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9. 6. 1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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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다밴드 「Wild Cat」 

: 사랑과평화 탄생 이후로 한국 훵크 씬은 역량 있는 세션 음악인들의 탄생과 실종, 귀환의 역사로 채워졌다. 이 밴드의 사정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퓨전 재즈풍의 무드를 제공하는 드럼, 베이스의 안정성 있는 도입부와 도회적인 분위기를 꽉 채우는 트럼펫과 색소폰의 활력, 키보드의 세련된 맛은 기본기라는 단어의 가치를 다시 깨닫게 한다. 그루브와 보컬이 가진 흥과 대비되는 웬걸 소외감이 비치는 후반부의 가사도 묘한 감흥을 준다. ★★★


쎄이 「ZGZG」 

: ZGZG라는 제목을 두고 “장지기 장지기지기“ 같은 가사를 떠올리긴 쉽지 않았다. (처음엔 지그재그를 표현한 단어가 아닌가 싶었다) 음악인의 모친이 국악을 하신 이력도 있었다고 알고 있고 – 그것을 훤하게 보여주는 뮤직비디오의 배경... - 보도자료를 위시한 자료는 본인인 그의 음악에 내재한 국악이 가진 뿌리를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그쪽으론 그렇게 와닿는 감상은 아니었다. 외래 장르로 시도한 풍성한 편곡에 대한 이질감 때문은 아니고, 곡 본연이 가진 쾌감의 다양한 일면에서 국악에 대한 설명은 좀 구차하게 보였다. 안무와 복장에서 근원에 대한 해석과 힌트를 찾을 순 있겠으나 역시나 그것도 설득엔 확 와닿지는 않았고, 그는 자신만의  『Homecoming』(Beyoncé의 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실황을 담은 넷플릭스 영상. 2019)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에 더 가깝게 들렸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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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6. 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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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식스 「Breathe」

워너원의 약속된 해산과 한때 지하철 역사 화장품 매장의 광고 포스터에서 자주 본 엠엑스엠의 두 명까지 생각하면,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이 법정에 남긴 짤 “다 아는 얼굴이구먼”을 연상케 한다. 여기에 전웅까지 합치면 브랜뉴뮤직의 새 아이돌 그룹이 탄생한다. 미세먼지라는 소재 덕에 스텔라장의 「미세먼지」(2019)와 함께 저 명사가 최근 몇 년 간의 한국을 설명하는 주요한 단어가 되었다는 탄식을 지울 수 없었으나, 정작 곡은 새 아이돌 그룹을 소개하기 좋은 청량과 영롱함을 구비한 딥 하우스 넘버다. 방송 프로그램에서의 센터 역할을 시작으로, ‘곡을 만들고 주도하는 캐릭터성’을 내내 강조하던 이대휘의 지분이 확실히 닿는 곡. ★★


게르다 「Limbo」

창백한 피아노와 세상을 보는 시선을 긍정적으로 교정할 수 없는 비통함과 장중함이 청자를 누른다. 음반이 가진 컨셉과 스토리라인에 맞게 군인의 행렬을 닮은 드럼, 서늘한 신시사이저와 오케스트레이션은 앙상하게 세상을 구성하고, 기타는 인간들의 비명처럼 메마르게 울부짖는다. 포프엑스포프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단테와 밀턴이 만든 종교 서사시의 웅장함을 프랜시스 베이컨이 그린 절규하는 인물들의 입을 빌려 암울하게 들려주는 듯한 그 광경이 서울시립미술관을 닮았다면 게르다의 음악은 영상자료원 상영작 라인업을 닮았다. 이상한 비교에 대한 양해를 바란다. 3부작 구성의 음반 콘셉트와 스토리라인에서 도입부에 해당하는 곡이라 이어지는 비극과 암흑 안에서의 인간성의 의지와 종막은 전체의 구성으로 따로 확인해보시길 필히 추천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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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5. 2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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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티127 「Highway To Heaven」

