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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빤히 대안 가족의 형성을 바라지만 그 완성은 쉬이 형성되지 않는다. 나타샤는 멜리나에게, 또 알렉세이에게 각각 그들이 시원찮은 보호자였음을 실토하고 이 대안 가족이 평탄하게 형성되진 않겠다는 걸 보여준다. 옐레나는 한 때 그들이 정말 좋은 보호자였음이라고 믿었고 그에 대해 한치도 의심한 적은 없었음을 말한다. 여간 실망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과정을 거쳤음에도, 결과적으로 이제 MCU에서 블랙 위도우를 계승할 적자는 옐레나임은 자명해 보인다. 똥폼이라고 비웃어도 그 포즈 계승하겠지... 나타샤의 죽음은 다시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다. 바튼(호크아이)이 그렇게 희생과 바꿀 정도로 가치 있는 대상이었는지. 아무튼 난 TV 시리즈 안(못) 봅니다. 돼쓰요. 인신매매 피해자 목록 같은 사진 정보가 나열되는..
결혼과 이혼 이야기의 전설 같은 고전이 된 메릴 스트립과 더스틴 호프먼의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이후, 이런 소재는 한두 번 나온 것이 아닐 텐데 그동안 좋은 작품은 극히 드물었던 모양이다. 이 항구적 테마에 대중예술 시장 안에서 남과 여의 선명한 입장차가 개입되어 천장의 높낮이 차이가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로 디테일이 배가 되었다. 첫눈에 반하고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이들의 사랑과 결실은 자연히 빛 바래기 시작했고, 이혼을 결심한 시점에 극이 시작한다. 그래도 아이를 희생양 삼지 않는 구성이 좋았고,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로 대변되는 로컬과 법적 배경의 차이를 가미한 갈등 구조가 좋았다. 배우들과 많은 대화와 리허설을 거친 듯한 흔적이 보이는데, 둘의 기량을 담보로 한 연극 무대를 연상케 하는 연기 대결..
원작 단행본을 본 사람이든 어떻게 보면 원작보다 더 전설 취급을 받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등을 그래도 어떻게든 쫓아가긴 한다. 홍콩 도심의 수많은 간판과 기호의 물결을 일본문화를 바탕으로 재현한 미래상, 궂은 날씨, 그리고 인간 신체 본연의 철학적 고민을 극단적으로 넘나드는 기계 신체들의 비주얼 등 아무튼 흉내는 흉내지만 자본 덕에 충실히 재현한다. 그래도 그 무엇도 이길 수 없다. 당장의 블레이드 러너 속편의 쓸쓸함 재현도, 공각기동대 원전들의 흔적 자체도, 무엇보다 스칼렛 요한슨 최고의 SF인 [언더 더 스킨]의 배우 본인의 캐릭터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여성 비서 둘이 서있는 집무실에서 일하는 기타노 다케시라는 꼴사나운 광경이나 감당할 관객들. 무슨 죄인가. + 넷플릭스에서 시청했다.
뜻하지 않은 대목에서 눈물이 한 줄기 새어나왔다. 차가운 연출, 스코틀랜드의 시린 풍광, 자신의 일들에게 퀭하니 집중하는 사람들, 무엇보다 교류하는 언어인지 배경을 채우는 잡스러운 소음인지 관객의 서정을 건드리려는 음인지 알 수 없는 교란의 배경음악이 가라앉게 만든다. 그렇게 진행되던 극에서 예상치 못하게 (반)인간적인 대목을 접하고 상처가 벌어지듯 시큰하고 찌릿해졌다. 정작 신체강탈(유도)자로서의 스칼렛 요한슨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시점이 뭔가 장르 교과서 법칙과 크게 다르지 않아, 눈물은 더 나오지 않았다. 뒤를 기다리는 광경은 인간의 모습을 띈 신체강탈자가 취하는 우리 입장에서의 낯선 모습, 신체강탈자가 바라보는 그쪽 입장의 인간 행동양상과 자연의 낯섬들. 게다가 상대방을 만지고 육체간의 다름..
고도화된 근 미래 사회, 여전히 사람들은 서툴다. 특히 상대방에게 마음을 전달할 땐 말이지. 주인공 테오도르 역시 상대방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편지 작업을 대필해주는 아날로그적인 작업을 디지털 환경 안에서 능숙히 해내는 - [가디언스 오브 더 갤럭시]의 크리스 프랫이 그를 부러워하는 동료로 나온다 - 직업인이지만, 정작 여성과의 관계는 여전히 서툴다. 그의 가장 허물없는 친구 중 하나인 에이미 역시 주부 생활을 재치있게 묘사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지만, 정작 그의 파트너와는 몇년 간 쌓아온 세월을 수분 내의 말싸움으로 매듭지을만치 편한 상태는 아니다. 온갖 변수와 함수에 대한 예측으로 무장된 OS들은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가장 인간적인 형태로 즉각 반응해준다. 해킹, 개인정보 등의 몇가지 위험이 도사린 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