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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9 「손금」 솔로로 와도 여전한 것은 간혹 존대로 말하는 가사의 공손함이다. 사려와 조심스러움, 때론 움츠려있음으로도 보이는 그 조심스러운 태도는 여전하다. 다소 달라진 것은 이글거리는 저편의 석양처럼 울리는 관악의 아련함이다. 그 아련함은 한 모던록 싱어송라이터의 자리를 가요에 가깝게 방석을 당겨준다. 여기에 이 애상을 짚어주는 피아노의 역할도 한몫한다. 가요에 가깝게 들려진다는 것이 이 노래 안의 신파와 질적 하향을 뜻하는 것이냐고. 천만에. 보편적 감정을 캐내는 사람, 장르를 새삼 발굴하는 자, 한국 대중음악 감성계의 고고학자 헨리 존스 2세 인디아나 존스 송재경의 빛나는 역할이 여기에 있다. ★★★★ 종현 「빛이 나 : Shinin’」..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어렵고 이상하죠 (링크) 빌리카터 「I Was Born」 로커빌리, 컨츄리, 블루지한 로큰롤 등의 장르로 다채롭지만 일관되게 열정적인 무대 매너와 확고한 성취를 보여준 밴드. 일주일 간격으로 연작 EP를 내놓은 생산성 있는 기획력의 원동이 뭘까 궁금해졌다. 가사의 내용으로 유추할 수 있는, 생명의 태동을 비유하는 듯한 지축을 울리는 거대한 일렉음이 시작되면 이어서 목가적인 넘버와 풍경이 확 펼쳐진다. 세 멤버의 목소리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제각각 여기저기 박히고, 대지와 풍경을 장악한 햇살 같은 따스한 피아노톤이 인상적일 때 곡은 포크를 닮아가되 이어지는 곡 「새벽의 노래」이 가진 애시드 포크스런 분위기를 예고한다. 그리고 이들이 이번에 만든 연작의 마지막을 담..
웹진에서 글 써요. 별점은 매번 낯섭니다. / [링크] 마이애프터눈 - SEOUL CITY 2012년 정규 데뷔반 이후 무료 수년 뒤다. 곡 만들기를 맡고 있는 황현과 주 보컬을 맡는 신아녜스 두 사람 다 건재하다. 데워진 채로 그을림 남기는 두툼한 베이스 라인이 도입을 열 때 보컬의 색을 닮은 청명한 톤의 신시사이저는 곡 전체를 뒤덮는다. 일견 일렉트로니카 성향이 강한 (한국)팝을 듣는 기분도 주는데, 이는 황현이 작업한 그간의 이력들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그럼에도 '욕망의 도시', '희망은 환상', '가면' 등 이 도시를 묘사하는 흔한 수사들을 촌스럽게 만들지 않는 능숙한 진행과 기량은 곡의 의도를 살리는데 기여한다. ★★★1/2 칵스 - 부르튼 외래적인 성향의 이식이라는 점에서 이름이 빠지는 경..
별점은 고통의 제도 / 거의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김각성 – 인연이란 비관으로 밴드(얼스바운드)에서 솔로 작업으로 옮긴다고 김각성의 시선이 다른 곳을 보는 듯하진 않는다. 여전히 술병이 뒹굴고, 상대에 대한 푸념 같은 고찰이 베어었다. 그런 일상을 고스란히 취한 듯 글적글적 옮기는 듯하다. 듣는 귀에 밀착하는 것을 지향한, 당시의 오리지널을 가급적 근접하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레코딩이 인상적이다. 이런 것도 일종의 진심 전달자의 노력이라 칭할 수 있겠다. 밴드와 솔로 작업 양쪽으로 믿음직한 싱어송라이터의 목록의 추가. ★★★1/2 페이데이 – Reminisce 80년대 팝 DJ들의 멘트 방식을 빌리자면 이런 식이다. 한국은 꼭 애상적인 선율이나 정서가 들어가면 더 인기를 ..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서울가라오케시스템 「Jenga」 당대의 몇몇 신스팝 넘버들이 오리엔탈한 요소들을 양념처럼 넣으면서 이국적 흥취를 북돋웠던 것들이 떠올랐다. 이제 그런 분위기가 시대의 흐름을 타고 역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점에서 재밌는 아이러니를 느꼈다. 동동거리는 신스 사운드 위를 타고 흐르는 일렉 기타음은 묘한 고색창연함을 부추기고, 소년성이 도드라지는 보컬은 느슨한 게으름을 불러일으킨다. 이제 이쪽 방향의 밴드들도 일종의 그룹을 형성하는 듯한데, 서로 간의 존재가 어떤 상승과 충돌을 일으킬지 다음 챕터가 펼쳐질 직전인 듯하다.★★1/2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3호선버터플라이 「Ex-Life」 밴드는 주 멤버의 탈퇴에도 불구하고 이를 둘러싼 주변의 우려들을 가볍게 종식했다. 포스트록의 대지 위에 전자음의 두꺼운 외벽을 형성한 듯한 첫 싱글에서부터 댄서블한 넘버들의 당혹스러우면서도 유쾌한 돌진, 그러다 어느샌가 차분히 가라앉은 안식에까지 이르는 비대칭 데칼코마니(형용모순!)의 여정은 2017년 첫 명작의 등장을 목격하게 한다. 이 여정의 초중반을 담당하는 본작은 서현정의 이례적인 작곡과 취향이 도드라진다. 뉴웨이브 신스팝 성향의 구성이 적임자 WYM의 조력으로 더욱 탄력을 받았고, 3호선의 공기와 역동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번 정규반이 스토리라인으로도, 개별 싱글로도 완성도를 균일하게 ..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깜귀 「연옥」 쓰래쉬로 도입부를 열고, 곧장 익스트림 메탈의 골조를 선명히 노출하다가 여기저기 흔들흔들 그루브 메탈에 대한 취향을 드러내며 예상하기 힘든 구성으로 진행한다. 어찌보면 지금 세태에 신진 밴드가 보일 수 있는 변칙적 헤비니스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심지어 클린 보컬이 들려주는 묘한 구성진 면모도 독특한 감흥을 배가시키는 듯도 한....★★★1/2 세우인윤훼이 「$.E.D」 유난히 도드라지는 일렉트로닉 텍스처와 공간감, 의도적으로 도회적이고 힙스터적인 분위기의 표방 등은 PBR&B를 선명히 지향하고 있다. 이미 싱글을 선보인 적이 있었던 윤훼이의 경우는 장르적 방향도 여전했지만, 일단 젠더를 가로지르는 색깔있는 음색이 여전..
웹진 싱글 리뷰 코너 [Single Out]입니다. 각 싱글 리뷰의 경로는 (링크) / 별점은 고통의 제도입니다. 에이비티비 「Artificial」 장르상 근친성은 없지만, Fatboy Slim의 「Slash Dot Dash」(2004)의 돌진하는 기타를 좋아하는데 이 곡은 그런 순간들을 떠올렸다. 8~90년대 하드록 키드들의 열의를 일깨우게 하는 이 분위기는 이 슈퍼 밴드의 구성원 자신들이 그간 목말라 있었던 대상과 정서가 무엇인지 짐작케 한다. 가사조차 이들이 직시하고 분노하는 대상에 대해 반투명하게 노출하고 있으며, 이 곡 외에도 상당수의 곡들은 시종일관 그 자세를 견지하는 듯하다. 한 음반의 첫 곡으로도, “그동안 그 사람들이 밴드를 준비한다며?”라고 궁금해 했던 이들에게도 유효하게 날리는 응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