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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 씁니다. 별점 제도는 매번 낯섭니다. / [링크] 애프니어 「Direction」 애프니어가 연주 위주의 밴드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류혜진의 보컬이 주는 환기는 남다르다. 처음부터 끝까지 분위기를 관장하는 듯한 보컬과 함께 절절한 베이스의 맥박은 곡을 지배하는데, 여기에 파열하는 덥스텝 사운드는 록킹한 구성 안에서 트랜스코어에 근접 조우하는 순간을 조성한다. 어떤 방향으로 가든 곡이 딱히 유행 추수적으로 보이지 않으며, 한 밴드가 현재 닿은 변화에의 지점을 짚어준다. ★★★☆ 턴포아워 「STYG : Stick To Your Guns」 올드스쿨 하드코어의 뻑뻑함에 수년 간의 응축된 힘을 내재한 밴드의 아성이 빛난다. 장르상의 짧은 길이에도 유연한 기복을 만들며 발산하는 분노와 연대의 싱얼롱은 굳..
웹진에서 글 씁니다. 별점 제도는 매번 낯섭니다. / [링크] 넬 「부서진」 록킹하고 직선적인 넬이라는 수식어를 보고, 헐벗은 펑크 에토스라도 뒤집어쓴 공격적인 면모를 상상했었다. 하지만 낯설지 않게 처리하는 아르페지오 섞인 마무리와 ‘내가 어떻게 해 주길 바래 / 죽을까 / 그러면 만족할까’ 같은 울부짖는 자멸적인 가사를 건네는 넬을 보고, 『Speechless』(2001) 당시가 문득 떠올랐다. 그렇게 멀리 가지 않았다. 언제나 내재하여 있었던 듯하고 은연중에 다시 꺼내든 듯한 과거의 재현 또한 토막.★★★ 예서 「Deeper Than Love」 알앤비의 근원을 숨기지 않는 목소리와 연주 편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편곡 (「Deeper Than Love」) 등은 예서가 근래 등장한 일렉 아티스트 중 주..
별점은 고통의 제도 / 거의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더쓰리페이크스 「Gravity」 공명하며 공간과 상상력을 환기하는 보컬이 도입을 연다. 파문을 낳는 리듬 파트가 가세하며 곡이 본격적인 걸음을 걷는다. 여기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중후반부의 기타 위에 아우라처럼 덧씌워진 전자음의 파장이다. 그리고 다시금 공백의 상태로 마무리. 싱글 음반 앞과 뒤에 배치된 짧은 곡들도 본 곡의 분위기를 강화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절대 길지 않지만,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구성과 연출이다. 음반 커버와 몇몇 티저 영상들이 합심하여 마음의 저울추를 조금이라도 움직였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다. 근간의 몇몇 밴드들이 영상과 디자인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며 자신들의 세계관을 조성하여 피력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
별점은 고통의 제도 / 거의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짙은 「Astronaut」 이번엔 우주다. 광활한 대지 위에서 「백야」(2011)의 가슴 저미는 설득력(한국인들은 이토록 가슴 저미는 정서를 얼마나 좋아하냐 말인가!)으로 깊이 인상을 새긴 짙은의 세계가 대기권을 돌파한 것이다. 이젠 별이 촘촘하게 박힌 아득한 공간 위에서 신시사이저와 기타가 로맨틱한 조율을 낳고, 「백야」가 얻은 보편타당한 지지를 다시금 재현하려는 듯한 아련함의 우물을 파기도 한다. 이제 짙은이 이곳의 모던 주자로서 확고히 자리매김 했음을 여기서 확인하게 된다. 그것은 완숙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고, 경지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때론 그 완강함 다음의 행보를 상상하기 힘들다는 아쉬움을 주기도 하고.★★★ 코드네임..
별점은 고통의 제도 / 거의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분홍7 「사랑해요 단비씨」 상반기 결산이 5월 31일까지라고 치고, 하반기 결산이 11월 30일까지라고 친다면 5월 말과 11월 말에 발매되는 음반들은 왠지 손해 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5월 29일 세상에 갑자기 등장한 분홍7의 싱글과 음반은 결산 목록을 다시 손보게 할 만치 매력적이다. 개러지 록의 기조에 각인을 새기는 리프의 아이디어에 사이키델릭을 지향하는 혼미한 콤보는 좀체 지워지지 않는 것이다. 모던풍의 애상과 펑크 폭도를 오가는 까랑까랑한 보컬과 응집력 있는 3인 파트의 단합력은 자연히 이들 라이브 무대로의 기대감을 부추긴다.★★★★ 토비노 「Change (feat. 오브코코 with 스틸)」 미세먼지와 초미..
별점은 고통의 제도 / 거의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몬스터스다이브 「Shade (feat. Appear)」 포스트 하드코어를 표방하는 몬스터스다이브의 신곡은 마치 뉴메탈 조류에 영향받을 당시의 InFlames의 곡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로 빡빡하게 맹진한다. 물론 이 시기는 InFlames에겐 또렷한 하강기의 서두였지만, 이것과 몬스터스다이브가 2015년부터 발매한 일련의 싱글들로 보여주는 상승세와는 구분될 일일 것이다. 이 분위기에 앞뒤로 완강한 외벽을 씌우는 것은 트랜스코어 풍의 기류다. 무엇보다 이렇게 수혈된 요소들이 댄서블이나 청명함의 방향이 아닌, 드리운 그림자의 짙은 색채를 덧칠하는 타격감과 힘의 약동이라 좋았다. 2017년 초중반 몇몇 인상적인 싱글들이 이런 경향을 띠..
별점은 고통의 제도 / 거의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포트원 「Swarm」 3단 레코드에서 내보이는 작업물 중 굵은 점을 하나씩 찍으면서, 규정하기 힘든 다층적인 지점을 차지하는 포트원의 새로운 작업. 3단 레코드 안의 음악인들이 그러하듯 솔로 작업과 협업 작업의 경계를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포트원의 이름으로 나온 작업물들은 힙합/일렉트로니카를 기반으로 록 장르의 차용이나 음악인 피처링 등의 면에서 문호를 개방해 왔는데, 이번에는 제법 뚜렷한 덥스텝 기조의 결과물이다. 포트원의 일원 중 한 명인 포트래치의 정규반 『The Sign』(2012)이 아무래도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디제이손의 현란한 스크래치가 가세함으로써 서브 컬처의 배합과 미래지향적인..
별점은 고통의 제도 / 거의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데드바트 「cHaoS」 정체불명. 장르 사이의 한참 벌어진 너비에도 불구하고 포프엑스포프 같은 전례들이 떠올랐다. 간혹 한국 대중음악 안엔 이토록 한없이 불안감을 조성하는 존재들이 불쑥 튀어나온다. 대중문화 속 도시 괴담류를 인용한 창작자의 이름에 곡을 굳이 결부시키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치더라도, 아무튼 곡 자체는 시종일관 불길함을 환기하는 둔기 같은 비트와 불편하고 창백한 일렉음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럼에도 처지지 않고 청자를 꽉 잡아 누른다. 그렇다. 같은 싱글 음반 속 「More Than Life」 쪽이 조여드는 분위기라면, 이쪽은 무겁게 내려 깔아 짓누르는 쪽이랄까. 곡들이 보여주는 연출과 성취를 조금 따라가지 못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