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20. 7. 1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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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307] 선한인간, 이진혁, 코토바, 펜토, 헤더썬

음악취향Y가 주목하는 싱글을 다양한 시선으로 소개드리는 싱글아웃 (Single-Out) 307회입니다.선한인간, 이진혁, 코토바, 펜토, 헤더썬을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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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바 「Reyn」

박자를 쉽지 않게 쪼개면서 한편으론 그 나뉜 것들을 일렁이는 물결 안에서도 재조합하는 기량은 여전히 강점을 드러낸다. 일군의 매쓰록 밴드들이 지닌 날 서린 정교함과 때론 과시적 면모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음반에서 비교하면 더욱더 감성적이고 멜로딕하게 들린다. ‘의미 없음’을 반복되는 가사 안에서도 강조하지만 전작 『언어의 형태』(2019)의 표제를 생각해보게 된다. 이건 결코 ‘무의미’를 표방하는 자세가 아니라 명백히 연주의 행렬과 위세 안에서 흘린 듯이 들리는 메시지 속에 듣는 이들이 무언가를 잡길 바라는 역설의 태도로 들린다. 마른장마의 불편함이 지속하는 한 해 속에서 다브다와 더불어 소중하게 듣는 음반의 존재. ★★★1/2


펜토 「어쩌면 우리 서로에게 모든 걸 다 바쳤을지도」

「New York Doll」(2010)의 한 귀에 쏙쏙 들어오는 사운드와 펜토의 래핑이 선사한 차가운 간지는 생각해보면 새삼 과거사다. 과거, 만시지탄 이런 앓는 소릴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와닿는 곡이다. 뚜렷하게 들리는 반복하는 비트는 지난 타임라인을 묘사한 시계추처럼 들리고, 음악인으로서의 자존과 위축이 동시에 파고드는 가사는 속이 쓰리게 닿는다. 새삼 꺼내는 이런 솔직한 토로는 청자를 숙연하게 만들고, 후반부의 건반은 화자와 상대에 대한 관계는 물론 한 시대에 대한 종언으로 들리는 차분한 비통을 느끼게 한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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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7. 6.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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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306] 골든차일드, 디제이렉스, 레트로클래식, 수민, 허소영

음악취향Y가 주목하는 싱글을 다양한 시선으로 소개드리는 싱글아웃 (Single-Out) 306회입니다.골든차일드, 디제이렉스, 레트로클래식, 수민, 허소영을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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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클래식 「Moment (feat. 이상훈)」

김경호 밴드의 김기홍(기타)과 그의 쌍둥이 형제 김재홍(베이스), 이렇게 2인조 편성의 밴드로써 연초부터  『Pop of Retro Classic Vol.』 이라는 타이틀로 꾸준한 연작 싱글을 발매 중이다. 연작의 제목부터 김경호 밴드에서의 활동과 대중매체 세션 작업으로 알려진 이력을 보자면 쉽게 전달되는 대중적인 접근의 방향성이 짐작이 가는데, 싱글 연작들의 구성이 다소 아쉽게도 손쉽게 듣고 곧잘 잊힐 인상이 강한 이지 리스닝 계열들이었다. 그래도 동명 시리즈의 6번째로 발매한 본작은 90년대 ~ 00년대 사이를 표방한 밴드명의 정체성과 맞게 한국 대중음악 역사 안에서도 낯익게 들리는 사운드와 Toto와 Chicago로 대변되는 AOR 등 팝록의 시대를 연상케 하는 면이 있다. 삶의 순간에서 간간이 건네받던 지인과 동료의 믹스테이프들을 일깨우게 하는 친숙한 사운드다. ★★1/2


디제이렉스 「Never Gonna Give You Up」

월 8달러 남짓한 구독료를 지급하면 제공되는 잡동사니와 보물들이 공존하는 샘플 사운드, 거기에 여전히 유용하게 굴리는 MPC 드럼머신까지. 이것들로 음악 만들기의 가치와 음악 듣기의 가치에 대해 한국 턴테이블리즘의 현역은 지금 세대를 바라보며 곡 서두에 샘플로 채취한 영상 매체의 대사를 빌어 새삼 되묻는다. “Can You Dig It?” 붐뱁을 기조로 한 올드스쿨 힙합에 충실한 곡인데, 본 장르 장인의 뚜렷한 형식상의 귀환 인사 격이라 짐작한다. 다음 챕터의 다양한 시도들과 이력은 시국 무관하게 속도감 붙은 채로 이어질 테니 이 부분이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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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6. 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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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304] 김마스타트리오, 뉴튼, 썸머소울, 울, 페이버

