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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더쓰리페이크스 「Alive」 전작 『Q&E』(2018)에서부터 꿈과 현실의 경계를 나눈다는 기조를 강조하던 사운드 메이킹에 표를 내던 팀이었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이야기한 사람들의 구절을 옮기는 초보 인문학도 같은 자세로 보도자료를 작성하던 것의 연장선 같기도 했다. 공간과 영역 구분을 중요시하는 사운드는 전자음이 주류를 이루는 이들의 음악에 걸맞은 것이기도 했는데, 실제 밴드가 아닌 팀으로 더 불리길 바라는 이들의 의도야 어떻든 신작의 첫 곡은 마치 밴드 지향성으로 들리기도 한다. 낭랑한 김진영의 보컬과 함께 기타와 드럼, 건반과 프로그래밍이 명료한 역할 배분을 하고 스튜디오 바깥을 자꾸만 빠져나가려는 역동의 사운드는 전작과 구분 짓게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코아화이트 「Virtual Youtuber」내 가슴을 이렇게 도키도키 하게 만드신 카와이 한 코치코치 선생님이 이토록 혼모노이신지 언제부터 알게 되었을까. 작년 발매한 『mineko』 당시만 하더라도 힙합 비트메이커로서의 일면이 도드라졌는데, 급기야 보컬로이드까지 본격 기용한 『kuroyara』(2018)와 음반 커버부터 차라리 카와이 베이스라고 믿고 싶었던 『pripara』(2018)까지 정체성을 숨길 생각이 없는 코아화이트의 행보는 본격적이다. 아마 이 웹진이 코아화이트에 대해서 향후 언급을 더 한다면 지금보다 그때는 그가 더 유명해져 있을 것이다. 본작을 실은 믹스 테이프는 이미 올 1월에 사운드 클라우드 등을 통해 발표된 작품인데, 1곡이..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알포나인틴 「Nowadays」뉴메탈을 앞세우고 있지만, 도입부는 가히 Killswitch Engage를 방불케 하는 박력이다. 첫 번째 EP에서 또렷하게 강조되던 일렉트로닉한 키보드의 흐름은 배제된 채 광포한 보컬과 메마르게 빡빡하게 쌓이는 리프는 수년 만에 나온 음반의 기세를 보여준다. 맹진 일변도에 있던 초반에서 조금씩 완급을 가하며 속도를 줄이는 중반의 연출도 인상을 준다. 4.19 혁명에서 따온 밴드명에서 멤버들은 또렷한 정치색에 대한 언급보다 삶 근간의 분노와 투혼을 강조하는 듯한데, 해독이 쉬운 영문 가사 등의 메시지를 볼 때 합당하다 생각되어 고개가 끄덕여진다. ★★★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아마도 당분간은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스마일리스마일 「42000ft」 사적인 고백을 하나 하자면, 비행기를 한번도 탑승한 적이 없다. 그래서 항공기 안에서의 고독이나 달팽이관이 느낄 경미하지만 잊기 힘들 고통을 느껴본 적이 없다. 그 경미한 고통과 아득함은 어떤 것일까. 그것도 헤어짐이라는 울적함이 동반된 옥죄는 감정과 함께라면 말이지. 곡을 빌어 상상해본다. 중력의 원칙을 입은 채로 추락하는 흉부의 고통을 반대 방향으로 안고 가는 것일까. 아니면 오히려 그것은 수면욕에 가까울 정도의 고즈넉함이 극단의 상태로 아련해지는 것을 뜻하는 걸까. 웃음과 기쁨을 자주 말할 생각이 없기에 의도적으로 지은 것일 밴드명처럼 이 듀오가 만든 사운드는 쓸쓸하다. 그렇지만 공명을 의도하며 마음의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참 이상한 제도죠 [링크] = 디모조 「Nightmare」 또 계보를 살펴봐야 한다. 크롤러의 이건희, 키치스의 이건홍, 노셸터의 정창훈(미즈노) 등이 규합해 만든 디모조는 누군가에겐 낯익지만, 데모 테잎을 그들 이력 처음으로 음원 사이트에 등록한 누구의 시점에선 새삼 처음 등장한 존재들이다. 멤버들의 이력의 흔적이 그러하듯 하드코어 펑크, 서프, 개러지, 그루브 메탈 등의 요소 등이 예상/감지되는데 이펙터 먹은 기타의 퍼즈는 혼미함도 주지만 한편으로는 곡의 전반적인 경쾌함도 흐릿하지 않다. 개러지를 골조로 한 거두절미한 연주로 인상을 남긴다. 싱글 외에 음반 전체가 줄 감상을 가까운 이들에게 묻고픈 밴드.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배드램 「The Plague」밴드 까마귀의 블루스함을 주도한 편지효의 새 밴드, 그럼 감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음악은 그 감에서 멀어진 것이다. 강하게 내려앉은 하드록 사운드가 초반을 지배하고, 역병을 일컫는 곡 제목에 인문학적인 보도자료의 나방처럼 펄럭이는 문장을 읽으면 감이라는 것이 날아가 버린다. 감은 안 잡히는데 대신 음악은 확 휘감긴다. 태초에 존재한 Led Zeppelin의 등에서 태어나 Soundgarden과 Alice In Chains 등이 음악팬들을 심란하게 만들던 시대를 거치며, 심지어 Godsmack의 얼터 메탈까지 근접하는가 싶더니 7분여가 넘는 시간대에서 아주 잠시 프로그 메탈의 표피를 어루만지다 극적으로 마무리한..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로큰롤라디오 (Rock'n'Roll Radio) - The Mist먼저 뮤직비디오 이야기. 언제부턴가 싱글아웃에서 다루는 곡들 중 안팎으로 죽음에 대한 테마에 연관된 곡들의 수가 적지 않은 기분이다. 세월호 이후의 한국 대중음악이 앓고 있는 후유증과도 연관 있어 보이고 (물론 이 곡이 그 사건에 대한 언급을 다루는 곡은 아니다) 여러모로 한국 사회가 죽음에 있어선 '이후의 긍정'이나 '내세의 열락'으로 여유있게(?) 다룰 수 있는 폭이 극도로 협소한 사회라는 점도 있는 듯하다. 본작 역시 곡의 서두를 장식한 신시사이저와 베이스 등은 자욱한 안개처럼 묵직하게 보이지 않는 어떤 권능을 묘사하며 진행한다. 여기에 김내현의 마초적인 보컬은 무게를 배..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 향니 「불안지옥」어디서 날아온 존재인가. 라고 적기엔 무안할 정도로 이미 존재했던 향니는 음반의 도입부 하나로도 새소년이 지나간 2017년 이후의 올해엔 바로 향니가 주인공임을 입증한다. 여기엔 삐삐밴드가 예비한 미래가 현실화한 현재의 모습에 덧붙여, 군 복무로 부재중인 실리카겔 이후의 적자임을 증명하는 온갖 것들이 즐비하다. 흐물흐물하다 의표를 찔러대는 키보드와 불안한 징후를 장난스럽게 내뱉는 이지향의 강력한 존재를 좀체 부인하기 힘들며, 이를 지원하는 휘청대는 코러스 등은 사이키델릭 강국 한반도를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 1집을 못 알아본 몇 년 전 무지한 자신을 새삼 탓하게 만든 귀환작. ★★★☆ 최항석과부기몬스터 「난 뚱뚱해」또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