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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비상선언] / [한산 : 용의 출현]

trex 2022. 9. 15. 14:41

[비상선언]

도입부의 흡입력은 좋았다. 판데믹으로 두들겨 맞은 여행심리를 다시금 북돋는 분위기 조성과 진행은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 얄궂지만 판데믹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시국 언급 같은 발상도 일단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데, 이 이야길 가지고 하고픈 감독의 발언이 뭘까 아무래도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던 입장이었다. 판데믹은 물론 세월호 등의 국민 규모의 참상에서 공동체로서의 우리들은 윤리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고 다들 온건한 자격은 가지고 있는가 되묻는 듯도 하고, 어떻게 보면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한 개인과 공직자의 찬양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분명 그렇게 손 편한 정리를 바라는 이야긴 아니지 싶다. 무엇보다 임시완의 극 중 캐릭터로 대표되는 우리 사회 속 거대한 참상의 존재가 무척 불편하기도 하고, 서사의 매듭에서 적지 않은 이들이 흘리는 눈물에서 K-서사의 지리멸렬함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감독의 전작에서 인연을 이어간 송강호 배우의 캐릭터나 여러모로 대접이 온전치 않았던 전도연(국토부 장관 역) 캐릭터 등은 좋은 작품과의 인연이 아니라 안타까울 정도. 우리 안의 혼란을 다루면서 한편으론 미국과 일본으로 설명하는 국제적 정세까지 다루던데, 이에 반해 작품은 정작 여러모로 부족한 기량을 노출하는 탓에 그걸 눈으로 확인하는 진통이 있었다.

[한산 : 용의 귀환]

한재림 감독이 [우아한 세계]의 맛을 [비상선언]에서 재현하는데 실패했다면, 김한민 감독은 한결 개선되었다. 한재림 감독의 의욕의 원천은 아무래도 [관상]의 성공으로 추정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더 킹] 역시 [비상선언] 급의 그냥 그런 작품이었음을 생각하면 이쪽의 죄라면 그저 판을 확장한 탓 정도랄까. 어쨌거나 [한산] 이전의 [명량]은 흥행이 지나치게 과했던 것으로 기억하는 쪽이다. 좋은 배우의 그냥 그런 연기력과 분장(...), 관람하는 관객들을 탈골시키는 승천하는 애국의 기운이 만나 뜻밖의 결과물을 얻은 듯하다. 김한민 감독이 일종의 이순신 3부작 프리퀄 [한산]은 물론 향후 최종편과 더불어 TV 시리즈까지 만든다는 요즘 분위기는 다소 우려스럽긴 하나 상대적으로 가장 젊은 박해일의 마스크는 어울린다. 그가 [경주], [헤어질 결심] 등에서 보여준 뻣뻣한 한국 미남 중년의 이미지는 이순신에 대입이 되니 나름 어울렸고, 목소리 또한 그랬다. 

최초로 승전을 올린 해상전이자 학익진의 이미지, 어린 시절부터 여러 사람들에게 익숙한 원형의 형태를 부여했던 거북선까지 명량의 고행이나 노량의 비극적 서사에 비교하면 한산 쪽은 상대적으로 살을 불릴 대목이 부족했을지도? 그 탓에 전작의 이정현 캐릭터 쪽에 부여했던 애국 여성의 위치는 김향기 캐릭터에 부여되었고, 옥택연 캐릭터와 함께 유사 첩보물의 서사가 함께 주어졌다. 이와 함께 악역의 긴장감을 담당한 변요한 캐릭터의 위치 역시 이순신 솔로 무비의 무게에 균형의 추를 담당했다.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배합은 아니어서 안타깝게 되었으나 이런 느슨한 충돌들이 총화되는 하이라이트의 성취는 다행히 안정적이다.

(계속 같이 언급해 미안한)[비상선언]에 이어 [한산]은 최근 한국영화에서의 기술적 결과로서 준수한 편을 보여준다. 철갑산끼리 부딪히는 중량감, 사람의 뜻대로 흐르지 않는 물의 움직임 등 연출자가 만들고자 하는 의도를 나름 살리는 영상을 만드는 수준까지 이르렀구나... 하는 수긍을 준다. 이렇게 두 번째 작품에 와서 나름 순항한 이순신 3부작은 마지막 김윤석 충무공의 [노량]을 기다리고 있다. 애국과 충정은 언제나 단어만으로도 머쓱함을 준다. 바라건대 충무공을 견제하며 멸시했던 선조의 내면에 닿는 창작물을 만나보고 싶지만 그건 이쪽과는 애초부터 방향이 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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