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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지난 스파이더맨 : 노웨이홈]에서 맷 머독의 출연으로 어느 정도 기미는 보였는데, 넷플릭스에서 관리하는 마블 캐릭터들이 MCU와 드라마 라인업에서도 마치 멀티버스의 틈새에 스며드는 것처럼 등장이 자연스러운 세상이 되었다. 디즈니 플러스가 제공하는 [호크아이]의 시즌 피날레에 킹핀이 동일한 완력과 뉴욕에 대한 올곧은 과잉 애정 상태인 것 역시 어색하지 않게 보였다. 사실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이야기의 줄기는 바튼이 뉴욕-치타우리 침공 이후의 뉴욕에 대한 기억과 블립 사태 이후의 현재를 반영하는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에코 같은 향후 드라마 라인업 신규 캐릭터의 줄기도 마련해야 하고, 거창하게는 [블랙 위도우]의 결말과 쿠키 뒷 이야기도 맡아야 하는 부분이다. 새삼 반가운 옐레나의 존재와 함께 함께 실제로 플..
사람마다 판이하게 다르겠지만 나 같은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플레이스테이션 초기 타이틀 발매작 중 [알라딘]이나 [라이언 킹], [타잔\ 등을 본 적이 있다. 소유자가 당시에 저연령대 자제가 있던 경우, 이런 타이틀을 접했을 가능성이 제법 큰데 뭐 나름 원작 애니 분위기에 충실하게 플랫포머 장르 게임들이었다. 점프로 시장이나 정글에서 매장 또는 나뭇가지를 밟으며 이동하고, 중간에 아이템을 취식하고 스테이지 말미엔 자연스럽게 보스전을 치르는 그 방식을 대개는 기억하실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적지 않은 사람들은 작품이나 서브 컬처의 흡수를 통해 디즈니 작품들을 일찍이 친숙하게 만나왔다. 옛날과 달리 한층 비대해진 디즈니의 야심은 실사 영화의 방식으로 거대 자본과 자신감 있는 캐스팅을 통해 기존의 셀 애니들을 다..
나의 디즈니 플러스 한 달 한정 경험의 시점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생각보다 좋았던 [만달로리안]의 시즌 2를 마저 시청했다. 여전히 기가 막힌 서사다. 구로사와 아키라 풍으로 그려진 웨스턴이랄까. 촌 마을에 고충의 삶을 살아가는 은하계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을 구제하는 사무라이, 아니 바운티 헌터가 등장한다. 실상 스타워즈와 웨스턴, 일본 사무라이 활극과의 연관성은 오래도록 팬들에게 이야기된 대목들이다. [만달로리안]에 이르러선 아예 시즌 2의 매듭을 통해 별칭 꼬마 요다 그로구에 관련한 서사로 '포스가 함께 하길'이라는 오래된 문구를 재현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죄수 수송 열차 털기, 운송 열차 파괴 등의 웨스턴 화법을 은하계 속 광선총과 드로이드, 항속 운항이라는 장르 장치를 통해 충실히 풀었다. 이..
[제시카 존슨] 시즌 1을 이제야 시청 완료했다. 시즌 전체가 3 시즌 분량이니 갈 길이 멀지. 시즌 1 에피소드 피날레 보니 그의 전화통에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던데, 로컬 히어로의 갈 길은 이제야 시작이네. 안 그래도 넷플릭스의 마블 라인업은 디즈니 마블의 MCU에도 포섭되지 않으니 빈약하기 이를 데 없는데, 그래도 어떤 결심으로 마무리해 다행이다. 어쨌거나 킬그레이브와의 악연은 어쨌거나 일단락되었네. 행쇼라고 힘없게 응원하니다만... 오래간만에 본 제시카 존스 서사는 영락없는 남성 젠더 범죄에 대한 단죄였구나. 상대에 대한 필요 이상의 집착과 소유욕에 의한 스토킹, 지배 심리 등 이상 정신병리 자체가 히어로와 빌런 사이의 대결 구도를 만든 서사의 구조구나. 그걸 이제서야 알았다. 한편 넷플릭스에 이..