어디까지 확장되었고 어디까지 나눠진 것인지 웬만큼 주의를 기울지 않으면 알기 힘든 엔씨티의 분화된 세계 속에서 이 글을 쓰는 사람은 공교롭게 엔씨티유(U) 쪽에 곡의 취향이 기울어진 사람이었다.  「일곱 번째 감각 (The 7th Sense)」(2016),  「Baby Don’t Stop」(2018) 같이 곡의 핵심이 명료하며 멤버의 수가 정제된 곡 쪽이 맞긴 했는데, 어쨌거나 상황을 보면 기획사에 있어 정성과 전략은 엔씨티127에 기울어진 듯하다. 특히나 서울의 위도를 뜻하는 숫자가 새겨진 그룹명과 별개로 미국을 위시한 여러 매체와의 접촉이 잦은 모습은 아무래도 수많은 이들에겐 BTS와의 전략 비교를 꾸준히 유도할 듯하다. 여전히 이들 최고의 성취라고 생각하는  「無限的我(무한적아; LIMITLESS)」(2017)를 위시한 「소방차(Fire Truck)」(2016) 「Cherry Bomb」(2017) 등의 곡들이 가진 특징적인 엔씨티127만의 분위기는 최근 들어선 다소 희석되었고 엔씨티라는 연합체 전체를 대변하는 모양새로 바뀌었다. 곡 자체는 지난 정규반과 리패키지에 수록되었던  「Replay (PM 01:27)」(2018)의 일렉트로 팝의 기조를 뚜렷하게 잇고 있다. 선공개곡다운 완만함 지향은 물론 태용과 마크가 뚜렷하게 잡았던 랩의 부분보다 태일 등의 멤버들이 맡은 보컬 라인 쪽의 시원함을 강조하고 있다. 결과적으론 차트상의 영광은 다음에 이어지는 타이틀곡에 양보할 운명의 곡이지만, 엔씨티라는 복합체와 기획사가 안고 있을 현재 다방면의 고민을 반영하는 움직임 중 하나. ★★★


홍샤인 「블랙 매직」

희생양의 가득 찬 핏물과 흑마술이 넘쳐나는 포크 음악. 블랙 메탈의 상상을 빌려오니 이걸 블랙 포크라고 불러야 할까요. 컨트리와 포크의 상호 간 불편한 동거를 시도했던 김태춘의 전례를 연상케 하는, 세상을 편치 않은 시선으로 보는 가사과 반골이 스며있다. 그건 당연하지. ‘성의 없이 플레이하는 예술’을 지향했던 아나킨프로젝트의 일원 출신으로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 그런데 웬걸 리코더는 그때보단 조금 더 능숙하고 잘 연주하는 것으로 들리는걸요. 이 능숙함도 곡과 음반이 지닌 의도된 불쾌한 기운을 숨길 순 없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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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5. 2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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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얼랏 「711」

밴드 코어매거진의 김민규의 키보드가 세션으로 가세한 덕에 곡의 톤이 전반적으로 청명해졌다. 덕분에 음악과 무대에 대한 씩씩함이 서렸던 본 곡 보다 청년기의 풋풋함이 배어 있다. 베이스를 비롯한 연주의 맛은 잘 살아있고, 조규현이 애초부터 이 곡에서 의도했던 마이클 잭슨풍 보컬에 대한 오마주도 여전하다. 자신들의 성취를 재해석해 보는 시도보다 팬 서비스의 의도와 곡이 들려주려 한 애초의 본질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둔 작업. ★★★


