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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훗날 장차 [베이비 드라이버]를 만든 감독 에드가 라이트가 워킹 타이틀 속 친구들(특히 사이먼 페그)과 만든 작품 중 하나이다. 매번 입소문만 듣다 넷플릭스 목록 중 이참에 안 보면 볼 기회가 없어질 것 같다는 불길함 덕에 보게 되었다. 포복절도니 하는 전염성은 상영관 환경으로 보는 작품이 아니니 생각보단 덜했지만 나름 즐겁게 봤다. 아주 작정하고 만든 유혈 낭자함은 악동들 작품답게 굉장히 도드라졌는데, 여기에 전통과 노인들의 세상이 만든 반듯함을 작정하고 박살 내는 세계관의 귀결과 맞물려 웃음을 만든다. (그 노인 중 하나가 한때 007이었던 티모시 달튼이라는 것도 은근히 웃겼다) 마틴 프리먼, 빌 나이 등 영국 작품 다운 익숙한 카메오야 그렇다 치더라도 케이트 블란쳇의 카메오, 현재와는 비교도 안되는..
씨네필들이 기억할 전설의 '불쾌한 목록' 중 하나는 아벨 페라라의 [악질 경찰](그나마 이것도 국내에 처음 소개될 당시의 제명이고, 현재는 다르게 불리는 것으로 안다)이 아닐까 싶다. '악질경찰'이라는 제목 아무튼 참 절묘하지 않은가. 사법과 행정 말단에서 시민사회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 몸으로 투혼 하는 특정 직업군. 직업군 명칭 앞에 달린 '악질'이라는 수식은 그야말로 그 자체로 사회의 타락, 개인의 나락을 보여준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출연한 베르너 헤어조크의 작품 [악질경찰]도 이런 사정이 마찬가지 아닐까... 네 그런 제목을 '또' 달고 [아저씨], [우는 남자]의 감독이 작품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구원없는 세상 안에서 위태로운 여성이 있고, 그 옆에 자리한 때 묻은 남자의 가련한 투혼도 살아있다...
동부 유럽의 또는 이 되고자 하는 욕망을 숨기지 않던 원작의 기세를 게임판에 이어 넷플릭스 판에서도 이어가고자 했다. CG와 사운드로 대형 전투를 재현하려는 장식은 실패했지만, 여체 전시와 도륙당한 시체들의 전시는 식 영광을 넷플릭스에서도 가능하다는 야심을 표현한 듯하다. 그런데 게임판 안에서도 좀 공부가 필요한 서사와 설정을 드라마 안에서 충실히 시청자들에게 주입했는지는 의문이 든다. 인물별 입장과 시점, 서사의 순서들에 대한 운용의 묘를 발휘한 연출은 여전히 난이도가 있다. [위쳐] 시즌 1의 수훈은 예상외로 호연한 헨리 카빌인 듯. 이어질 시즌 2에선 분명 입체적인 면모를 드러낼 각 진영과 등장인물들의 면면은 이야길 풍성히 만들 수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큰 기대를 가지게 하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