음악취향Y가 주목하는 싱글을 다양한 시선으로 소개드리는 싱글아웃 (Single-Out) 304회입니다.김마스타트리오, 뉴튼, 썸머소울, 울, 페이버를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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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305] 문선, 미닛, 신해경, 알이즈웰, 어라이브펑크

음악취향Y가 주목하는 싱글을 다양한 시선으로 소개드리는 싱글아웃 (Single-Out) 305회입니다.문선, 미닛, 신해경, 알이즈웰, 어라이브펑크를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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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버 「Closure」

무료와 공허에 위치하는 음색으로 들리던 첫인상을 지우는 것은 인상 좋은 음색과 기교와 역량의 감지다. 좋은 알앤비 싱어의 발견, 폭발이 목적과 수단이 아닌 전달자의 역할과 연출자로서의 주도력이 있는 다채로운 인상을 잘 전해준다. 곡의 만만치 않은 길이의 반 이상을 시작부터 끝까지 변화가 있는 기타에 양보하는데, 그게 뺏겼다는 생각을 주지 않는다. 인상적인 프로듀싱을 안고 제공된 연주와 곡의 구성이 들려주는 변화의 양상이 듣는 감상을 깊게 파헤친다. 음반의 라이너 노트 등을 다시금 읽고 기억하게 하는 곡. ★★★1/2

문선 「줘요 (feat. 서사무엘)」

단조롭게 들렸던 드럼머신의 비트와 부유하던 루프에 날리던 목소리는 무료한 인상을 주는 줄 알았는데, 레이어의 겹이 덧씌워진 세밀한 감정선이 한 줄 끼어 있었다. 뿅뿅 박히는 옛 일렉 사운드와 전달하는 가사엔 알고 들으니 나름의 구애의 몸짓과 절박함이 있더라. 갈구와 절창만이 듣는 이들에게 음악 대접을 받던 [나는 가수다] 시대는 이젠 퇴장이 반가운 그때의 일이 되었다. 이런 것이 지금 시대의 멋짐이라는 것을 설명하기는 참 쉽지 않다. 상관없다. 알아 듣든 말든 사운드는 별의 군집을 형성하며 어느새 근사한 은하계를 만들어내고 있으니까. ★★★1/2
 
신해경 「그대는 총 천연색」

유년 시절 고 김정흠 박사의 교양 도서 [과학의 파노라마] 시리즈는 내게 “사람은 하룻밤에 실은 대여섯 번의 꿈을 꾼단다”, “꿈은 보통 흑백으로 나타나지만, 사람에 따라선 컬러의 총천연색으로 보일 때도 있단다”를 내게 가르쳐준 책이었다. 연모하는 그대의 모습이 총천연색으로 기억되는 꿈의 밤이 화자에게 어떤 의미일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것도 여전히 저편에서 들려오는 아련함으로 일관한 신해경의 목소리라면 더더욱. 실은  「모두 주세요」(2017)로 그의 목소리를 처음 인지했던 당시의 곡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감상과 완성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감상 하나로 본작에 대한 좋은 감정을 덜어낼 생각은 없다. 여전히 공간과 환상성을 동시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녹음, 일렁이는 기타로 만든 그만의 드림 팝, 무엇보다 황홀경이라는 최종 목표만을 향해 만든 듯한 곡의 만듦새와 무엇보다 보컬까지. 이번 작품 역시 이런저런 세공의 정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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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6. 18. 17:48

코로나 정국에도 이걸 하네요. 2019년 12월 1일부터 2020년 5월 31일 사이의 발매작들입니다. 정규반 여부와는 무관하며, 순위 또한 없습니다. 기존 문장의 재활용이 상당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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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정아 『Serenade』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 비스킷사운드 | 2019년 12월 발매

16곡 가득한 외형에 부산한 결과물이 아닐까 혹시 의혹을 가졌으나 역시 기우였다. 「도망가자 (Run with me)」가 들려주는 말쑥한 팝의 인상도 그저 무난하게 들리지 않는다. 영화 《죄 많은 소녀》(2018) 작업이 남긴 잔영의 영향일 수도 있고 착각일 수 있지만 그래도 일렉 사운드와 텍스처를 다루는 음악감독 선우정아의 역량을 의심하지 않게 되더라. 16곡의 개별 모두가 서로의 응집력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음반 자체에 대한 완성도와 감상에 흠집을 내지 않았다. 몇몇 곡에서 신경질과 화의 발산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언뜻 이소라의 전례도 떠오르지만 이를 풀고 피력하는 방법의 함유, 그 화법이 다른 작품.