영미권 크리에이터가 스타워즈 덕후임을 고백하는 것은 제법 자연스러운 일일 텐데, 스타워즈 세계관의 바운티 헌터들이 바글바글한 웨스턴 풍의 드라마 역시 한 번은 자연스럽게 등장했을 법한 작품이긴 하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들쑥날쑥한 성취 이력에도 불구하고 웬일인지 디즈니 산하 라인업에서 총애를 받는 존 파브로가 진두지휘 중인 작품이다. 스타워즈는 알다시피 구로사와 아키라의 사무라이 물의 뿌리는 물론 훗날 [듄] 등의 현대 고전에서까지 영감을 제공한 원천이다... 같은 설명이 새삼 필요할까. [만달로리안]은 이 원천의 줄기 중 하나를 다루고 있다. 일종의 아이 품고 떠도는 로닌 스토리는 이런 식으로 변주의 쾌감을 제공한다. 그걸 스톰 트루퍼, 그들이 탑승하는 스피더, 형식적인 프로토콜에 충실한 드로이드, ..
잘 몰랐다. 알록달록한 검백 무늬의 달마시안이 그 유니크하고 예쁜 외모와 달리 제법 험상궂고 거친 구석이 있는 견종이라는 사실을. 어린 시절부터 도서와 매체를 통해서 인지했던 [101 마리 달마시안]이 주입한 이미지에 그간 속았던 것이다. 그렇다. 이야긴 디즈니로 돌아오는데, [아이. 토냐]로 인상 깊은 선 굵은 작품을 만든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은 그 작품 속 외모부터 악녀의 입지를 부각하는 문제의 캐릭터, 크루엘라를 소환한다. 엠마 톰슨이 마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 메릴 스티립을 연상시키는 패션업계 속 신뢰하는 거라면 자기 외엔 없는, 유력인사로 나오는데 이런 그를 하나둘 무너뜨리는 것은 젊은 에스텔라/크루엘라의 성장과 끝 간 데 없이 부풀어지며 팽창하는 사악한 자아다. 닮은 듯 다른 듯 이..
물에 대한 묘사는 예전부터 타의 추종을 불허한 스튜디오가 만든 애니메이션, 맑은 하늘 위에서부터 내려쬐는 빛, 충구 등으로 마을 위를 천연덕스럽게 뛰는 아이들, 바닷가에서 바다 괴물은 내가 잡을 거야 호언장담하는 다양한 나이대의 남자들, 그리고 어여쁜 디자인의 베스파, 여기에 미감을 자극하는 파스타까지, 이 영락없는 이탈리아의 묘사에서 이미 [붉은 돼지]를 떠올리기도 쉬울 테니 아무래도 [벼랑 위의 포뇨]를 만든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전례를 떠올리기 쉬울 텐데, 정상적인 정규 교육을 갈망하던 외딴 소년의 마음속 성장기와 일종의 소수자 인정 욕구 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단순한 선대 오마쥬 차원을 넘어선 독자적인 성취가 보인다. 한편 이 작품을 기점으로 픽사 내부에선 OTT 비지니스의 융성으로 극장 라인..
[에반게리온] 극장판 최종 편을 계기로 존재를 알게 된 아마존 프라임, 근래 한참 기운을 내는 넷플릭스에 이어 연이 닿아 한 달간 한시적으로 디즈니 플러스와 연을 맺었다. 그렇다. OTT의 전장 - 말할 나위 없는 강성한 마블의 공세가 궁금했지만 개인적인 욕심은 이 참에 두 개 정도 밀린 픽사 라인업을 챙겨 보자는 것이었다. [소울] 시청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빅 밴드 풍의 음악이 흐르는 디즈니/픽사의 팡파르 음악부터 이 작품으로 상을 받은 (인더스트리얼 파이오니어)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의 영화음악 작업은 예의 출중하다. 피아노가 매개가 된 테마는 유려하고 온기가 있다. 무엇보다 작화와 기술의 성취는 이번에도 훌륭하다. 넷플릭스 등으로 소니 피처스 등의 라인업에 눈길을 주지만. 픽사는... 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