지윤해 「하나」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G(a.k.a 카림 사르르) 보다 예상대로 (ex) 파라솔의 지윤해에 가깝다. 그가 인터뷰에서 들려주는 발성의 톤과 별반 차이가 없는, 의욕이 안 전해지는 보컬은 여전하다. 그런데 다들 알고 있다. 이런 그의 목소리이기에 볕이 갈수록 따스해지는 식곤증의 봄과 등짝에 살짝 윤기있는 땀방울을 맺히는 초여름의 나른함을 닮은 그의 음악엔 이 목소리가 최적임을. 이런 계절의 감각과 우리가 심란함이라고 일컫는 감정의 영역이 참으로 몽롱하게 잘 살아있다. 그가 손을 댄 연주는 이 지글대는 길바닥 위 착시를 닮은 지윤해식 사이키델릭에 충실하고, 듣는 사람을 식탁 위에 둔 ‘어젯밤 마셨던 물병’ 신세로 만드는 무기력함조차 건강하고(!) 생생하다. 심지어 곡 말미의 선율은 아름다운 밤하늘을 닮아버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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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5. 1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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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석 「야그르두타」

거문고와 일렉트릭 드럼 세트에서 추출한 질료들은 마치 화장터로부터 만들어진 뼛가루 같다. 그건 세간의 사람들이 상상하듯 뽀얀 하얀 색을 보이지도 않고, 고르고 고른 용각산의 질감을 연상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노랗고 불그스름한 것들이 제각각 다른 디테일로 수북하게, 그러나 작은 함에 담길 뿐이다. 하지만 양태석의 음악은 죽음을 닮지 않았다. 오히려 리듬을 연구해 온 사람의 작품답게 약동하는 기운을 꾸준하게, 생명의 이력을 박자 안에 담아낸다. 원천이 된 악기들의 사연을 연상케 하는 한국적인 정체불명의 그 무엇을 굳이 재현하기보다 오히려 전자음악을 닮았는데, 하나의 길을 천착해 온 이 탐구자의 성취는 진지한 감상 대상으로서의 탐구욕과 배경음악으로서의 상상력 모두를 충족시킨다. ★★★☆



정태춘 「사람들 2019'」

따스한 코러스가 이 누추하고 붕괴하는 세계 안에서도 사연 있는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보듬는다. Loan으로 대변되는 묵직하게 누르는 빚의 삶과 탕감을 상징하는 Lotto에의 헛된 손짓이 교차하는 서울 생활이 노년 철학자의 가사와 여전한 목소리 안에 실감 나게 실린다. 정태춘이라는 이름은 적지 않은 이들에게 언제나 뒤늦은 고백이든 새삼스러운 부채감의 실토를 낳게 하는 상징이다. 정태춘의 곡을 말하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싱글이나 음반을 말하는 것이 아닌 수많은 작성자의 정치와 삶에 대한 고백을 낳게 하는 일종의 트리거이기도 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나로선 수북한 넋두리를 애써 누르며 한 음악인의 건재에 대한 고마움을 이렇게 짧게 표낼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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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5. 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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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이별꿈」

디어클라우드 안에서의 나인의 목소리와 가사는 청자들에 대한 공감과 위안을 위한 노력으로 방향이 구체화 되었는데, 이번 솔로작에선 보다 개인의 영역으로 들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망자에 대한 인사말 같은 이번 트랙엔 근본적인 비통함에도 빛을 내리쬐는 청명함과 차분함이 깃들어 있다. 낭만유랑악단의 어쿠스틱한 연주가 기본적인 정서를 잡는다면, 양시온의 프로그래밍은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를 경계 짓는 고통의 영역을 영적인 연출로 위로하는 기운을 불어넣는다. 물론 “Knocking On Heaven’s Door“ 같은 가사 인용을 낯부끄럽게 하지 않는 나인의 진심서린 보컬의 수훈 덕일 것이다. ★★☆



