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서울대작전] 본문
작품의 주연을 맡은 남자 배우에 대한 미덥지 않은 면모 때문에 연출을 맡은 문현성 감독의 전작들 - [코리아], [임금님의 사건수첩] 등 -의 인상까지 겹쳐 본작에 대한 신뢰도는 아무래도 현저히 낮았다. 이를 입증하는 듯한 부수적인 흠집(조연급의 아이돌 출신 배우의 연기)까지 여로모로 흡족함이 부족한 작품이었다. 우리 시대 한남 연기의 신기원을 보여주는 백현진의 전두환 연기나 문소리 배우의 악역 포지션 등 일부 흥미로운 요소는 있으나 그것으로 후련하고 재밌는 보여주기는 부족하였다. 공교롭게 최근 이정재 감독(오얼...)의 [헌트]가 그랬듯 한국 현대사의 남산 시대를 다뤘다는 점에서 서로 에코 같은 울림을 줄 수도 있었겠으나, 그 역할은 아시다시피 [1987]의 몫이 아니었을까. [서울대작전]은 자신의 부족한 체구를 당시 한국에 처음 입점한 맥도날드, 코카 콜라의 끈끈한 청량감, 당시의 소방차, 송골매, 이상은의 1988년 서울 올림픽 전후의 히트 넘버에 대한 기억과 상계동의 상처, 팽창하는 압구정동의 대비 등으로 채운다. 이것에 덧붙여진 양념이 [분노의 질주], [베이비 드라이버] 등을 벤치마킹한 카체이싱 장르와 작금의 시티팝 리바이벌 분위기의 정서와 채색이다.(시대가 애매하게 일치하는 한국에서의 힙합 유입도 여기에 가세한다.)
각 그랜저, 콩코드, 포니 3색 레트로 차량이 개조한 머신이나 충무로 대한극장의 풍경 등이 반가울 수 있으나 자동차를 앞세운 장르물 치고도 액션의 쾌감이 옅으며, 독재와 위정자에게 눌리지 말고 기 펼고 반란을 일으키자! 라는 극 중의 목소리엔 생동감과 설득이 강하지 않다. 쿠키 장면에서 백담사에서 눈 쓸고 있는 전장군의 머리 위에 날아가던 새 떼의 똥물이 투척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처럼 가여운 정신승리를 본 것이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2020년대에 보게 되는 '전영록 [돌아이] 시리즈 풍 정의구현'식 아련함이라니. 뉴트로 시대의 고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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