우자 앤 쉐인  『Classy』
웨스트브릿지 / 비스킷사운드| 2019년 12월 발매

이런저런 신인급 공모와 무대를 통해 좋은 인상을 남겼던 팀이었다. 쌓은 이력과 곡, 꾸준한 모색들이 모인 정규반 자체가 가진 가치를 들려준 작품. 예전 시대와 요즘 시대의 움직임 일부에 껌뻑 죽는 나 같은 이를 자주 건드리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본작의 인상이 채 식기 전에 팀의 축 중 하나인 우자가 낸 솔로 음반과 연계해 생각해보면 앞으로의 증폭 효과 역시 기대된다. 대비되는 멤버들이 가진 각자의 캐릭터성과 이와 맞물리는 사운드와 장르의 케미스트리를 발견할 수 있는 긍정적인 작품.


모노디즘  『Reveal』
미러볼뮤직 | 2020년 1월 발매

여전히 날이 잔뜩 선 디스토션, 3명의 멤버가 만들어내는 옹골찬 응집의 합은 라이브는 물론 스튜디오 녹음을 훔쳐보게끔 하는 욕심을 자아낸다. 포스트록 장르 일군의 밴드들이 만드는 영원회귀 같은 아련한 테마들이 모노디즘을 만나면 유독 현세 지옥의 테마와 사운드로 대체된다. 전작에 이어 탈을 쓴 인물들, 이에 어울리는 암흑의 로케이션은 음반이 시종일관 강조하는 불길한 컨셉과 잘 맞는다. 보기에 따라선 짧게 들리는 구성이지만 일관된 명료한 방향성이 잘 보이는 작품.


두억시니  『Sins Of Society』
포크라노스 | 2020년 2월 발매

태초에 존재했던 Metallica는 헤비씬의 아이콘이 되었지만, 그들의 유산인 올드스쿨 스래쉬 메탈은 후예들이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 소멸할 줄 알았던 장르의 재생에 물을 뿌리는 Havok (음... 실은 Megadeth 생각이 조금 더 나긴 하지만) 같은 밴드들과 공교로운 동시대성도 느껴졌다. 이런 조류의 생존자와 계승자의 존재는 언제나 반가운 법. 디스토션 잔뜩 먹인 사운드와 장르의 모범적인 구성으로 일관하다 한편으론 코어 쪽 연상을 주는가 싶더니, 다시금 드라마틱한 솔로잉으로 전환해 장르 팬들을 안도(?)시키는 젊은 기운이 느껴졌다. 이런 수록곡들에 스며든 여러 재치 있는 장치들이 본작에 대한 미소를 짓게 했다. 
 


메스그램 『Cheers For The Failures』
아이원 엔터테인먼트 | 2020년 4월 발매

메스그램은 검은 형과 검은 누나들이 운집한 클럽 무대의 밴드 연합 공연에서 언제나 눈길을 끌었던 밴드였다. 남녀의 대비되는 보컬과 이런 대비의 믹스를 가능하게 한 다양한 성향, 서브 컬처에의 친화성, 그리고 트랜스코어, 뉴메탈, 믹스처록 등의 탄력 있는 시도들은 밴드를 향한 호응과 친화력을 쌓아온 재산이었다. 이런 이력이 정규반을 통해 산출물을 넉넉히 뱉어낼 수 있었던 근거라고 생각한다. 가히 이모에 근접한 수록곡 「Rockstars」의 첫 인상은 뭉클하기까지 했다.


에이비티비 『Daydream』
뮤슈 레코드 / 미러볼뮤직 | 2020년 4월 발매

환과 멸이 교차하던 광화문 거리의 군집과 피로감을 록 역사를 관통하는 사고와 창작의 결과물을 빌어 시작해, 사이키델리아의 아름다움으로 귀결하는 문학적 사사로 마무리한다. 단 두번째 정규반으로 믿을 수 있는 밴드로 귀환한 에이비티비는 단순히 ‘슈퍼밴드’라는 장식적이고 형식적인 서사를 가뿐하게 딛고 진정한 신뢰도를 보여준다.
 