사자최우준 「연기가 보고 싶다 : 금단」

한 남자가 자신의 욕망과 모순의 거짓말과 진실을 토로하며 9분여의 시간을 할애한다. 그이가 보고 싶다는 ‘연기’는 진실의 내면을 직시하는데 방해와 위장을 하는 모호함 그 자체를 말하는 듯도 하고, 직접적인 Dope에의 욕망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 9분은 전혀 지겹지 않고, 록 출신의 혈통 피력에 이은 (네오)블루스 현직에 대한 확고함 그리고 완숙해진 사이키델리아 창조의 과정을 보여주는 시간이다. 도입을 여는 정영준의 베이스와 이도헌의 본편 진행, 교란을 담당한 김정균의 퍼커션으로 이뤄진 혼연일체의 합일은 일품이고 최우준 본인의 연주와 보컬 자체는 말할 나위가 없다. 때론 버터가 덜 함유된 듯한 이승열을 듣는 기분도 드는 그의 목소리는 보고 싶다는 욕망과 쓰레기 같다는 자학의 자기규정 사이의 이중 양상을 굳이 수습하지 않고, 여운 짙게 마무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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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4. 2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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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디마틴 「월요병」

울산 밴드 룬디마틴의 본작은 구김살 없는 태도로 월요일을 당당하게 대한다. 맑은 건반 등의 연주는 말할 나위 없고, ‘빵 터질듯한 배낭 메고 / 발걸음 향하는 데로 나’ 가사 부문의 리더 김민경의 보컬이 들려주는 연출은 밴드의 태도를 대변한다. 일상의 변화를 흡수하며 내뱉는 탄성과 척척 밟는 도보의 생기가 잘 스며있다. 소박하고 기지개 같은 기운 서린 팝 넘버다. ★★☆



문앤바운서즈 「Fighter」

Sylvie Lays의 색소폰이 테너와 소프라노를 교차하며 교란하는 압박이 주조를 이루며, 재즈의 유전을 드러내지만 아무튼 곡을 지배하는 것은 프론트 우먼 김문희의 일렉 베이스와 시퀀스다. 마치 문제가 생긴 세탁기 안에서 무한 증식하며 넘치는 거품들처럼, 부글대며 공간감을 차지하는 베이스는 일상 속 개인의 심상을 무진장 심란하고 충실하게 묘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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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4. 19. 10:05

웹진에서 매해 연말결산을 합니다. 

우리가 선정한 싱글 1위부터 10위권 발표 이후 순위 외 장르별 추천 싱글들의 목록을 공
개 하였습니다. 이번주가 마지막 시간- 드디어 여정이 마무리 되었고, 어느새 2019년 상반기 결산해야 할 5,6월이 다가오네요 ㅎㅎ 시간 참...

우리 웹진에선 공중도둑을 록에 포괄시켰네요. 링크 모음 [1]/[2]


피컨데이션 - Abolishment o Exsistence : 멤버 교체에도 빈틈 없는 브루털함에 수려한 순간을 집어넣는 정종하의 기타는 여전히 튼튼하다. 장르의 박토인 본국보다 다른 동토를 찾은 밴드, 약진한다.

멤낙 - The Sucidal Trance : 매번 묻는다. 음악과 씬이라는 것이 무엇이길래 대관절 사람을 20년 간의 시간 후에도 귀환하게 만드는 것일까. 밴드명처럼 악마의 탈을 뒤집어쓰긴 하였으나 멜로딕한 줄기도 수용한 올드스쿨 이후의, Off 이후의 새 밴드 멤낙을 들려준다.


노이지 - As They Rot Away : 국내 메탈코어 씬에서 현재 시점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수혈해 변화무쌍하게 구현하는 밴드로써의 노이지의 입지를 이번에도 발휘한다.

공중도둑 - 무소식 : 여전히 점막을 씌우며 쌓인 먼지 털지 않는 그 사운드 위에 얹어진, 공중도둑과 Summer Soul의 목소리는 폐교 안 오르간 가창 또는 성가 사이에 위치한다. 올해 가장 아름다운 곡 중 하나. 곡이 마무리되며 나오는 여러 소리들 역시 곡이 가진 불길한 유년성과 영상 매체로의 연상 등을 일으킨다. 좋은 예술들이 일부 그러하듯 불편하고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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