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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오랫동안 가정용 게임 파생 타이틀을 통해 수많은 지지와 인지도로 익숙한 문화 아이콘 중 하나였다. 발판을 밟고, 간혹 그 반동으로 상대에게 공격을 가하는 플랫포머 게임 고유 장르 고유의 역사를 대변하기도 해 왔고, 이유명세를 바탕으로 안팎으로 낮은 성취도의 실사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이력도 있다. 이런 역사를 일순에 극복하며 현시점 블럭버스터 시장에서 지지를 받는, 2023년판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이야기는 제법 말끔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예상대로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을 이야기는 아니기에 근래 수년동안 발매된 닌텐도 스위치의 3D 게임 타이틀의 질감을 2시간 남짓한 러닝 타임 안의 서사로 재현한다. 80년대 태초에 패미컴판 콘솔로 발대될 당시의 향수부터 [슈퍼마리오 갤럭시], [슈..

입원과 퇴원 과정에서 적지 않은 도서들을 처분했는데, 그 목록 중 한 가지가 책세상문고 시리즈였다. 문고본 도서가 그러하듯 상대적으로 덜한 분량과 무게, 인문학과 역사 등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테마를 다룬 방향성이 좋았다. 박정희라는 이름이 남긴 독재의 잔영, 생명공학과 페미니즘으로 대변되는 현재의 논쟁적 이슈 등 세밀하지는 않되 나름 간명하게 독서 욕구를 채워줬던 기억이 난다. 최근에 시립도서관에서 대여한 본저도 이런 관심사의 연장선에서 자연스레 읽을 수 있었다. 과거의 청산, 향후를 위한 비판적 입장의 견지 등은 비단 1,2차 세계 대전의 당사자였던 독일만의 과제가 아니라 제국주의의 영향권 언저리에서 역시나 현대사의 후유증을 직간접적으로 치르고 있는 우리에게도 남의 과제만은 아니라고 보인다. '한국환상..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8273 데디오레디오 「Tattoo」 크라잉넛이 펑크 장르로는 전무후무한 인지도를 발휘하며 공중파에도 등장했던 그 때, 큼직한 아코디언을 들고 가세했던 김인수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 시기 전후 밴드는 스카는 물론 폴카 등 주변 장르까지 와그작 씹으며 소화하던 시기였는데, 이 왕성함엔 김인수라는 존재가 원천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었을까 유추한다. 밴드의 드러머인 이상혁, 플라잉독의 기타 이교형, 웨이스티드쟈니스의 베이시스트 안지가 가세한 새 밴드 데디오레디오의 정규반엔 김인수의 목가적인 휘슬이 명료하게 들리는 아이리시 펑크를 표방하고 있다. 그의 칼칼한 보컬엔 당연히 메탈릭한 음악인의 취향도 반영..

사적인 의미가 있다면, 퇴원 후 처음으로 시립도서관에서 대여한 첫 도서라는 점. 듀나의 책은 소설이든 영화 에세이 쪽이든 곧잘 읽었으니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제목에 대한 첫인상은 좀 별나다 싶었는데, 출판사(구픽)에서 발간하는 일련의 시리즈의 일환이니 그렇구나 했다. 콤팩트한 분량과 읽기 부담스럽지 않은 소재 덕에 이번에도 잘 읽었다. 제목에 관련하여할리우드 역사를 통해 인종과 성별을 넘어 이름을 새긴 존재들에 대 한 언급은 물론 경계를 넘어 지금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최근에도 여러 화두를 남긴 마틴 스코세이지가 말한 '시네마'의 범주, 우리가 그간 드물게 인식했던 인도나 아프리카 영화계 등의 존재, 지금은 방법만 찾는다면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할 수 있을 커먼즈 라이선스의 고전이나 러시아의 작품들을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8267 [Single-Out #446] 라온, 비프리, 예지, 이지카이트, 죠지 음악취향Y가 주목하는 싱글을 다양한 시선으로 소개드리는 싱글아웃 (Single-Out) 446회입니다.라온, 비프리, 예지, 이지카이트, 죠지를 살펴보았습니다.... musicy.kr 라온 「FILL me in BLACK」 리듬 액션 게임 타이틀 《DJ MAX》 시리즈, 《메이플 스토리》, 《테일즈 위버》 등의 음악을 맡는 등 한국의 서브컬처 계열에선 자신의 일가를 형성한 프로듀서 ESTi의 곡에 유튜버 크리에이터 라온이 합류했다. 서브컬처 애호가들이 선호한다는 소위 '모에'(萌え)한 분위기 대신, 직설적인 창법..

ㅅ병원에서 ㅁ병원으로 이동하는 시기에 간병인 어머니나 선생님들에게 제대로 인사드리지 못한게 지금도 걸려요...

전쟁의 역사를 말할 때 가혹함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새삼스럽겠으나 한국의 현대전을 말할 때 6.25의 장진호 전투의 혹독함을 빼놓을 수 없는 듯하고, 살을 에는 지옥 같은 전장의 환경과 공산주의의 확산을 어떻게든 봉쇄하겠다는 자유진영의 안간힘 등 여러모로 긴장감이 고조된 시기였으리라 본다. 그로 인행 중공군이 가세한 6.25의 국면엔 공중전으로 대변되는 현대전의 양상이 본격화되었고, 이 당시의 영상 자료는 훗날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같은 작품들에도 영향을 줬던 모양이다. 현대사의 얼룩이 당대의 테크놀로지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역시나 씁쓸한 사실. 그래도 영화 산업은 이 시기의 실화를 기반으로 적지 않은 예산으로 작품을 내놓았고, J.D. 딜라드 연출의 본작이다. 의도적인 캐스팅일 수 있겠으나 [..

최근 본 드라마 시리즈 중 제일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같이 한인 사회를 묘사한 작품과 비교하자면 매운 속내를 가감 없이 동아시아 이민자 사회를 보여주었다. 한국계가 일본계에 가지고 있는 불편한 심정, 같은 한국계 안에서의 심적 갈등의 폭을 한인 교회의 묘사나 유대가 필요한 가족 관계에서도 불행의 원천인 핏줄의 문제를 말하고 있거니와 근본적으로 나와 상대를 가르는 명백한 소득과 계급 차이는 극 중의 여러 트러블을 설명하고 있다. 서로 다른 성별, 소득의 구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언제 터질지 모를 폭발의 뇌관은 가운데 손가락으로 대변되는데 결국 이들이 천형적으로 닮아 있거니와 끈끈한 인연으로 불가결하게 얽혀 있음을 보여주는 후반주 에피소드는 기가 막히는 광경을 보여준다. 잘못 먹은 베리 열매가 야기한 부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