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싱글 아웃 (167)
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김해원 「바다와 나의 변화」 작년 하반기 빛나는 성취를 보였던 한국 포크 씬의 마무리는 미투 운동을 통한 통렬한 시작으로 모든 것을 리셋해야 하는 국면을 맞이하였다. 모든 것이 소멸해도 그 위에는 죄 있는 자들에 대한 단죄와 반성, 피해당한 분들의 치유와 합당한 삶이 분명하길 바랄 뿐이다. 한 해의 포크 씬을 여는 우리의 시선과 실마리는 김해원의 목소리로 향하는 듯하다. 포크는 회의주의자들의 음악일는지. 세계를 관망하는 가사와 단조롭게 들리지만, 후반부 획을 그으며 감상을 휘어잡는 구성이 있다. 아를의 백 보컬과 기타를 담은 사운드 프로듀싱은 투명하되 점막으로 얼룩진 세상의 잉여까지 모두 포괄한다. 이 곡은 짐짓 음울하게 들리지만 마무리로 갈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룸306 「인사」 예정대로 룸306의 정규반이 올해 나온다면 올해 나오는 음반 중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될지도 모르겠다. 재즈 연주자들의 호흡을 따온 듯한 분위기와 흐리고 일그러진 분위기를 자아내며 공기 위를 짚는 일렉트로니카의 배합은 이번에 한글 가사를 만나 보다 명료한 외로움을 드러낸다. 여기에 노래 잘 부르는 보컬 홍효진의 존재감은 중요하다. 손을 들며 예의를 표하는 인사말은 교감보다는 체념조에 가까운 그만의 목소리에 실려 부유하다 낙사하는 독백에 가까워진다. 고조하다가 매정하게 탁 끊어버리는 마무리까지 그렇게 박힌다.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김성규 「True Love」 사람들은 두 번까진 그렇다 치더라도 여기에 따라온 입장에서 한숨을 내쉴지도 모르겠다. 또 김종완인가! 그래도 울림엔터테인먼트 바깥에 새로운 둥지를 튼 (넬의) 김종완이 여전히 유대를 가지고 작업한 것은 무언가 더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게 한다. 물론 김성규든 태연이든 누구든 여지없이 Sharpen Tool과 Blur Tool을 먹인 영롱하고 아스라한 저편의 대지로 인도하는 그 특유의 사운드 스케이프는 그 장악력이 대단할 것이다. 그 점에서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듯하고. 일단 곡을 들어보자. 기본적으로 본작의 프로듀싱은 김성규라는 싱어의 차분함과 고조됨을 오가는 음역을 효율적으로 담아냈다...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개미 「Until The World Ends」 어쿠스틱한 분위기로 고색창연한 청명함으로 시작했다, 기백 있는 하드록으로 일순 전환되어 치열한 삶의 고투를 담은 가사를 들려준다. 이러다 다시 어쿠스틱으로 잠시 전환했다 본진의 분위기로 치닫는다. 회심의 분위기가 일품인 곡. 다만 후반부의 백 보컬이나 보컬 녹음 사운드를 매만지는 메이킹의 매듭이 다소 빈약함을 노출한 듯 하다. 활동에 있어 DIY를 지향해왔던 이력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아쉬웠던 대목. ★★☆ 정승환 「비가 온다」 주로 드라마 사운드트랙에 이력을 남긴 팀 1601의 작/편곡 작업이 깃든 싱글이다. 여기에 감상에서 편견을 발휘하고 말지만 실은 안테나의 수장인 유희열 등이 손을 댄 가사..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자그마치 「신의 토로」 곡을 시종일관 휘감는 웨스턴(western) 사운드는 서슬퍼런 운명 아래 지글지글 익어가는 인간사의 화두, 본토 사람들이 자긍심을 느끼는 장르의 정통성이 서려 있기 보다는 신의 입을 빌려 뱉는 조소에 가깝다. 마치 컨트리 장르를 소환해 지옥의 독설을 뱉는 김태춘의 선례처럼. 이미 회고 조로 체념을 재현하던 김태결의 보컬은 곡이 고조되면 권능의 무게가 얹어진 당당함을 표출한다. 어떻게 보면 데굴데굴 굴러가는 개똥 같은 인간의 인생에 대한, 신의 이름을 빌린 합리화 같기도 하다. 덕분에 사뭇 비장한 과장된 분위기는 여기에 걸맞다. 인간에게 남은 재산은 역시나 배짱인가요.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골든차일드 「너라고 : It’s You」 울림 엔터 소속 보이그룹의 과제란 인피니트의 성공을 재현하는 것이 아닐지. 심지어 당사자들인 인피니트 본인들에게도 그 점은 고민인 듯하다. 시원한 스윗튠의 신시사이저를 입고 두 번째 미니 음반을 들고나온 신진 골든차일드에게도 이 점은 어느새 어깨에 짊어진 짐이려나. 스윗튠이 한참 때 록 듣던 사람들의 귀를 잠시 솔깃하게 해준 일렉 기타음 대신 강조하는 것은 생기와 풋풋함의 유지다. 러블리즈의 데뷔 시절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되던 학교 건너 학교 같은 무대에서 남녀공학과 초능력의 판타지를 버무려 제시한다. 넌 내 것이고 널 차지하고 널 지킬거야의 비장함과 다소 부담스러운 태도로 무장했던 인피니트 시절과 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아프리카 「멈추지마」 Van Halen 풍의 진취적인 분위기로 일관하는 이런 하드록. 낮은 시청률로 브라운 뒤에 소멸한 류의 프로그램 안에서 현 밴드 씬의 움직임에 대해 밝지 않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바로 그런 분위기다. 긍정의 정신을 새기는 가사와 후반부 드높아지는 샤우팅까지 익숙한 전형성이 있다. 그 단단한 정형성은 20년간 청중과 호흡한 결과일 것이다. 생각보다 신구 음악 청자들을 흡입하기엔 설득력이 높진 않겠지만. ★★☆ 오재환×람 「오랜 시간 동안」 미니멀하게 들리는 일렉트로니카이기에 가사와 메시지는 실로 선명하다. 네 개의 손가락이 부분 절단될 정도로 당치도 않은 엄혹한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화자의 토로는 실로 담담하다. 자본..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이상해! [링크] 김동률 「답장」 담담하고 조심스럽게 뱉는 초반의 고백조가 그간의 침묵을 깬 김동률의 귀환을 알린다. 그를 기다리는 이들이라면 이후가 어떻게 되어도 아무래도 좋을 것이다. ‘내일 맛있는 거 먹자고’ 부분에서 어쩔 수 없이 귀가 간지러워지면서 어깨가 움츠러들지만 한 번뿐이니 견뎌내면 그만이다. 황성제의 조력이 붙으니 예상 가능한 편곡과 분위기가 조성된다. 여기에 박인영의 지휘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인해 확장되는 곡은 유려하고 뭉클한 감정의 눈보라를 일으킨다. 이런 구성을 누구든지 지향은 하고 있지만, 일정 이상의 성취를 위해 정성을 붓는 이는 사실상 이승환을 제외하고는 이 씬에 없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익숙하고 실로 옛 된 곡이지만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