른 사치다.

레바논 내전에 자행된 여성 피해자들의 현실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고문과 신념 차이로 인한 여러 피해를 생각하면, 세상에 남은 쌍동이 남매에게 하나둘 자신의 인생과 가족의 고리를 하나둘 이해시킨 나왈 마르완의 방식은 한층 가혹하면서도, 시대를 설명하는 절박한 방식의 해법이기도 하다. 신화 속 오이디푸스 신화의 이야기를 빌린 이 기구한 이야기에서  주된 포인트는 반전의 형식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문제가 단순한 1+1 = 2, 또는 유클리드 기하학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불가해한 복잡함으로 형성되었다는 점. 이 모든 일들이 어쩌면 세상 어느 곳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암울한 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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