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21. 9. 24. 13:43

입원 중 제일 읽고 싶은 책이라도 하나 있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답을 늦지 않게 했다. 이 책이었는데, 작가의 이전작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통한 신뢰가 일단 컸고, 작가의 파트너인 박태하 작가의 [책 쓰자면 맞춤법]가 보여준 글쓰기의 기본 덕목인 정확성과 실력을 통한 믿음이 있어서였다. 도서 속 - 밀양 아랑제 - 에 대한 개인적 경험도 컸다. 작품이 간혹 언급하는 K-틱함의 총화랄까. 엄연히 성폭력에 대한 사건임에도 이걸 정조의 수호이자 청정한 여인네의 모습에 대응한, 기가 막힌 한국화. 이런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할 정서들이 이 책 안의 '축제' 이야기 속에 한껏 담겨 있다. 믿을 수 있는 문장, 그리고 작가들이 담아서 풀어놓는 웃음의 감각은 건강하고 각 챕터마다 기운을 발휘한다. 이 힘 덕에 연어의 활기를 두 손으로 움켜쥐려는 책 속 방문객들의 완력은 그만큼 씁쓸함을 안긴다. 이름이 축제니 모든 것에 웃고 즐겨야만 할까. 지방 소외, 문화 차이, 온갖 변모하는 이 나라에서의 삶의 풍경에 대해 새삼 여러 감정을 던진다. 다양한 색채를 발산하며 다양한 입맛을 내는 이 후일담의 집합체는 읽는 이들에게 어떤 감상을 낳을지. 각자 살아온 지역과 삶의 여정 차이만큼 달리 읽힐 책이다. 그로 인해 독자 역시 감상이든 경험이든 뱉고 싶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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