조동익 『푸른 베개』
doekee music / 뮤직앤뉴 | 2020년 5월 발매

슬프기보다 경이롭고 들리는 음악이었고, 낡은 표현이지만 가능하다면 존경을 표하고 싶었던 음반이었다. 음반 전체뿐만 아니라 청음 순간순간이 작은 놀라움의 연속이었고 듣기 시작한 이전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 앞의 공간과 현재의 공간을 가르는 명료한 대비를 실감하게 한 작품이었다. 작성 자체는 형식일 뿐, 효과적인 전달의 힘겨움을 일깨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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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 하반기 결산도 가능할지는 알 수 없는 요즘의 앞날이네요. [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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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6. 15. 14:27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링크 : 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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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City Of Lights」 

경쾌한 기타와 신스 사운드, 송 메이킹은 이 뉴웨이브 사운드의 오래가는 전성기를 여전히 실감하게 한다. 밴드 톡식의 보컬과 기타를 담당했던 김정우가 당시 리더의 맛을 살리며 가지고 있던 캐릭터성은 여기에서도 여전하다. 도심의 빛을 말하며 낭만적 진취성을 들려주는 곡의 태도에 예상대로 잘 맞는다. 다만 이 사운드와 방향성은 청자들에게 어느새 익숙해진 것이고, 독자적으로 들리지 않는 것이 되었다. 시즌 한정 성공이라는 소박한 목표치는 분명 아니었을 듯. ★★★

당기시오 「Last Dream」

도입부의 묵직함과 디스토션, 이런 초반의 기대감을 배신하지 않는 그루브함과 각 포지션 혼신의 기량은 보컬, 리프와 배킹 공히 힘찬 기타, 베이스, 드럼 모두에게 균등하게 드러난다. 대중의 귀를 위한 안배와 감성이 도드라졌던 포스트 그런지 시대의 무드보다 주술적 암운을 자욱하게 깔아버리는 얼터 메탈의 강경함이 도드라진 트랙은 반가운 에너지를 수혈한다. 신작 음반을 앞두고 선 공개한 곡이지만, 이미 밴드가 몇 년 동안 자신감 있게 틈틈이 날을 갈며 자주 뽑아 들곤 했던 곡의 입지를 대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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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6. 8. 15:15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링크 : 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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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88 「리프라프 : The Riff-Raff」

88 올림픽이라는 역사의 대목에서 가져온 밴드명과 가난의 열패감이라는 테마를 가진 곡에서 88년 전후 문예 계간지 『창작과 비평』이 대중에게 보여준 비평의 논조와 ‘노원구 상계동’의 지명들이 떠올랐다. 휘황한 네온사인 속 어지러움을 연상하는 곡 서두의 신시사이저와 자본주의의 풍토 아래 휑한 눈으로 질주하는 ‘부산’ 청년을 뮤직비디오에 넣은 서사는 또 다른 연상을 낳게 하였다. New Order의  「Blue Monday」(1983) 탄생 이후 신스팝의 자손들이 계승한 대목들, 무감한 보컬과 베이스와 드럼 사운드가 가진 정연함이 충실히 재현된다. 한 두 번 흘려듣고 그냥 키치라고 쉽게 규정지을 가벼운 인상을 벗고, 지금 시대 먹히고 자신들을 각인시킬 고민에 대한 대목이 들린다. ★★★☆


추다혜차지스 「비나수+」

한국의 아름다움이자 지켜야 할 전통이라는 고답적인 이미지 안에 갇혀있던 한국의 소리들을 그루브함과 즐거움으로 유튜브 영문 덧글란 바다로 끄집어낸 씽씽의 수훈을 여기서 달리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젠 추다혜의 소리와 훵크의 휘청이는 리듬감이 조우한다. 평안도 다리굿 ‘바니수’ 소리를 원전으로 한 서사는 현세와 내세 사이의 복잡한 사정을 반영하듯 변화무쌍과 숨쉬기를 오가는 듯하다. 다만 나같이 과문한 이에겐 추다혜의 서도 창법이 가진 청아함과 비음의 성격이 반영된 듯한 보컬 녹음은 다소 낯설게 들리긴 했다. Raw 하게 녹음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었던 생각을 뒤집는, 하울링이 강조된 녹음의 공기는 장르와 밴드의 의도가 있으리라 유추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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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6. 1. 11:36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링크 :  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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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터 「Ordinary Life」

흔하게 접할 수 있고, 록 넘버에 대한 고정적인 상을 가지는 이들에겐 평이하게 들릴 수 있으나 장르 애호가들은 보통 이런 곳의 서두부터 또 다른 촉을 가지며 귀를 세운다. 메탈의 질감이 덧씌워진 훵키한 로큰롤 연주에 걸맞은 보컬의 활력이 매섭게 질주한다. 검정 티셔츠, 바이크의 원동력, 술... 온갖 심상과 상상력을 구체화한 에너지를 응축한 사운드로 깔끔하게 전달한다. ★★★☆


