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싱글 아웃 (167)
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이상해! [링크] 묘한 「비밀」 푸른 바닷속을 보여주는 음반 커버에서 장르의 울적한 서정을 드러내는 줄 알았는데, 제주에서 활동하는 밴드라고 한다. 섬세하게 파르르 떨리는 듯한 보컬과 교신하는 듯 멜로디 위에 놓인 효과음과 사운드들은 조심스러운 밴드의 태도를 보여주는 듯하다. 침잠하며 바닥을 유영하는 심해어의 움직임보다 초음파를 보내며 영적인 순간에 닿으려는 생명체의 움직임에 가깝다. 다만 이 투명하게 들리는 사운드와 밴드의 지향성과 달리 아직까진 가사가 말하고자 호소력에 미처 닿지 못하는 감상은 앞으로 채워질 여백이라고 여기련다. ★★1/2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이상해! [링크] 비나인 「춤」 베이스와 드럼으로 구성된 단출한 구성. 그럼에도 묵직함에서 Black Sabbath를 연상케 하는 어두운 무게감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밴드 사운드의 여백을 채우는 이펙터의 활용으로 극적인 중반부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들의 원래 모습이었던 3인조, 밴드명 달콤씁쓸한 당시의 모습과 연관 짓기는 어렵다. 좁디좁은 거리라도 부산이라는 로컬 씬 당시의 활동을 어떤 방도로 확인하기는 쉽지 않았다. 한가지 특징적이라면 헤비하게 들리는 사운드 위에 놓인 보컬은 Riot 함보다 대학가요제 LP가 발매되던 시절의 묘한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톤이 다소 연상되기도 했다. 그 괴리가 제법 독특함을 발산한 듯하다. 아무렴 어떤가. 로컬과 글로벌을 오가는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어렵고 이상하죠 (링크) 데카당 「우주형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도입부를 열다 서서히 확장하다 상승하고 확대되는 곡에 약할 수 밖에 없는 취향이다. 그들 식의 신 인류의 탄생을 묘사하는 가사를 홀리듯 뱉는 보컬과 얼기설기 조립하듯 맞춰지는 연주가 치밀하게 이어진다. 탄생한 새로운 인류를 격려하는, 또는 얼렁뚱당 한 해를 살아간 모든 이들을 안심시키는 위안의 가사가 휘청하는 사이키델릭한 연주와 맞물려 이들만의 세계관을 완성한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계속 주목을 요하는, 규정 불능 밴드의 지속적인 활약. 블랙 뮤직의 색채를 간혹 프로그레시브/익스페리먼트의 붓칠로 휘젓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인상적인 순간을 만드는 장기가 여전하다. ★★★1/2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어렵고 이상하죠 (링크) 마일즈 「I was born 78」 박상현의 속도감 있는 기타를 넘실거리는 알토 색소폰이 경쾌하게 받춰주고, 오르간이 꾸준하게 무드를 조성한다. 송인군의 드러밍이 버티기에 베이스 역시 탄탄한 심줄을 유지하고, 그 위에 혼세션이 활개를 치고 있으리라. 마일즈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밴드명에서 이런 음악 외엔 달리 더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없으리라. 매듭이 깔끔하다. ★★★ 크라티아 「Misery」 2017년에서 헤어메탈 풍 음악을 듣는 소회를 말하는 새삼스러움은 범하고 싶진 않다. 그래도 2집 제작을 위한 텀블벅 모금 등의 당시 기억을 환기시키듯, 여전히 쉽지 않게 세상에 나왔을 3집을 보는 마음은 다들 비슷할 듯하다. 밴드의 버팀목인 이준일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어렵고 이상하죠 (링크) 테림 「Evita!」 회고적이지만 도회적인 분위기를 대변하는 익숙한 비트의 도입부. 뮤직비디오가 그러하듯 레트로한, 요새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이러한 방향성을 추구한다. 당시 다소 오버라고 생각했지만, 아무튼 우원재는 이그니토와 더불어 온정없는 세상에 대해 퍽퍽살 같은 언어와 화법으로 응수하던 사람들로 비교가 되곤 했다. 그 우원재의 파트너이자 사운드메이커였던 테림의 취향은 이처럼 저무는 석양에 어울리는 세련됨과 몽환적으로 속삭이는 보컬에도 걸치고 있었다. 팝이란 이토록 온건한 것인 듯. ★★★ 피싱걸스 「승민씨와 함께」 입구에 있는 복고풍의 커튼을 제치면, 뱅글뱅글 도는 이발소 마크 같은 광경이 익숙하게 우릴 기다릴 듯하다. 하지만 지글..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어렵고 이상하죠 (링크) 이상의날개 「인간실격」 이상의날개가 작년에 안팎으로 거둔 성취는 『의식의 흐름』(2016) 음반으로 대변된다. 포스트록의 전형적인 어법을 재현했음에도 이상의날개만이 만들 수 있는 칠흙처럼 아득한 비전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광활한 우주로 하염없이 비상하다 표류하는 자아와 땅 위의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고뇌하는 자아라는 두 개의 존재가 자아내는 아득한 거리감이 좁혀지고 조우하는 탄식의 순간들. 이는 그들의 연주와 이에 조응하는 영상 등을 포함하는 무대 연출에 대한 고민으로 가능했을 것이다. 잠시 동안의 공백을 깨고 나온 새 싱글은 이러한 노선을 여전히 잇고 있다. 굳이 포스트록이라고 칭하지 않아도 될 이들 식의 처절한 러닝타임과 누추한 자..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어렵고 이상하죠 (링크) 김소희 「소복소복 (feat. 예지 of 피에스타)」 그가 출연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안에서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키는 효과를 준 곡이 바로 「같은 곳에서」(2016)였음을 상기한다면, 이런 낭랑한 곡이 타이틀로 잡혔다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여기에 의태어를 활용한 계절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제목은 중장기적인 시즌송으로의 야심도 드러나는 것이다. 약간의 낮은 허스키를 숨길 수 없는 김소희의 맑음 지향 보컬은 이런 지향점에 어울리지만, 어쩔 수 없는 곡이 가진 약간의 태만함으로 인해 지루하게 들릴 공산도 커 보인다. 이를 우려한 듯이 배치된 예지의 부분은 이해는 되지만 곡 전체에서 앙상블의 쾌감이나 구성의 재미를 주진 못하고, 관성적인 인상만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어렵고 이상하죠 (링크) 김창훈과블랙스톤즈 「러브 신드롬 (feat. 바버렛츠)」 로켓 같은 추진력으로 이제 진짜배기 데뷔 음반을 가지게 된 김창훈과블랙스톤즈는 그간 밀린 숙제가 많았다는 듯, 한 음반 안에서도 여러 일면을 수놓는다. 산울림의 적통이니 계승이니 수사는 불편하다. 그러기엔 유병열의 기타는 프로페셔널하고 누구에 대한 경배로 헌신하기엔 독립적으로 들린다. 컨트리풍의 올드패션함을 쾌활하게 재현한 본 곡에서도 유병열의 활약은 특출하다. 김창훈의 보컬은 거릴 걷다 한 대 맞아 아연한 듯한 사랑의 순간을 맹맹한 톤으로 연출하고, 이 목소리를 포장해주는 바버렛츠의 하모니라인은 기대한 수준 딱 그만큼이다. 음반이 담아내고 있는 가족과 사랑, 광주라는 세상, 광주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