다브다 「Journey」

베이스를 시작으로 리듬을 심상치 않게 잡고 흔드는 연주가 슬슬 본색을 드러내면, 김지애의 한가롭게 들리는 보컬이 여행의 인상을 그리는 노래인가 하는 인상을 준다. 그런데 교차하며 혼란을 야기하는 속도감, 그 안에서도 선과 정렬을 지키는 정밀한 연주력은 이곳의 포스트록/매쓰록의 일부 계보를 연상시킨다. 여기에 이르면 이게 한가로운 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복잡하게 얽혀 풀리지 않는 삶과 일상의 여정을 말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연주의 맛을 선사하는 후반부에 들어서면 올해 중반 출시할 한 장의 정규반에 대한 기대감으로 차오르기에 이른다. ★★★★


김뽐므 「여인에게」

꿈 같이 들리는 도입부에 실리는 김뽐므의 목소리는 좀 지친 상태로 들린다. ‘매일같이 구토하듯 버려온 너를‘ 대목부터 보컬에 실린 힘은 자성 예언 같이 들릴 수도 있고, 힘을 실어다 주고픈 그 어떤 대상을 향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윽고 이어지는 피아노와 위에 차곡차곡 무게를 실어주는 드럼 마칭은 곡의 제목을 다시 읽게 만든다. (당연한 전제이지만) 노래 잘 부르는 보컬의 가치를 새삼 깊게 실감하게 하는 트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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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6. 1. 11:24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링크 : musicy.kr/?c=zine&s=1&gp=1&ob=idx&gbn=viewok&ix=7121/ musicy.kr/?c=zine&s=1&gp=1&ob=idx&gbn=viewok&ix=7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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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디에스 「Au Magasin De Nouveautes」

메싸드 시절부터 《오감도》 연작을 통해 이상 문학에 대한 관심을 계속 반영했던 이 원맨 밴드의 선택은 이젠 《건축무한육면각체》 연작 6부작이다. 연작시의 첫 작품이자 본작이 수록된 음반의 첫 곡 표제이기도 한 「AU MAGASIN DE NOUVEAUTES」는 이상의 문학 《날개》의 옥상 무대이기도 했던, 미쓰코시 백화점의 배경을 다루고 있다. 이상이라는 인물을 낳은 시대적 배경, 몇몇 기록과 논문들이 말하고 있는 병리학적 근거, 당시 문화적 조류에 근거하여 백화점이라는 모더니즘의 공간이 가진 상징성, 무엇보다 그로 인해 나온 시 형식과 시 언어가 얼마나 한 21세기 음악 창작자를 지금까지 자극했을지는 일부 짐작만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사정없이 나오는 래스핑 보컬과 심포닉 블랙 메탈 사운드의 의도된 혼란성은 이상의 문학이 한국 근대문학사에 차지하는 독특한 위치와 당대 서구 문명의 첨단성에 의해 혼미해진 자아를 대변하는 장치가 된다. 무엇보다 언제나 글쓴이가 블랙 메탈 장르에 대해 느끼는 아이러니, Ubholy 한 장치로 Holy 함을 낳는 심포닉 사운드의 연출 또한 유효하게 사용되었고 이어지는 곡들에도 이런 기조를 이어간다. ★★★☆




에프에프알디 「Oh」

『현대음악』(2019)에서의 협업이 만족스러웠는지 신작이 나왔다. 사고와 탐구, 수렴이 돋보이던 차분한 자세는 본작에 이르니 뭔가 곤두선 기운으로의 변화가 감지된다. 코로나-19 정국 안에서의 ‘거리 두기’로 인한 근질거림과 지글거림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게 짐작만은 아닌 거 같다. 장르의 재미있는 요소를 추출하는 정도가 아니라 장르의 육체적 등짝을 신경질적으로 뜯어내는 듯한 노기(怒氣)가 보이고, 때론 레이브를 때로는 헤비니스에 가까운 착란을 일으키며 힘을 발산하는 트랙이 짙은 인상을 준다. 그에 비하면 브레이크 비트가 도드라진 본작은 차리리 기복 없이 안정적으로 들린다. 그러다가 명료하게 들리는 장치를 가지고 어디까지 고조되는가 치닫는 중후반부에 이르면, 여전히 으르렁한 기운이 잡힌다. 이런 프로듀서의 성질머리가 다음 음반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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